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人 | 신도영 | 한국보빈협동조합 이사장/협진상사 대표

‘혼자보단 함께’하는 봉제인의 친구입니다

– 미싱街에 재봉기/재봉기부속/랍빠/마카지 등 부자재 일괄구매 플랫폼 등장, 화제 –

‘한국 봉제인의 믿음직한 친구’를 모토로 다섯명이 뭉쳤다. 이들의 주업은 봉제공장에서 필요로하는 각종 기기와 부품, 부자재를 지원하는 일이다. 지금껏 각자도생으로 제 일을 해왔다. 그러나 점차 과거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에 봉착했다. 급변하는 봉제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힘을 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관련 분야에서 20년 넘는 업력을 지닌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5인방은 1년 넘게 정기적으로 모여 머리를 맞대며 상생에 골몰했다. 자신들의 주고객인 봉제공장의 구매 편리를 위해 플랫폼 기반 서비스를 제공키로 뜻을 모았다.

그렇게 탄생한 상생의 공동체가 바로 ‘한국보빈협동조합’이다. 2012년 12월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된 이후 한동안 협동조합 설립 붐이 일기도 했다. 설립 요건이 대폭 완화되어 조합원 5인 이상이면 누구나 설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여러 협동조합들이 생겨 났다 사라지길 거듭했다. 의류봉제생산유통 관련 몇몇 협동조합들도 이때 등장했다. 하지만 봉제기기나 부품 유통 관련 협동조합은 한 두 곳 설립되기도 했었으나 자취를 감췄거나 유명무실한 상태다. 이들 5인방은 이러한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조합 설립 전부터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서 준비해왔다. 지난 연말, 기자는 신생 한국보빈협동조합 조합원 정기모임에 옵저버 자격으로 참석해 조합 설립배경에서부터 역할 그리고 영업전개 방향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Q. 협동조합이라 함은?
협동조합은 소비자, 소상공인, 소규모 생산자 등이 출자해 조합을 만들어 공동으로 운영하는 조직이다. ‘한국보빈협동조합’은 재봉기를 비롯 봉제기기, 재봉기 부속, 부자재(마카지 등 봉제용 지류) 사업자들이 모인 ‘사업자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의 조기 안정화를 위해 조합원 5인방은 월 1회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

Q. 조합 결성 제안과 설립 배경은?
무슨 일이든 각자 자신있는 분야가 있다. 지금까지는 자신의 강점만으로 업을 이어올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서로 협력하여 시너지를 창출해야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들어 국내외 주요 봉제공장을 대상으로 재봉기부속 부품을 전문적으로 공급해 신뢰를 얻고 있는 업체가 있다면, 사용자는 이 업체에게 재봉기부속 부품 외에도 필요로 하는 부자재나 주변기기 납품도 더러 요청하게 된다. 이럴 경우 자사 취급물품 외의 것을 일일이 대리 구매해 납품요구에 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거래방식은 자칫 가격으로 인한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고 전문적이지 않은 분야라 서로간 번거로움이 수반되기도 한다.

이에 봉제공장의 구매자가 번거로움 없이 원스톱으로 구매와 상담 그리고 견적문의를 가능하게 할 수는 없을까? 창구 일원화를 생각했다. 다양한 종류의 봉제기기와 부속, 봉제용 지류를 비롯한 부자재 등의 유통을 돕는 플랫폼 구축을 생각하게 됐다. 플랫폼은 제품 자체뿐만 아니라 제품을 구성하는 부품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서비스와 연계를 도와 주는 기반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같은 무형의 형태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바로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제공해주는 상생의 플랫폼을 위한 공동체, 즉 ‘한국보빈협동조합’의 설립 배경이다.

Q. 조합원 구성은?
조합은 재봉기 부속과 재봉기, 봉제용 지류 등의 아이템을 취급하는 5개 업체로 결성했다. 당분간 5명의 조합원으로 협동조합의 안정화를 꾀해 나갈 생각이다. 구성원을 살펴보면 이은경 세신미싱부속 대표(조합 이사), 김대영 대진지업사 대표(조합 이사), 김기옥 오케이랍빠 대표(조합 감사), 부평성신미싱 대표(조합 감사), 그리고 협진상사(대표: 신도영)를 운영하는 제가 협동조합의 매니지먼트 역할로 이사장 직을 맡았다. 애초부터 아이템을 구분해서 조합원을 구성했다. 현재 조합원 모두가 취지에 공감하여 매우 적극적이며 긍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보빈협동조합 홈페이지(http://kbbunion.com) 견적 문의 안내

Q. 조합원의 자격은?
설립목적에 동의하고 조합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봉제기기, 부속, 부자재 등을 판매하는 사업자라면 함께 할 수 있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조합이 제대로 정착되고 플랫폼이 어느 정도 활성화될 때까지는 초기 5인방 체제로 유지해 갈 계획이다. 일단은 조합이 시작단계니깐 누가 보더라도 조합 움직임이 활성화 되면 의결을 거쳐 조합원을 더 들이게 될 것이다.

Q. 조합의 사업 운영 방식은?
각 조합원이 운영하는 사업체의 주종 아이템을 상호 협력해 패키지로 봉제업체에 공급하게 된다. 이를 위해 보빈협동조합 홈페이지(http://kbbunion.com)에 견적문의 시스템을 상시 가동한다. 구매자가 홈페이지에 접속해 로그인 후 견적서를 다운받아 봉제공장에서 필요로하는 모든 재봉기나 부속, 종이류의 견적 문의서를 작성해 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이후부터는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한국보빈협동조합의 몫이다.

Q. 참여 조합원社의 취급 아이템은?
재봉기부속 공급은 ‘세신미싱부속’과 ‘협진상사’가, 각종 랍빠는 ‘오케이랍빠’, 각종 브랜드의 재봉기 공급은 ‘부평 성신미싱’ 그리고 봉제공장에서 소모되는 각종 지류는 ‘대진지업사’의 몫이다. 이들 모두 서울의 전통 미싱街인 주교동과 을지로일대를 기반으로 업력을 키워왔다. 세신미싱부속과 협진상사는 현재까지 중구 주교동에 자리하고 있으며 대진지업사는 중구 광희동에, 성신미싱은 인천 부평구에 소재하고 있다. 한국보빈협동조합 사무실은 조합 이사장社인 협진상사에 두고 있다.

Q. 앞으로 조합의 역할과 수익 창출은 어떻게?
현재로선 조합 홈페이지가 유일한 플랫폼이다. 이것을 매개로 서두르지않고 차곡차곡 고객의 구매편의를 위한 아이디어를 더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접근해 원하는 물품을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목표다. 이를 위해 각 조합원들은 우선 해외진출 봉제기업 구매팀과 국내 소규모 봉제업체들을 상대로 협동조합의 사업 홍보에 주력하며 지속적인 접촉을 이어갈 것이다.

Q. 각 조합원의 기대와 바람은?

▲ 대진지업사 김대영 대표

– 김대영(대진지업사 대표) : 의류생산 과정에서 소모되는 종이가 생각 외로 다양하다. 재단실에서 쓰이는 마카지를 비롯 마무리 포장에 이르기까지 종이가 들어간다. 드레스셔츠를 사면 그 안에 등대지라는 두꺼운 종이가 들어가고 습기제거용 종이도 들어간다. 뿐만아니라 가방이나 신발의 형태를 잡아주는데도 종이가 들어간다. 최종 박스 포장까지, 이렇듯 종이류는 봉제공장의 당당한 부자재로 제 몫을 톡톡히 한다. 그럼에도 불구, 재봉기류나 부품 등을 취급하는 분들과 달리 저희는 봉제업체들과 직접 만나 영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런 애로사항은 협동조합을 통해 덜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참여하게 됐다. 현재 지업번영회 총무와 지업사 2세모임에서 회장직을 맡고 있다.
– 신도영(협진상사 대표) : 미싱가를 지켜온 선배님들께 협동조합의 취지를 설명드렸더니 아직은 생소해서인지, ‘뜬구름 잡는 것’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의 작은 시작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는 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특히 저는 매니지먼트에 충실하며 플랫폼이 협동조합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생각으로 플랫폼 정착을 위해 전력을 다할 각오다.

▲ 세신미싱부속 이은경 대표

– 이은경(세신미싱부속 대표) 거래처를 재봉기 부속만으로 공략하기보다는 다양한 아이템을 갖춘 ‘조합’이라는 타이틀로 접근하면 구매자 입장에서도 한층 신뢰가 갈 것이며 번거로움을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수출업무를 하다보면 재봉기부품이 아닌 다른 물품까지 의뢰해오는 경우가 잦았다. 그런 부분을 제대로 커버하지 못했다. 이번 협동조합 출범으로 이제부터는 각자 전문분야가 아니더라도 창구가 조합으로 일원화 되어 어떠한 아이템 대한 문의나 발주 요청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되어 조합의 일원으로서 기대가 크다. ‘협동조합의 새로운 플랫폼을 이용했더니 원하는 모든 걸 단번에 해결해 주더라’는 입소문이 알음알음 전해지길 기대한다. 아이템별로 따로따로 구매하던 패턴이 협동조합을 통한 원스톱 구매로 바꿔지면 분명 시너지효과가 클 것이다.

▼ 오케이랍빠 김기옥 대표

– 김기옥 (오케이랍빠 대표) ‘오케이랍빠’라는 이름으로 독립한지는 1년 남짓이다. 하지만 미싱街에서 28년 넘게 랍빠를 접어왔기에 랍빠에 관한한 자신있다. 이 분야에 대한 기술 노하우는 풍부하나 거래선 확보는 여의치 않았다. 때마침 조합 결성 소식에 혼자 보다는 ‘조합’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움직이면 시너지가 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참여했다. 삼봉에 장착하면 셔링기가 되는 장치를 비롯 제가 개발해 공급한 무수한 특수 장치들이 국내외 여러 봉제현장에서 작업효율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다양한 용도의 랍빠를 접으면서 쌓은 노하우를 이제 협동조합의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고자 한다. 요즘은 3D 캐드를 익혀가며 랍빠를 좀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 성신미싱 박승원 대표

– 박승원(성신미싱 대표) 지금껏 재봉기를 취급하면서 딱히 주력 기종이나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유통시키며 관리해왔다. 협동조합에서도 이러한 영업 방식을 그대로 유지해 갈 것이다. 가격 부분은 좀 더 경쟁력을 중요시 하겠다. 앞으로 ‘한국보빈협동조합’을 노크하면 찾고자 하는 모든 브랜드의 재봉기 견적을 원스톱에 받아 볼 수 있도록 하겠다. 그렇게 하기에는 아직은 아이템이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꾸준히 보강해 나갈 것이다. 조합에 동참하게 된 계기는 현재 우리 협동조합의 이사장이자 매니지먼트 역을 맡고 있는 협진상사 신도영 대표의 권유 때문이다. 그와는 을지로 미싱가에서 친해진 사이다. 신 대표는 내게 ‘조합을 통해 유통되는 재봉기의 사후관리는 매우 중요하다’며 ‘믿음이 가는 네가 맡아 달라’고 하여 동참하게 됐다.

Q. 각오 한마디
지금까지 미싱가에 없던 생소한 시스템이라 많이들 염려하는 만큼 반드시 좋은 결과물을 보여 주고 싶다. 서로 같은 생각으로 모이다 보니 힘이 보태지고 의지가 되기 때문에 저로서는 든든하다. 경기가 너무 안좋다. ‘혼자보단 여럿이’ 가면 길이 보이지 않을까? 새로운 방식의 봉제기기 유통 스타트업의 자세로 이끌어 가겠다. 봉제기업 구매 담당자들도 필요한 기기나 부속 부자재 발주 시, 이곳저곳 문의하며 애쓸 게 아니라 협동조합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심플하게 오더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