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복 리서치 | 박경민 | 나디아퍼시픽(태평양물산) 팀장 인터뷰

벤더 실무자가 본 방호복 시장은 어떤 모습?

나디아퍼시픽은 국내 내수시장을 맡고 있는 태평양물산의 자회사로, 베트남, 미얀마 등지에서 제품을 생산해 내수시장에 공급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 MLB 등의 브랜드와 협력하고 있으며 최근 방호복 수요가 급증하면서 질본에 방호복 20만 장을 납품하기도 했다. 국내 주요 벤더 실무자가 보는 방호복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나디아퍼시픽의 박경민 팀장을 만났다. <편집자주>

(해당 특집의 다른 기사는 월간 봉제기술 2020년 6월호에 실렸습니다.)

나디아퍼시픽 박경민 팀장. 방호복 사내 TF를 맡고 있다.

▶ 방호복을 위해 구성한 전담 팀이 있습니까?
최근 한두 달 전, 저희가 태평양물산과 방호복 태스크 포스(TF) 팀을 처음 구성했어요. 시작은 제가 했고, 태평양쪽에서도 해외수출 쪽으로 TF 팀을 만들었습니다.

▶ 코로나19 사태로 베트남, 미얀마 등과의 물류에 어려움은 없나요?
지금은 많이 나아진 편이에요. 베트남은 화물기가 계속 있어서 거의 문제가 없습니다. 한편 미얀마는 좀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배편은 계속 있는데, 비행기편이 아예 끊긴 상황이거든요. 이전엔 비행기가 하루에 한 대 있었어요. 그런데 아예 없어진 거죠. 저희가 자재를 다 배로 태워서 생산할 수는 없는 상황이거든요. 직접 들고 타려고 해도 1주일에 한번 정도밖에 비행기편이 없어요. 베트남은 지금 크게 지장이 없는 상황이고요.

▶ 지금 국내외 방호복 수요가 얼마나 되나요?
국내 수요의 경우, 질본에서 월 40만 장을 쓰다가 200만 장으로 확대됐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실제로 얼마만큼의 수량을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원래부터 방호복을 하던 것은 아니다보니까,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엔 유한킴벌리가 국내·외 합쳐서 연 300만장 정도는 판매를 한다고 들었어요. 의료용 말고 케미컬 쪽으로요. 의료용이랑 케미컬이 완전히 분리가 되어 있는 건 아니고, 적절한 기능을 갖추면 케미컬로도 의료용으로도 쓸 수 있죠. 케미컬 쪽은 인증이 된 제품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료용의 경우 이번 코로나사태 때 잠시 인증을 좀 풀어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증 때문에 수요에 맞춰 생산을 못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 유한킴벌리, 듀폰 같은 회사에서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 방호복을 어디서 생산했었나요?
원래 보통 중국에서 많이 생산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질병관리본부에 대량 납품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질본에서 듀폰, 유한킴벌리 등의 회사에 발주를 냈고, 그 중 일부 물량을 저희가 소화했습니다. 원래 양식 자체가 케미컬 화학용 이렇게 되어 있으면, 그걸 의료용으로 좀 바꾸고 해서 4월 달에 20만장 정도 납품했고요. 그리고 장기적으로 일을 같이 해보자는 이야기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유한킴벌리도 지금 수량을 중국에서만 가져가고 있으니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들었거든요. 저희 말고도 이번 기회로 방호복 오더를 받으려는 업체들이 여러 군데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한솔도 있고요.

▶ 태평양물산의 물량 대부분이 질본 물량인가요?
질본 납품 물량은 이미 끝났고, 지금은 수출 쪽을 중점으로 두고 있어요. 저희가 컨택한 바이어, 유한킴벌리나 듀폰 쪽에서 질본에 납품을 한 건 맞고요. 저희가 질본 물량 전체를 한 건 아니지만요.

▶ 질본 쪽에서 오더를 줄인 건가요?
지금 비축하고 있는 물량은 다 국내생산을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급할 때는 해외생산을 좀 했는데, 비축물량이 준 반면 수요가 좀 줄어들었으니까 국내 생산 물량으로 그 비축 물량을 채우고 있는 거죠. 그래서 저희도 그 이후의 물량은 못 받고 있어요. 국내 봉제업을 좀 살리고자 하는 취지인데, 국가적으로는 그게 맞는 방향인 것 같아요.

▶ 나디아퍼시픽은 언제부터 방호복을 본격적으로 생산했나요?
저희는 우연찮게 방호복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원래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질병관리본부에 듀폰코리아가 타이백 제품을 납품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듀폰은 보호복만 납품하는 반면 질본은 마스크나 장갑 이런 걸 묶어서 세트로 납품받거든요. 그래서 방호복 세트를 갖춰 납품하는 업체가 따로 있었는데, 저희는 그 업체의 컨택을 받았습니다. 듀폰이 질본에 부츠커버를 못 대주고 있는 상황에서, ‘부츠커버를 해줄 수 있느냐’고 연락이 온 거죠. 사실 방호복 구성품 중에서도 부츠커버 같은 경우엔 인증이 필요 없거든요. 원단은 듀폰에서 준비하고요.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니까, 방호복 수요가 계속 증가했고, 국내에선 생산량이 안 되니까 저희에게 한시적으로 듀폰 원단을 사용한 타이백 제품을 생산을 맡기게 됐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됐죠. 막상 생산하고 나니 여기저기서 수출 관련 문의가 계속 들오고요. 그래서 해외 인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FDA 인증을 거의 받은 상태구요. CE인증도 준비하고 있는 상태죠.

사무실 전경

▶ 혹시 지금 방호복이 급하니까, 인증을 빨리빨리 하자, 혹은 해주자는 분위기가 있나요?
확실히 있습니다. 저희는 FDA 기준 level 2, 3정도 나오는 원단을 사용하고 있는데, 인증은 level 1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level 1은 원래 인증기간 자체가 상위 level에 비해 짧지만요. CE 인증같은 경우에는 원래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서 안 하려고 했는데, 바이어 사이드에서 CE 인증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문의가 왔어요. 그런데 그 바이어가 영국 인증기관과 관련이 있는 기관이어서, CE 인증을 받게 되면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이야기가 나온 거예요. 시간 단축시켜준다고 하니 CE도 준비를 하게 됐고요.

▶ 해외 인증은 한국에서 받을 수 있는 게 있나요?
해외 인증은 국내에서 받을 수 없어요. 가장 가까운 건 대만으로 알고 있어요. 근데 대만도 지금 물량이 쏠려서 저희 것도 7월까지는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유럽, 영국 쪽으로 인증을 넣고 있어요.

▶ 말씀을 들어 보니 해외 업체의 접촉이 적극적인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해외에서 한국제품에 대한 수요가 꽤 많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저도 그렇게 알고 있어요. 저희 쪽에 들어오는 문의도 우선 ‘국내 생산이냐, 아니냐’를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한편 수출물량은 10만 장, 100만 장 이렇게 대규모인 경우가 많아서, 물량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다고 들었어요. 제가 컨택한 국내 방호복 생산업체에서도 수출 물량에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국내 수요량도 맞추기 어렵다는 거죠. 한편 국내생산으로 수출되는 제품은 가격이 엄청 비싸다고 합니다. 원래 판매가의 몇 배나 된다는 거죠.

▶ 바이어 측에서 한국 제품에 그만큼 값을 쳐 준다는 이야긴가요?
네. 평상시 가격보다 4배, 5배를 받는다는 이야기도 들리더라고요. 근데 그렇게 파는 분들이 실제로 방호복을 생산하시고 하는 분들은 아닌 것 같고, 중간 도매상들이 그렇게 팔고 있는 것 같아요. 실제 생산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못하시는 것 같고.

▶ 방호복이 시장이 얼마나 지속될 거라 보시나요?
저는 한시적인 수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한킴벌리 등과 계속 접촉하고 있는 거고요. 평시 연 300만 장이면 작은 수량은 아니거든요. 봉제란 사실 비수기가 길잖아요. 방호복은 매번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거니까, 오더를 쪼개서 비수기에 생산하고 납품하는 시스템도 가능한 거죠. 그래서 저희 팀에선 비수기 먹거리로 보고 일을 진행하고 있어요. 메인 작업을 꾸준히 하기에는 수요가 줄겠지만, 수요가 줄어도 사실 공급망이란 게 한순간에 바뀌는 게 아니니까요. 길게는 국내 쪽으로 보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고, 한시적인 지금 수량은 수출 쪽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수출 쪽도 정부기관이랑 일을 하는 거니까, 한번 인증을 받아놓고 납품을 하게 되면, 많지는 않더라도 꾸준한 물량을 기대할 수도 있고요. 사실 저희가 3M이나 듀폰처럼 크게 할 순 없어요. 왜냐하면 저희가 원단 부분을 따로 소싱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에서 밀리거든요. 중국업체 원단으로 하기엔 한계가 있고요. 제품 퀄리티 문제도 있고요.

▶ 중국 원단이 요즘 비싸다는 이야기가 들리던데, 어떤가요?
그 사이에 또 가격이 떨어지긴 했습니다. 평시 가격의 4배 정도로 올랐는데, 지금은 2배 수준으로 떨어진 거죠. 사실 한국업체인데 중국에서 필름 공장을 갖고 계신 분들이 있어요. 저희는 그런 곳을 통해서 장기적으로 원단 소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 한국 정부가 방역을 잘한다는 이미지 때문에 한국회사들이 이득을 본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리는데, 실무자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한국 생산제품을 원하시는 걸 보면 그 이미지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중국 제품을 받아보고 나서 너무 피드백이 안 좋아서, 국내 제품을 찾는 경우도 많고요. 저희는 ‘국내 생산은 아니지만 한국 관리자가 관리하는 베트남 공장 생산을 한다. 한국 정부 납품 이력이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없을 거다’ 이렇게 영업을 하죠.

<취재: 이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