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복 리서치 | 남상보 | 베쏘(BESSO)대표 인터뷰

“국내 제조기반이 코로나 대응에 도움이 됐죠”

방호복 관련 취재를 진행하면서 특히 어려움을 겪었던 게 섭외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바빠서 취재에 응하기 어렵다’는 통에 적잖이 취재에 애를 먹었다. 남상보 대표와의 인터뷰도 일정이 한번 미뤄진 다음에야 이뤄졌다. 남상보 대표가 운영하는 베쏘는 경기도 부천의 아파트형 공장 밀집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넓은 공간 곳곳에 방호복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대여섯 명의 작업자들이 신속하게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남 대표는 한창 통화로 바쁜 참이었다. 공장을 둘러보니 평소에 사용하던 재봉기들이 테이블 째 한 쪽에 모여 있었고, 군납제품 샘플 같은 것도 언뜻 보였다. 방호복 이전에는 브랜드 가방, 군납제품 등을 생산했다는 사전 정보가 있었으므로, 현재 필요하지 않은 장비들을 정리해놓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한 뒤에도 남 대표에게 전화가 정말 자주 왔다. ‘제가 이래서 인터뷰가 어렵다고 했던 겁니다.’라고 남 대표는 쓴웃음을 지었는데, ‘바쁘다’는 표현이 빈 말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편집자주>

(해당 특집의 다른 기사는 월간 봉제기술 2020년 6월호에 실렸습니다.)

봉제 경력 30년의 베쏘 남상보 대표

▶ 방호복을 어떻게 생산하시게 되셨나요?
원래는 가방, 파우치, 캐리어, 에코백 등을 생산하다가 면 마스크, 방호복도 생산하게 됐습니다. 면 마스크나 방호복은 봉제 기술만 있으면 꿰맬 수 있는 것들이에요. 가방, 의류 하는 사람들은 다 할 수 있는 것들이죠. 방호복 봉제에 그렇게 큰 진입 장벽이 없습니다.

▶ 방호복 작업에 신경써야 하는 것은?
일반 봉제, 본봉으로 작업하면 땀수가 크면 구멍이 생기니까 땀수를 작게 해야 합니다. 주로 쓰이는 건 삼봉 미싱이죠. 심실링은 중환자실에 들어가는 제품에 필요합니다.

▶ 방호복 제조를 위해 필요한 삼봉 외의 다른 미싱은 없나요?
삼봉이랑 오버록이 2개가 주로 필요합니다. 그 2개가 많이 투입되어야 하니까, 사실 새로운 투자가 필요한 거예요.

▶ 지금 삼봉미싱 같은 것들은 가격이 올랐겠네요?
그리고 일일 생산량과 내수, 수출 여부가 궁금합니다. 중고미싱 가격이 10%정도 올랐어요. 하루 생산량은 3,000장 정도입니다. 지금 하는 물량은 대부분 수출 건이에요.

▶ 방호복을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15일 전부터입니다.(인터뷰 당시 5월 21일)

▶ 방호복 관련 인증이나 허가 종류가 복잡한데, 봉제공장 선에서 처리해야 할 것이 있나요?
봉제공장 입장에서는 크게 인증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볼 수 있어요. 관련 인증은 대부분 무역 회사, 수출업체 측에서 받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이런 인증은 FTA 체결된 나라에 관세를 적용받기 위해 필요한 측면이 강해요. FDA를 받던지, KAKEN을 받던지, CE를 받던지 하는 거죠.

방호복 작업 모습

▶ 현재 국내 공장에 떨어지는 오더 중 내수 건도 많나요?
국내 오더의 경우 질병관리본부에서 발주하는 것들이 있어요. 각 도별로 방호복을 비축하라는 지침이 내려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월 200만 장을 생산한다고 했으니 아마 내수도 상당히 오더가 있을 거예요.

▶ 남 대표님도 조달 관련 오더를 하고 계신가요?
네 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생산했던 면 마스크도 조달로 계약을 한 거예요. 학교나 관공서용이죠. 조달로 다 계약했죠. 봉제업체도 조달 업체로 등록만 되어 있으면 입찰을 할 수 있습니다.

▶ 지식산업센터 공장이라 그런지, 공장시설이 잘 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변에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공장들이 많나요?
가방 하는 공장들이 인근에 많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사실 근방에서는 저희가 제일 큰 공장이에요.

▶ 코로나19 때문에 공장 가동에 제한이라던지, 차질이 생긴 것은 없습니까?
딱히 그런 점은 없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눠도 크게 공장 운영에서 달라진 부분은 없어요.

▶ 코로나19 이전에도 항상 국내 봉제업은 ‘어렵다,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방호복 때문에 상황이 좋아진 셈인가요?
방호복 물량을 하는 업체들은 확실히 체감이 될 정도로 상황이 개선됐을 거예요. 군납도 하고 해도 그전엔 봉제 힘들었죠.

▶ 방호복 시장이 유지가 될까요?
한 1년 정도는 계속 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인터넷 카페와 같은 곳에 홍보활동을 하시는 것 같던데요. 해당 경로로 수주가 잘 되시나요?
확실히 인터넷을 통해 물량을 수주하는 경우가 제법 됩니다. 방호복 이전엔 가방 같은 아이템을 수주했었어요.

▶ 인터넷을 이용할 경우, 사기꾼이 접촉을 해온다거나 그런 경우는 없었나요?
방호복의 경우엔 특히 많죠. 봉제도 모르는 사람들이 ‘마스크, 방호복 판다’, ‘현물이 있다’면서 중간 브로커로 활동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사람들은 조금만 대화를 해 보면 알아요. 이 사람이 봉제 쪽을 아는지 모르는지. 봉제 쪽을 잘 모르니까,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금세 탄로 나거든요.

방호복 부직포 원단

▶ 주위에서 사기 사례를 본 적 있으신가요?
마스크 같은 사기 사례가 있어요. 아주 싼 원단으로 의뢰를 맡긴 다음에, 물건이 안 팔릴 것 같으면 안 가져가는 거예요. 국내에서는 마스크 부족이 거의 해소된 상태니까요. 그래서 공장들이 힘들어요.

▶ 인터넷에서 몇 만 장을 계약한다느니, 현물을 갖고 있다느니 하는 거래 글들을 종종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런 경우에 사기일 가능성이 높나요?
그렇죠. 우리처럼 공장을 갖고 생산하는 사람들은, 성실하고, 속임이 없어요. 그런 중간에 유통 하는 사람들, 브로커들 그런 친구들이 위험한 사람들이죠. 실제 물건이나 오더는 없으면서 있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 거래하면서 그런 업체들을 걸러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은 계약금을 먼저 넣으라고 해야 해요. 수상쩍은 업체들은 보통 계약금을 넣지도 못합니다. 계약은 돈이 오는 순간에 성립했다고 쳐야 하거든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사기당할 확률이 높아요. 발주서만 받고 작업에 들어가면 위험하니까, 선입금을 받고 움직이면 사기당할 위험이 적죠. 이를테면 방호복을 만 장 하게 되면, 50%를 현금으로 걸라고 하는 거죠. 물건 나갈 때 마다 결제를 받고, 처음에 건 50%를 마지막에 물건 대금으로 정리해 주면 사기당할 일이 없어요.

▶ 지금 가지고 있는 오더가 수출 오더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이런 수출업체 쪽에서 먼저 접근을 한 건가요?
그렇죠.

▶ 보통 어떤 업체들이 접근을 하나요?
보통 다른 물건을 해외에 수출하던 업체들이에요. 그런데 마스크나 방호복이 이제 항상 부족하고 딸리니까, 수출업체 상대 바이어가 요구를 해온 거예요. ‘한국 걸로 방호복을 해줄 수 있냐’, 이렇게 진행이 되는 거죠. ‘메이드 인 코리아’ 자체가 일종의 브랜드화가 되어 있으니까요.

▶ ‘메이드 인 코리아’ 방호복이 실제로 바이어 사이에서 인기가 있다고 볼 수 있네요?
그렇죠. 우리나라가 코로나19 관리를 잘 한 편이잖아요. 그래서 일종의 브랜드화가 된 거예요. 대처를 잘 한 덕분에 도움이 된 셈이죠.

▶ 지금 어려운 점은 없으세요?
원단 수급이 잘 안됩니다. 만들고 싶어도요. 부직포나 면 마스크용 원단도 그렇고 가격이 많이 올랐어요. 또 평소에 쓰던 양보다 훨씬 많이 필요하니까 공급이 부족한 게 사실이죠.

▶ 원단들은 주로 대구에서 만들어 오는 건가요?
네 그렇죠. (국산 원단이네요?) 맞아요.

▶ 중국에서도 공장이 정상화 돼서 부직포가 많이 들어오지 않나요?
부직포의 경우 중국 게 지금 더 비싼 상황이에요. 또 중국 제품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고요. 어저께도 중국 원단이 500m가 들어왔는데 알고 보니 가짜가 들어왔어요. 그래서 물건을 확인하고 안 샀어요. 돈을 나중에 주고, 물건을 먼저 보기로 했는데, 원단이 영 아니었던 거예요.

▶ 부직포를 가짜로 쓴다고요?
저희는 PP(폴리프로필렌)를 쓰는데 PE(폴리에틸렌)로 들여왔더라고요. 저희는 PP소재여야 되거든요. 중국과 거래하는 건 항상 조심해야 돼요.

▶ 인터뷰를 통해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선진국들이 이런 봉제기술이 무너졌기 때문에 지금 사태에서 쩔쩔 매는 거예요. IT나 중공업이나 이런 쪽만 그동안 해왔으니까요. 근데 봉제는 사람 사는데 다 필요한 거잖아요. 그래서 국내 봉제업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게 지켜야 한다고 봅니다. 군납 같은 경우에도 큰 업체에만 입찰 권한을 주지 말고, 작은 업체한테도 문턱을 낮춰줬으면 좋겠어요. 군납의 경우 해외로 물량이 빠지는 경우는 없지만, 4대보험 가입자를 어느정도 데리고 있어야 한다든지 하는 제한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유지비가 너무 드는 거죠. 최저임금은 올라가는데 군납 단가는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도 상당히 많고요. 무제한 입찰이기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공장을 유지하려고 낮은 가격으로 입찰을 해요. 고용한 사람들을 먹여살려야 하잖아요. 최저입찰도 커트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취재: 이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