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뷰 | ㈜위플 | 강상구 대표, 조형일 이사 인터뷰

접근성 최대화한 봉제공장 매칭 서비스, ‘오슬’

초등학교 동창인 (주)위슬 강상구 대표(左)와 조형일 이사(右)

여기 또 하나, 봉제공장 플랫폼 서비스가 출범했다. ㈜위플의 플랫폼 서비스, ‘오슬’이다. 디자이너, 쇼핑몰 등 각종 봉제 수요자와 공장을 직접 매칭, 일감을 수주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기자는 이전부터 이런 봉제 관련 플랫폼 서비스를 주시해 왔다. 국내 봉제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사업 방식이 필요하고 여겼기 때문이다. 봉제업 활성화를 위한 사업은 사실 여기저기서 많이 전개되고 있다. 정부 지원도 생각보다 제법 된다.

각종 봉제지원센터 건립, 장비 대여, 환경개선 지원, 공용재단실 운영, 인력 교육 등 봉제업체에게 혜택을 주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스마트팩토리 연구도 영세업체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는 연구가 간간히 보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국내 봉제업은 내리막길을 굴러가는 농구공처럼 하향세를 멈출 수 없어 보인다.

이는 이러한 지원이나 연구가 아직 봉제업에 새로운 바람을 이끌어낼 핵심 동력 창출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직접 지원은 대부분 연명 치료에 그치고 있고, 스마트화 연구는 해외의 대형 공장에나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아직 유연성이 떨어진다. 아이템마다 공정 자체가 휙휙 바뀌곤 하는 봉제에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봉제기기는 아직 등장한 바 없으며, 최소 5년 동안은 상용화될 일이 없다고 예상된다. 플랫폼에 자꾸 눈길이 끌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량오더는 이미 해외 봉제업체와 경쟁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소량, 샘플 수준의 오더는 국내로 도는 경우가 많다. 이 소량 오더를 효율화해서 국내 업체들이 마음껏 수주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다품종 소량 생산을 컨셉으로 하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면? 어쩌면 국내 봉제업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제가 10년 정도 업계에 있으면서 디자이너, 샘플, 생산관리 업무를 진행해 봤는데요. 봉제공장도 일감이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디자이너도 국내공장을 찾는 건 상당히 어렵습니다. 일단 정보가 인터넷에 거의 없고, 대부분의 기존 거래는 일종의 ‘인맥’에 의존해 진행됩니다. 네이버, 다음 카페와 같은 커뮤니티를 종종 이용하기도 하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아요. 저희가 ‘먼저 이런 봉제공장들을 제도권, 수면 위로 올리자’라는 생각으로, 플랫폼을 개발하기 시작했어요”

㈜위플의 플랫폼 서비스, ‘오슬’은 조형일 이사와 강상구 대표, 두 명의 합작품이다. 둘은 2019년 4월부터 프로젝트를 준비해 2020년 1월에 론칭, 대대적으로 오픈을 홍보하며 서비스를 개시했다. 조형일 이사와 강상구 대표는 초등학교 동창이다. 이전까지의 의류 생산 형태에 상당한 비효율이 있다고 생각했던 조 이사는, 효율적인 플랫폼 구축을 위해 IT계열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던 강 대표에게 자주 조언을 구했다. 그런데 강 대표는 인력 영입에 관한 조언을 지속적으로 해주다가 종래에는 사업에 흥미를 느껴, 본인도 뛰어들게 됐다는 것이다.

“올해 1월에 1차 오픈을 진행했고 3월에는 정식으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입니다. 1차 오픈은 이른바 ‘간접 연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카카오택시’와 비슷한 방식으로 공장과 수요업체를 연결합니다.”

오슬이 준비한 일감수주 플랫폼은 타 업체에서 보아온 시스템과는 차이가 있다. 기존 업체의 경우 ‘일감 구해요’, ‘공장 구해요’와 같은 게시판에 연락처와 정보를 올리고, 이를 본 상대업체가 전화로 연결을 시도하는 ‘커뮤니티형’ 시스템이 대부분이다. 한편 오슬의 경우, 수요자가 발주일자, 납품희망일자, 품목, 지역 등을 작업지시서에 입력하면, 알고리듬을 통해 해당하는 업체들에게 자동으로 알림이 가게 된다. 알림을 받은 업체들은 작업지시서를 확인한 후 ‘참여하기’, ‘견적 제시하기’를 통해 해당 오더를 수주할 수 있다. 이후 수요자가 견적을 확인하고 오더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카카오 택시’ 등의 택시 앱에서 ‘콜’을 보내면, 인근 택시 기사가 이를 확인해 배차가 확정되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설명할 수 있다.

“사장님들이 PC에 앉아서 업무를 보는 경우는 적어요. 제일 많이 쓰는 의사소통 방식은 역시 카카오 톡이죠. 저희는 사용방법을 익힐 필요 없이 카카오 톡으로 알림을 확인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작했어요.” 사실 오더 수주 플랫폼에 뛰어든 건 이들이 처음은 아니다. 사회적 기업을 표방하고 디자이너와 봉제공장을 연결을 추구한 오르그닷의 디자이너스 앤 메이커스, 지자체가 추진했던 ‘서울 메이커스’, 봉제협회와 IT기업이 손잡아 론칭한 소잉 마스터 등 이전부터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한 경우가 더 많다.

“실패했던 업체들과의 차이점이라면, 저희는 아주 천천히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1월 론칭 이후 현재까지 약 150개 공장이 저희 플랫폼에 가입했어요. 이 업체들을 저희는 직접 모두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했고, 각각 공장들이 가진 어려운 점이나 불편한 점, 개선방향 등 의견을 전달받았습니다. 저희의 목적은, 최대한의 편리성과 접근성을 확보해서 공장 사장님들을 온라인 세계로 들어오게끔 만드는 거예요. 컴퓨터, 스마트폰 활용,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전자서명 등 사장님들을 위한 무료교육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들이 플랫폼을 통해 예측하는 효과는 비수기와 유휴시간의 감소다. “어차피 저희 플랫폼으로 메인 오더를 여러 번 받기는 어렵습니다. 한번 거래하게 되면 어차피 그때부터는 서로 오픈된 관계가 되기 때문에, 사실 그때부터는 서로 계속 관계를 이어나가시면 되는 거예요. 저희는 그 외에 남는 시간, 비수기 때 유휴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30장 정도의 소량 오더를 비수기에 배치하고, 그런 오더를 잘 소화해내는 업체에게 어드밴티지를 주는 거죠. 유휴시간을 미리 사장님들이 알려 주시면 그에 해당해 선 오더를 배정해 드리는 알고리듬도 있습니다. 소량 생산이 가능한 공장들에게 오더가 우선적으로 배정되도록, 시스템적으로 접근한 거죠.”

한편 아직 성공한 업체가 없는데도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궁금했는데, 조 이사는 오히려 실패한 사례로부터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제 경우 원래는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다가, 점점 생산관리 업무 쪽으로 빠진 케이스예요. 봉제업체와 의사소통을 하면서 이 분야에 문제점이 분명히 있고,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식이 확고하게 생겼죠. 플랫폼의 레이아웃을 잡으면서 이전의 사례들을 자세히 들여다봤는데요. 세밀하게 들여다보면서 ‘아, 이런 부분은 우리가 더 잘할 수 있겠구나’하고 생각될 때가 많았습니다. 오히려 실제 사례들을 보면서 개선점과 방향성이 더 확고해진 거예요.” 강상구 대표를 영입한 건 ‘어쩌다 보니’라는 게 조 이사의 설명이다.

“레이아웃을 짜고 직장을 그만둔 후에는 개발자를 구해야 됐는데, 사실 어떤 개발자를 무슨 방법으로 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정보가 없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인연을 맺고 있던 강상구 대표님께 계속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거의 한 두달 동안 직원을 제대로 구하질 못했어요. 구인구직 글을 바꿔보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속적으로 강 대표님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차라리 이렇게 될 바에야 강 대표님과 저, 둘이서 시작해 보자. 그렇게 이야기가 된 거예요.” 강 대표는 ‘재밌어 보였어요.’라고 조 이사의 말을 받았다.

“일을 같이 하게 된 건, 직장을 그만두고 열심히 뛰어다니는 저 친구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고,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사실 제가 자존심이 강한 편이라, 먼저 하겠다는 이야기는 못하고, 조 이사님이 ‘같이 하자’라는 말이 나오게끔 유도했거든요.(웃음)” 조 이사는 대기업을 다니는 친구에게 ‘직장을 나오라’고 권유하기가 망설여졌다고 했다.

“권유를 받아 직장을 나오기 전에는 효성그룹 쪽 계열사에서 서버 관련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좋아서, 원래는 일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어요. 그런데 친구가 하는 일이 굉장히 재밌어 보이고, 지금 나이대가 아니면 나중에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기도 했고요. 아직 사업 모델을 확실하게 정립한 업체가 없는 만큼, 저희가 뛰어들어서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두 사람은 서로가 상호보완적인 관계다. 아무래도 IT와 의류,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이다 보니 일을 보는 관점이 다를 때가 많은데, 이 부분이 오히려 보다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원래 서로 다른 두 분야를 융합할 때, 한 분야의 관점에서만 일을 진행하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의류 쪽에서는 ‘이게 왜 구현이 안돼?’라고 하는 시스템이 IT의 관점에서는 전혀 생산적이지 않거나, 반대로 IT 쪽에서 제안한 시스템이 생산관리의 시각에서는 엉망인 경우도 존재하는 거예요. 한쪽에서만 고민해서 풀리는 일이 아닌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서로에게 비판적으로, 때로는 상호보완적으로 일을 이끌어가는 방식이 저희의 장점이죠.”

<취재: 이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