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 | 세계 섬유산업 코로나19사태 여파

돌이킬 수 없는 글로벌 소싱 지각변동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코로나19)의 영향권에 들면서 인류의 생활을 송두리째 바꾸어놓고 있다. 이 장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의 의류산업을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중국 후베이성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지난 1, 2월 중국에서 급속한 확산을 겪은 이후, 한국에서 두 번째로 가파른 확산을 보이더니, 3월부터는 이탈리아, 미국, 이란, 스페인 등 주요 경제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를 강타했다. 하루가 다르게 급박해지는 팬데믹(Pandemic, 범유행전염병. 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 상황에 각국은 문호를 걸어잠갔고, 혈관처럼 세계를 잇던 유통망은 급격하게 말라붙었다. 코로나19가 미칠 경제적·사회적 영향은 다양하게 예측되며, 그 영향권 안에는 물론 의류 제조업체도 포함된다. 단기적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거나, 혹은 열 수 없는 상황에 의한 매출 급감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생산·소비 사이클이 빠른 시장 제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되는 대다수의 의류가 유통될 통로 자체를 잃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단면에 불과하다.

지난 수십 년간 각 산업의 생산·유통망은 급격히 세계화됐다. 하나의 제품이 한 나라에서 온전히 생산되는 일이 드물어졌다. 이는 냉전 종식 후 미국의 주도하는 자본주의의 평화 아래 이루어진 일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 국가의 강력한 자본력·군사력에 의해 지탱되었다. 서방 국가들은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자유무역의 자유’를 보장하는데 합의했고, 물건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는 건 흔한 일이 되었다. 그러나 ‘세계화된 유통망’은 지금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전 세계의 그물망처럼 얽힌 유통망이 시험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중 무역 분쟁, 한·일 무역 분쟁 등 크고 작은 균열이 세계화된 무역에 균열을 일으키곤 했고, 그 결과는 크고 작은 유통의 구조 변화로 돌아왔다. 이 변화는 항상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었고, 누군가에게는 리스크가 되었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변동은 소싱처에 영향을 줬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1. 중국

세계 의류 수출 매출의 31.9%를 차지하는 중국이 코로나 사태의 타격으로 조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향후 탈중국 현상이 가속화될지 주목된다. 2~3월은 대체로 F/W 시즌을 대비한 성수기 시즌으로 여겨지는데, 이 기간 동안 중국 공장의 대다수가 멈춰섰기 때문이다. 이에 인건비가 급격하게 오른 중국을 이미 벗어나려던 업체들이 움직임을 더 빠르게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중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하는 반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다른 국가들에서 코로나사태가 확산되어 상황이 조금씩 역전되는 모습이 보이는 모습도 있다. 일본으로 주로 유통되는 중국 광동성 광저우의 경우 생산이 상당히 회복, 3월 이후의 공업 재개율이 93.9%(전체 산업)에 이르는 등, 아직 추이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광동성은 근접성 때문에 후베이성 폐쇄로 더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상하이와 북부의 일부 섬유·의류 기업들은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 공장이 제조 공정을 완전히 바꾸었다는 점이다. 이런 섬유공장들은 늘어나는 해외 수요에 필요한 마스크, 병원 가운 등의 의료 제품 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러한 전환으로 기존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게 되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가동 정지 혹은 제품 전환으로 인한 공급 부족은 특히 계절별 의류가 다른 패션 사업에서 문제가 된다. 자가 브랜드나, 하나의 시그니처 브랜드만 운영하는 기업은 공급망을 변경하기가 어렵다. 또한 제품 공급 사이클이 짧은 패스트패션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원래 건전한 재정, 수익 모델을 가진 업체들은 쉽게 회복될 수 있지만 영세기업은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의 영세봉제업체들은 미중 무역분쟁, 인건비 인상, 축적된 재고, 환경 규제 등으로 이전부터 압박을 받고 있었으므로, 코로나19 사태는 이들을 완전히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

2. 베트남

베트남에서 문제가 됐던 것은 의류 공장 가동 중단이 아닌, 원자재 부족과 오더 중단이다. 베트남은 원자재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데, 광범위한 지역 봉쇄로 인해 미얀마,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의 국가와 함께 공급 지연을 겪고 있다. (*그런데 3월 26일, 중국의 봉제 원부자재 공장이 재가동, 베트남으로의 공급이 재개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업체들은 조업 중단 기간 중 잃어버린 오더를 만회하기 위해 단가를 대폭 낮추는 ‘묻지마 수주’를 감행한다는 소식마저 들린다.) 납품 문제도 크다. 3월 중반 이후로부터는 미국·EU의 거래처들이 3주에서 1개월 동안 상품 수령을 중단할 것이라고 통보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정부가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국경 통제를 강화하면서 상품 수령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미·EU가 차지하는 매출의 비중은 50%를 넘는다. 납품하는 제품은 대다수가 계절별 패션 의류로, 6개월 전부터 준비해온 물건이다. 미·EU의 거래처가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는 건 모든 재고의 판매가 내년으로 미뤄진다는 뜻이다. 이 재고는 유행이 지나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40% 이상의 제품이 버려지거나 아주 낮은 가격에 판매된다. 또 수입이 갑자기 중단되면서 베트남 업체들은 미국과 EU 항구로 갔어야 할 컨테이너들을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베트남의 많은 의류기업들은 근로자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말한다. 의류산업은 가장 많은 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산업 중 하나이며, 지금같은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다른 일자리를 찾기는 어렵다. 따라서 근로자의 고용과 소득을 유지하는 것은 경제와 사회 양쪽 모두에 중요한 문제다. 기업이 파산하고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으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이후 코로나19가 잦아들고 다시 수요가 늘어날 때, 새로 생기는 오더가 베트남으로 갈 것인지는 알 수 없는 문제다. 입국 문제도 있다. 베트남은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3월 22일 모든 외국인은 물론 자국 해외교포의 입국도 전면 차단했다. 유일하게 한국에서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 주요 인력 300여 명이 예외 입국을 허락받았으나, 봉제 관련 인력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3. 방글라데시

4. 이탈리아를 비롯한 EU국가

5. 전망

[자세한 내용은 2020년 4월호 참조]

[취재: 이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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