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톡 | 김정규 | (주)국동 부회장

글로벌 의류수출기업 (주)국동(회장: 변상기)이 인도네시아에서 또한번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중부 자바주 바땅(Batang) 지역에 드디어 신공장 건축의 첫 삽을 떴다. 1989년 2월, 인도네시아 Pt. Kukdong을 설립한 이래 버카시(Bekasi), 스마랑(Semarang) 지역에 이어 또 다시 새 터전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동사 김정규 부회장은 “이번 바땅(Batang)에 들어서게 되는 신 공장은 창립 52주년, 인도네시아 진출 30년 ‘국동’으로서도 의미가 있지만 이보다도 창업주인 故 변효수 선대 회장이 살아 생전 공을 들여 마련한 터전이라 더욱 각별하다”고 했다. “2014년 말부터 선대 회장께서 버카시(Bekasi)에 있는 공장이 임금 상승 여파로 어려움이 가중되자, 대타 공장을 중부 자바주 쪽에서 찾을 요량으로 수없이 발품을 판 끝에 바땅에 공장 부지를 마련하게 된 겁니다.”

– 바땅은 어떤 지역인가, 입지 환경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행정 단위로 우리의 郡에 해당하지만 인구는 85만명에 이를 정도로 비대하다. 매입한 땅의 지목은 농업용지다. 이를 공업용지로 형질변경 허가를 받고나서도 지자체의 행정 지연으로 인해 이제서야 기공을 하게 됐다. 스마랑 공항에서 고속도로를 달려 40분 거리다. 스마랑 공장과 바땅 신공장이 공항을 중심으로 양쪽에 위치해 있는데 각각 비슷한 거리다. 이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한국 공장은 2018년에 완공한 CJ 사료공장이 현재로선 전부다.”

– 부지 매입 후 본격 공사에 들어가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들었는데…
“2014년에 이미 타당성 조사를 끝냈고 최종 증설을 결정한 때가 2015년이다. 1차투자허가기간이 3년인데 2차로 또 3년 연장을 할 정도로 행정이 지연됐다. 우리 회사가 6헥타르 공장 부지를 확정하자, 접경한 땅주인들도 공장 부지로 허가해 달라며 지자체에 민원을 제기해 행정 절차가 한동안 보류됐다. 공무원들은 금년 내로 해결해 주겠다며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공사비까지 송금해 놓고선 마냥 기다릴 순 없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도 만나서 건의를 했고 해당 주무장관이 왔을 때도 재촉했다. 뿐만이 아니다.
현지로 달려가 관계자를 만나 항의도 했다. ‘이런 매너가 어디 있냐? 공사비까지 송금해 놨는데 몇년 째 공사도 못하고 이게 뭐냐? 정히 허가에 문제가 있다면 우리가 여기서 빠지고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라고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자체의 행정절차가 완료되었다. 최종 허가에 이르는데 4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다. 결국 주변의 일부 땅이 추가로 공장 부지로 편입되어 공장 개발 가능 부지는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해당 지자체는 우리 회사를 신뢰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행정 지연을 견디지 못해 투자를 포기하고 떠난 업체가 많은데 국동과 STB는 결과적으로 끝까지 기다려 주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 바땅 공장은 언제쯤 완공되며 현지 총 생산라인은?
2020년 7~8월 경이다. 본격 가동은 2021년부터가 될 것으로 본다. 어느 바이어가 신설공장 훈련용 라인에 오더를 물리겠나? 연말까지는 트레이닝에 집중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각 공장에 남아있는 난단과 재봉사를 모으고 있다. 그것으로 각종 스타일의 티셔츠를 박으면서 봉제 스킬을 끌어 올릴 것이다. 이번 40개라인이 증설되면 인도네시아에 90개 라인이 가동된다. STB를 비롯 하청 90개 라인을 합치면 180개 라인이 가동되는 셈이다. 바땅 공장은 향후 국동의 해외생산 허브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지난 12월, 바이어 일행과 인니 출장 시, 바이어들이 깜짝 마련한 신규 공장 모양의 창립 52주년 축하 케잌 컷팅 장면. (오른쪽에서부터 Jeff, Fanatics 수석 부사장 / 국동 변상기 회장/ 김정규 부회장)

– 공장설립을 결정했을 당시와 비교, 지금은 봉제 여건이 변했을텐데?
“다행히도 비슷한 편이다. 인건비는 올랐지만 자카르타 지역과 비교, 오름폭이 완만하다. 이곳에 땅을 정할 당시의 인건비가 120불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40불에서 150불 정도다. 반면에 기존 스마랑이나 보고르, 자카르타 인근 지역의 경우 200불은 300불이 되고 300불은 500불로, 상승폭이 훨씬 컸다. 베트남으로 갔던 공장들이 다시 인니로 회귀하는 추세다. 이유는 인력 때문이다. 베트남은 타업종 타품목도 같이 급속도로 발달하다보니까 상대적으로 봉제공장에서 일 할려는 사람이 줄고 있는 것이다. 과거 80년대 들면서 구로공단이 그렇게 문을 닫듯 비슷한 현상이 중국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인도네시아 중부자바주만 해도 5천만명이 넘으며 남한보다 넓다. 한개 군이 7~80만명, 1개면이 6~7만 명이다. 인도네시아도 해외기업 유치를 위해 지자체장이 많은 노력을 한다. 여러가지 지원을 내세우며 사탕발림도 한다. 공무원들을 투자대상국인 한국, 중국, 일본, 중동으로 보내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5년 전 우리 회사 직원들이 바땅지역을 조사해 본 바, 한 가구는 평균 5인 가족이고 농사가 주업이다. 먹을거리는 충분한데 문제는 돈이 없다. 옥수수든 파인애플이든 시장에 나가서 팔아야 돈을 만질 수 있다. 한 가구의 현금 수입은 50만 루피아로 4만원이 채 안된다. 그들에게 알렸다. ‘이 지역에 우리 공장이 들어서면 기술과 상관없이 취직을 희망하면 받아 줄 것이며 훈련을 거쳐 정규직이 되면 누구나 나라가 정한 최저임금 이상을 보장 받는다’고.”

– Fanatics / Nike 바이어 일행이 스마랑 공장 도착 시 기념촬영.

– 인력을 확보하는데는 문제가 없나?
“저희 40개라인과는 별도로 협력사가 4km 거리에 30개 라인의 공장을 짓고 있어 6천명 이상의 인력 수요가 예상된다. 이를 위해 지자체도 팔을 걷어부쳤다. 봉제인력양성학교를 운영키로 한 것이다. 때마침 버카시 공장을 정리한 후라 재봉기 150여대를 연습용으로 이 학교에 제공했다. 훈련하는데 굳이 새 기계가 필요한 것은 아니어서 풀 스피드로 맘껏 사용해보라고 했다. 이곳에서 교육받은 인원을 우선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스마랑 공장에 근무하는 인원 중에서 거리상(오토바이 속도로 3~40분 내) 이곳으로 출근할 수 있는 인원을 선발해, 반장 또는 부반장으로 승진시켜 생산라인에 투입시킬 계획이다. 공장으로 통하는 진입로는 현재 시내버스 정도가 오가는 비포장 지방도로다. 대형 트레일러가 다녀본 적이 없다. 올 상반기 중에 지자체가 75만불의 예산을 들여 전부 재정비해 포장하기로 했다. 우리 공장 덕분에 주변 마을이 좋아지게 되어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공사 진척이 더디자 주민들이 나서서 빨리 허가를 내주라며 지자체를 채근할 정도다. 자식들의 취직을 기대할 수 있어 매우 호의적이다. 건설비 중에는 인건비도 상당하다. 이 역시 현지 지역민들의 몫이다. 지난번 버카시 공장이 문을 닫았을 때 뜻밖에도 세계 각 바이어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퇴직금 정산을 비롯, 법이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공장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일부 한국 공장들의 경우 절반 만으로 노사합의를 이끌어내 정리했다가 곤욕을 치루는 모습을 여러번 보았다. 이를 추적한 NGO는 바이어들에게 이런 회사한테는 오더를 주지 말 것을 요구한다. 실제 몇몇 벤더사는 이로 인해 오더가 끊겨 낭패를 보기도 했다. 문닫은 버카시 공장의 공장장은 바땅 공장이 완공되어 가동될 때까지 현지에서 하청공장 관리 임무를 맡고 있다. 바땅 공장이 완공되면 공장장으로 복귀하게 된다.”

– 인도네시아 스마랑 공장

– 전반적인 미주 오더 사정은 어떤가?
내 생각엔 오더가 줄지는 않았다고 본다. 양은 있으나 질이 문제다. 다시 말해 가격을 못 맞춰서 우리한테 올 오더가 줄었다고 보는 게 맞다. 누군가는 낮은 가격이라도 받아서 생산할 것이다. 미국인이 옷을 벗고 살진 않을테니까 말이다. 즉 오더상황이 나쁘다는 것은 우리 형편에 맞는 오더가 없다는 뜻이다. 유럽쪽 오더 사정도 비슷하다. 현재 유로가 약세라서 수입원가가 높다. 반대로 FOB 10불에 하던 것이 유로 약세로 9불에 해야 하는데 9불에 하긴 힘들어 오더가 줄어든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더가 없는게 아니라 이러한 사정 때문이다. 전체 오더 중 유럽 오더는 H&M을 비롯 15 내지 20%정도 하고 있다.

– 지난해 Forever21의 파산에 따른 데미지는?
포에버21의 매출 비중은 15% 정도였다. 어찌될지 모른다는 소문이 있어 예의주시하면서 매출 비중을 줄여 오던 터라 데미지가 크진 않았다. 이로 인한 손실은 3분기 실적에서 전액 털어냈다. Forever21을 비롯 그간 거래해 온 바이어는 많으나 주력 바이어는 칼하트(Carhartt), 나이키(Nike), 파나틱스(Fanatics) 노스페이스(Northface) 등이다.

[인터뷰: 차세호 편집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