봉제라운지 | 이중형 | (주)모텍스어패럴 대표, 부산경남봉제산업협동조합 부회장

골프웨어를 비롯해 다양한 니트웨어를 생산하는 (주)모텍스어패럴의 이중형 대표는 부산경남권의 봉제업계에서는 마당발로 통하는 인물이다. 부산경남봉제산업협동조합의 부회장도 역임하고 있는 그를 지난 11월 초에 개최된 부산국제신발섬유패션전시회에서 만나 지역 업계 동향 및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요즘 부산경남권 봉제 경기는 어떻습니까?
수도권도 어려운데 부산경남권도 매한가지 아니겠습니까? 군복이나 학생복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그나마 나은 편인데 일반 브랜드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상황은 형편없다고 봐야합니다. 오더도 없는데다가 가공임도 낮아서 공장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말도 못할 정도입니다. 거기에 최저임금 인상 등의 정책 영향으로 공장이 경영적 측면에서 받는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올 초 부산경남봉제산업협동조합 월례 회의에서 만난 후 이번이 두번째 만남인데 그 이후 조합이 추진하고 있는 여러 사업들의 진행 상황은 어떤지요?
봉제조합의 숙원사업인 봉제지원센터 건립과 조합사의 아파트형 공장 입주가 주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데 내년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봉제지원센터는 아마 내년에 착공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고요 아파트형 공장은 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봅니다. 아파트형 공장은 봉제업체들의 환경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서울 수도권에 많은 봉제업체들이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한 것을 보고 벤치마킹한 사업인데 쉬운 일은 아닙니다.

모텍스어패럴은 김해에 본사와 공장이 있지 않나요?
본사와 공장이 김해에 있지만 부산에도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제품을 생산하는 협력공장이 부산 시내에 많을 때는 7~8군데, 적게는 3~4군데가 늘 가동됩니다. 이들 업체들이 수혜를 받게 되는 것이 저희도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대표님의 업계 경력에 대해서도 궁금한데요. 업계 입문은 어떻게 했습니까?
대학을 졸업하고 군 제대 후인 20대 중반에 드레스셔츠 수출업체에 입사했습니다. 그 이후 회사를 몇 군데 옮기기는 했지만 약 20년 이상을 드레스셔츠 관련 업계에서 일했습니다.

BBT는 최상의 돌파구란 의미의 자체 브랜드 이다.

드레스셔츠 업계에 오래 몸담았는데 지금은 니트류를 생산하고 계십니다. 아이템을 변경한 이유가 있었나요?
지금 모텍스어패럴의 모체라 할 수 있는 경림물산이라는 회사에 제가 몸담고 있었습니다. 미주로 드레스셔츠를 수출하던 업체였습니다. 부산이 원래 드레스셔츠가 상당히 강세였던 지역이었고 과거부터 미주 수출을 많이 했던 곳입니다. 경림물산도 오랫동안 드레스셔츠를 생산해왔지만 환경변화로 더 이상 국내에서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자 베트남 이전을 결정했습니다. 그것이 약 13년 전 일입니다. 당시 제가 베트남으로 건너가 공장 셋팅을 마무리 짓고 복귀하자 오너가 국내 공장을 맡아보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했습니다. 300명 가량으로 가동되던 비교적 큰 규모의 공장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인수는 했지만 그 때가 수출 막바지 시절이라 단가도 형편없었고 오더도 여의치 않아 힘들었지요. 오더가 없어 월마트에 들어가는 1천원대의 작업도 했는데 국내 인건비를 감안하면 채산성을 전혀 맞출 수 없었습니다. 인원을 반으로 줄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도저히 드레스셔츠로는 미래가 보이지 않아 과감히 니트계열로 아이템을 전환했습니다. 그 때부터 골프웨어를 비롯해 츄리닝, 등산복 등을 생산하기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인수 당시 300명이던 인원을 공장 이전하고 내부 정리하면서 140명으로 줄였다가 지금은 50명가량으로 축소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수 후 초창기에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공장부지 매각하고 새로 공장을 지어서 이전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은 모든 것을 정상화시킨 단계입니다. 이런 경기 상황에서도 오더 확보도 순탄하고 자체 브랜드 사업도 안정적인 단계에 있어 지금은 그래도 괜찮은 편입니다.

경남 김해 소재 자체공장의 내·외부 모습

완사입, 임가공, 자체브랜드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슈페리어를 비롯해 약 7개 업체 정도와 임가공 생산을 하고 있고 일부는 완사입 생산도 합니다. 특히 슈페리어의 니트 골프웨어는 해외생산 물량을 제외하면 국내 생산 물량은 대부분 우리가 생산합니다. 슈페리어 같은 확실한 주 거래업체가 있어 우리 공장은 그나마 다른 업체보다 오더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자체브랜드 사업은 역사가 좀 있습니다. 약 8년 전에 처음 숙녀복 브랜드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디자이너와 기획팀, 영업팀까지 꾸려서 서울 동대문 상권에 도전을 했지만 1년 반 만에 사업을 접었습니다. 쉽지 않은 사업이었지요. 다음으로 시작한 것이 작업복 사업이었습니다. 작업복을 만들어 기업에 납품하려고 시도했는데 샘플만 잔뜩 만들어놓고 사업을 포기했습니다. 작업복은 각 기업별 노조와 손이 닿지 않으면 납품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시작한 것이 배드민턴, 탁구복 등 관련 운동복 자체브랜드입니다. 사업은 지금 3년 정도 되었는데 비교적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판로는 어떤가요?
로드샵이나 백화점 등 정통 판매루트가 아니라 대리점을 통해 주문을 받아 생산 판매하고 있습니다. 대리점에서 사전 주문을 받아 생산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지요. 대리점들은 대부분 배드민턴, 탁구 동호회 등의 단체를 상대로 영업해서 우리에게 주문합니다. 우리는 몇 가지 디자인을 미리 제시해주고 대리점들은 동호회를 상대로 수요를 파악하여 결정되면 우리에게 주문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동호회 인구가 가장 많은 스포츠가 배드민턴인데 각 지역별 대리점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약 30여 대리점과 거래하고 있는데 여기에 하부 점조직이 또 있어서 실제 숫자는 더 많습니다.

임원진과 함께 자체 부스에서

봉제가 어려운 것은 가공임이 너무 싼 것이 문제라고 하는 이들이 많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가공임이 비현실적으로 싼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브랜드들도 장사가 안 되는데 무턱대고 임가공비 올려줄 수는 없습니다. 국내에서 맞지 않으면 해외로 나가지 가공임 올려주고 수지타산 안 나오는 사업은 안할 것으로 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기관에서 우리 같은 봉제업체들에게 거래 관계에 불합리한 점이 없는지 혹은 갑질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설문조사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조사에 응하지 않아요. 지금 브랜드나 생산공장이나 다 같이 힘든 판국에 나만 살겠다고 조사에 협조할 수는 없잖아요.

경기가 어려운데도 모텍스어패럴은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고 자타가 평가하는데 비결이 있나요?
부산 경남권에서 저희 모텍스어패럴이 좀 유명세를 탑니다. 제가 마당발로 통하는데 부지런히 여기저기 다니기 때문입니다. 우리 공장은 저가부터 고가까지 모든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어떤 것도 생산할 수 있지요. 그 이유는 본사에 딸린 자체공장과 저희 물량을 생산하는 7~8군데의 주력 협력업체를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사 공장만 가지고는 이런 물량을 모두 소화해내기 힘들고 협력업체들이 받쳐주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임가공을 비롯해 완사입, 자체브랜드까지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 형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좀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이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