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라운지 | 김현창 | (주)발해아이엔씨 대표

특수사(特殊絲), 다양한 요구가 신제품 개발 동기

칼라 메탈릭 자수사를 비롯해 다양한 특수사를 생산하는 (주)발해아이엔씨(대표 김현창)는 이 분야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통한다. 동사의 김대표를 만나 특수사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우리는 컴퓨터 자수기용 특수사를 전문으로 생산한다. 일반 자수사도 취급하지만 좀더 특별한 것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칼라 메탈릭 자수사를 비롯해 스쿠이사, 레터링 자수사 등 여러 종류의 다양한 특수사를 생산한다.

= 발해아이엔씨만의 경쟁력이라면?
국내에서 제조하다보니 우선 퀄리티는 자신 있다. 그리고 다품종 소량 생산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최대의 경쟁력이다. 이 계통의 특수사 제조업체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공급자와 사용자간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최고의 퀄리티에 다양한 칼라, 그리고 임펙트 있는 그 무엇, 그러면서 주문량은 아주 소량이다. 공급자들은 사용자들의 그 많은 요구조건에 맞춰주고 또한 소량의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서 최소한 몇 백 킬로의 실을 무조건 만들어야 하는 리스크를 떠안고 갈 수밖에 없다. 그런 위험 없이는 만들 수 없는 것이 바로 특수사 분야다. 이렇게 어렵게 특수한 것을 만들어 시중에 내놓는데 차별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최근의 유통 흐름 때문에 아쉬울 때가 많다. 메탈릭으로 화려한 수를 놓은 옷이 온라인 공간에서 판매되면 모니터 상으로 일반적인 제품과 차별성을 갖지 못한다. 명품 브랜드를 붙이지 못한 옷들은 아무리 화려한 수를 놓은 제품도 다 싸구려 취급 받는 것이 현실이다. 열심히 아이디어 내서 만든 제품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해 아쉽다.

=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자수사 만드는 회사에 근무했는데 당시 메탈릭사는 색상이 몇 가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단사가 심해 자수업체들이 애를 먹었다. 제가 칼라 메탈릭 자수사에 손댄 계기가 바로 이 문제 때문이었다. 왜 색상이 다양하지 못할까, 왜 실이 자주 끊어질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도전이었다. 칼라 메탈릭 자수사에 뛰어들면서 살던 집도 매각할 정도로 투자 규모가 커져 어려움을 겪었다. D사 같은 대기업들이 왜 메탈릭 자수사의 색상을 다양화시키지 못했는지 이해가 갔다. 한 가지 색상의 메탈릭사를 만들기 위해서 메탈릭 필름 잘라 연사하면 보통 250킬로의 실이 만들어진다. 이런 생산 구조 때문에 지금도 대기업들이 20가지 채 안 되는 색상의 메탈릭 자수사를 판매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120가지 가까운 칼라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정도 색상을 가지고 있는 업체는 우리가 유일하다.

발해아이엔씨의 메탈릭사 셈플

= 발해의 칼라 메탈릭 자수사 생산으로 어떤 효과를 얻었나?
일단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다. 우리가 생산하기 전까지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했는데 우리 제품으로 모두 대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단사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자수업체들이 얻는 수익이 증가했다. 자수기의 단사는 손실과 직결된다. 또 하나 사용업체들이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공급체계를 우리가 만들어주었다. MOQ(최소 발주량) 없이 원하는 수량과 납기가 가능하게 만들어 주었다. 사실 저희가 취급하는 메탈릭을 비롯해 다양한 자수사는 리드타임이 없다고 봐야한다. 옷은 리드타임이 있지만 자수사는 주문하면 바로 공급해주어야 한다. 해외에서 주문하면 다음날 바로 비행기에 선적해야하는 경우도 많다. 매장을 찾는 소비자는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해 가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칼라 메탈릭사를 생산하려면 대략 3주의 시간이 소요된다. 적정 재고를 확보해야하는데 이 부분이 제조업체의 어려움이다.

= 반짝이는 효과가 있는 자수물은 유행을 많이 타는 것 같다.
메탈릭사처럼 반짝이는 아이템들은 유행주기가 있다. 이들 아이템은 한번 유행을 타면 3~5년 정도는 간다. 스팡클이 대략 5년 정도의 유행을 탔다. 한 때 유행했던 메탈릭 원단도 2년 이상 유행하다가 지금은 시들해졌다. 시기적으로 지금은 반짝이는 아이템의 유행 시기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 하반기부터 반짝이는 아이템의 수요가 부쩍 줄어든 것을 체감하고 있다. 미주 오더를 보면 올해까지는 그냥 갈 것이고 2021년 정도 다시 유행이 도래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발해아이엔씨의 메탈릭사 셈플

= 메탈릭 자수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특수사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특수사 종류로 보면 의외로 아이템이 많다. 메탈릭사로 출발했지만 축광사도 만들고 더 번쩍이는 느낌이 나는 실도 만들었다. 그러다가 아주 가는 자수사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스쿠이사로 대체 사용되는 경우도 생겼다. 가는 자수사가 스쿠이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디테일자수라고 하는 레터링 자수사도 만들었다. 이 자수사는 외국에서는 굉장히 고가로 판매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해외로 소개되어 판매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핸드메이드 느낌이 나는 자수사를 개발했는데 ‘올리시안’이라는 브랜드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아이템이 늘어난 것은 사실 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다. 저희 일이란 것이 고객들의 특별한 요구에 의해 개발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자수업체 중에서 대형업체들은 자체적으로 R&D를 하지만 과거에는 전혀 없었다. 결국 자수사 생산하는 업체들이 이 부분을 도맡아 해야 했다. 항상 고객들은 뭔가 새롭고 임팩트 있는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자수란 것이 대부분 가는 바늘을 사용한다. 임팩트 있는 자수물이 나오려면 굵은 바늘과 굵은 실을 사용해야 하는데 현재 자수기는 그렇지 못하다. 이런 제한적인 여건 속에서 새롭고 신선한 느낌의 자수사를 개발하다보니 아이템이 다양화되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좋을 수 있으나 제조자 입장에서는 크게 좋은 비즈니스는 아닐 수 있다. 그래도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해줄 수밖에 없지 않나. 그래서 아이템이 이렇게 늘어난 것이다

= 올해 전망은 어떻게 보나?
창업 이후 해마다 매출이 상승했으나 작년 하반기에 꺾였다. 최근 일련의 상황이 좀 혼란스러운 면도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기는 하다. 올해 기대를 거는 것은 잔디 자수사 부분이다. 국내 자수기 생산업체인 썬스타와 기계 개발 단계에서부터 함께 해왔다. 만약 잔디 자수기가 많이 보급된다면 이 자수사 판매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잔디 자수는 입체적인 효과와 함께 감촉도 좋기 때문에 새로운 자수의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 이상철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