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 경기도 동두천시 두드림패션지원센터 탐방

유휴인력 보태고 정보 교류, “모여 있으면 좋은 점 많죠”

두드림패션지원센터는 경기도 동두천시에 위치한 봉제지원시설으로, 10층 건물 전체가 봉제기업 입주공간과 공동작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건물 전체가 봉제기업을 위한 건물로 구성된 공간은 전국에서도 꽤 드문 편이다. 두드림 패션센터를 직접 찾았다. <편집자주>
입주기업들이 생산한 제품들이 상설전시장에 전시된다

“두드림 패션지원센터는 동두천시 예산과 경기도 예산을 통해 지역사회 고용 창출 및 인프라 확충을 위해 설립한 시설입니다. 설립 당시에는 시장조사와 홍보가 부족해서 봉제공장 입주가 다 이뤄지지 않아 운영난도 겪었었죠.” 두드림패션사업협동조합 김인숙 이사장의 말이다. 보통 패션지원센터는 인근 봉제업체들이 결성한 협회나 조합이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건립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두드림패션지원센터의 경우는 다소 특이하다. 먼저 공간이 만들어진 뒤, 입주기업이 모여 두드림패션사업협동조합을 결성한 것이다.

게다가 패션센터 인근은 번화가에 가까워서, 센터 밖에서 봉제업체를 찾으려 발품을 팔아봤으나 찾은 곳이 없었다. 두드림 패션지원센터(이하 두드림센터)는 총 예산 199억 원(국비 90억 원, 도비 45억 원, 시비 64억 원)을 들여 2013년에 준공된 지원시설이다.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대부분의 공간이 봉제업체 입주공간이다. 공용 재단실, 상설 전시장, 구내 식당 등도 갖췄다. 개소 당시엔 다소 잡음이 있기도 했다. 원래 해당 건물은 동두천시가 건립한 분양형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인 ‘싸이언스 타워(도비 100억 원 지원)’와 쌍둥이 형태의 건축물이 될 예정이었는데, 먼저 지어진 싸이언스 타워와 달리 국비 지원을 받아 값싼 임대형의 두드림센터를 건축하면서 싸이언스 타워 분양자들이 반발한 것이다.

10층 규모 봉제공장 입주시설, 건립 당시에는 운영난 겪기도

한편 두드림센터 건립 후에는 건물의 관리·운영이 두드림패션사업협동조합(두드림패션센터 입주기업으로 구성)으로 이관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센터 운영 인력 및 관리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동두천시에 위탁 운영을 요청했다. “동두천은 봉제가 크게 활성화된 지역은 아니었고, 센터에 들어오는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제대로 제시되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어요. 그래서 한번에 입주가 다 되지 않았고, 입주기업만으로 경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죠. 건물을 관리해야 되니까 전기안전관리자, 경비, 구내식당 영양사, 조리사 등등…. 제반 비용이 많이 들어서 다소 혼선이 있었죠.”

공용재단실 모습, 큐모가 크고 여러 장비를 갖추고 있다

위탁 요청 이후 ‘동두천시 두드림패션센터 관리 운영 조례안’, ‘두드림패션센터 관리 민간위탁 동의안’이 시의회를 통해 가결(2016.3.31)되면서 시가 위탁 관리 방식으로 운영을 맡게 됐다. 지금은 센터 운영이 그럭저럭 안정된 모양새다. “사실 봉제공장 입장에서 초기의 문제는, 봉제숙련공이 부족한 거였어요.” 두드림센터는 수도권지하철 1호선 지행역 인근에 위치해 접근성도 좋고, 주변이 아파트 밀집지역이어서 출퇴근이 용이하나, 정작 초반에는 봉제인력이 부족한 것이 큰 문제였다. 때문에 한동안 센터에서 봉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인력 확충에 노력을 쏟기도 했다.

지금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아도 입주공장들의 인력이 모자라지 않는 수준까지 왔다. “지금은 한번 입주한 업체들은 잘 안 나가죠. 아무래도 아파트형 공장이 환경도 좋고, 화물 엘리베이터도 있어서 물건 옮기기도 편하고요. 보통 봉제업체들은 2층, 지하 이런 곳에 많은데, 대개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있어도 작아서 사용하기 불편한 경우가 많잖아요. 또 공동 구내식당, 공용 재단실 등 엄청 큰 부분은 아니어도 환경 자체는 좋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봉제업체 입주하기 좋은 환경 코로나 위기 있지만 극복 가능

한편 코로나19 상황에 힘든 건 여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큰 궤도는 다들 비슷하죠. 전반적인 산업의 흐름이 끊겼는데 멀쩡한 곳이 따로 있을까요. 그래도 ODM이나 OBM으로 자체 유통하는 업체들이 몇 있어서 그쪽은 다소 상황이 나은 것 같아요. OEM 하는 업체들은 정말 힘들죠. 그래도 수량이 아예 없진 않아요. 국내 브랜드가 망하지 않으려면 기본 수량은 만들어야 해요. 매장에 제품을 깔아야 하니까요” 김인숙 이사장과의 대화를 마치고는 공용재단실, 식당 및 전시장을 둘러봤다. 구내 식당은 3층, 공용작업장은 5층에 위치해 있는데, 다른 센터에서 보던 것보다 시설이 널찍하고 좋아 보였다.

(주)뱅코 공장 전경, 마스크 작업에 한창이다

이후엔 입주해있는 봉제업체들을 만났다. 가장 먼저 찾은 건 10층에 위치한 마스크, 스카프 제조업체 ‘㈜뱅코’였는데, 들어서 보니 마스크 작업이 한창이었다. “입주한 지는 한 5년 정도 됐어요. 아주 초창기는 아니고, 센터가 생긴지 한 2년 정도 뒤죠. 여기요? 환경은 제법 괜찮아요. 화물 엘리베이터가 있으니까 이것저것 편한 것도 있고, 재단을 바로 5층 재단실에서 해올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임대료도 나름 저렴한 편이고요. 호실 당 임대료가 40만 원 즈음에, 관리비도 비슷한 정도예요. 한 80만 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죠. 아주 메리트가 크다고 할 정도는 아닌데, 부담이 될 정도는 아니에요.” ㈜뱅코 김홍진 대표의 말이다.

마스크 진공포장 작업 모습

마스크 같은 경우,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급증하긴 했지만, 정작 봉제업체에게는 큰 이득이 안 된다는 말을 많이 들어본 터라, ㈜뱅코의 경우는 어떤지 궁금했다. “아마 마스크 하는 곳마다 조금씩 다를 겁니다. 하청에 재하청을 받아서 하면 힘든 건 어느 아이템이나 마찬가지예요. 저희는 기능성 소재를 사용하는, 부가가치가 있는 제품을 꿰매고 있고 완성, 포장작업을 직접 하고 있어요. 코로나 이전부터 마스크 작업을 해왔었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과 같은 업체들과는 사정이 조금 다르죠.” 확실히 다른 업체에서 보던 마스크 현장과는 풍경이 조금 달랐다. 지난 4~5월, 한창 공급 부족을 겪고 있을 당시 아이템을 바꾼 봉제공장들은 주로 면 소재의 아주 기본적인 마스크를 생산했고, 비닐에 대량으로 묶어서 쌓아두거나 실어 보내는 모습이 주로 보였다.

임대료 비교적 저렴한 것 장점 마스크 수익 업체마다 사정 달라

(주)뱅코 김홍진 대표

한편 ㈜뱅코에서 본 마스크는 쿨링 소재가 들어간 입체 마스크였고, 이미지가 인쇄된 제품포장에 넣은 뒤 기계를 사용해 봉합했다. 곧바로 소비자에게 판매될 수 있는 상태였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두드림센터 9층에 위치한 ㈜피엔에이코리아로, 주로 군·관납을 하는 업체다. 방문한 시간이 다소 늦어서인지 봉제 작업은 거의 하지 않는 상태였고, 군납용으로 보이는 박스를 정리하고 있는 중이었다. 우선 동사 대표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으나, 상담으로 바빠 생산관리본부장인 이성택 이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88년부터 봉제를 했는데, 힘들다는 건 사실 10년 전에도 똑같았어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힘들다, 힘들다 하는데, 이게 정말 코로나 때문인지는 사실 모르겠습니다. 10에 6, 7은 코로나 때문인지 몰라도 3, 4는 다른 이유인 것 같아요. 사실 코로나 아니라도 사업이 번성하고 그러진 않았을 것 아니에요. 오히려 코로나 초반에는 마스크, 방호복 등으로 조금 호황을 누리기기도 했죠. 미싱있는 곳은 다 마스크 꿰매고…. 사실 마스크 정도만 유지되어도 먹고사는 데는 괜찮은 편이에요. 앞으로도 계속 필요할 것이고, 한번 쓰면 끝나는 것도 아니고요. 윗집 뱅코를 다녀오셨다고 하셨죠? 거기는 내년 4월까지 생산계획을 잡는다던데, 이 시기에 그 정도면 정말 괜찮은 먹거리죠.”

(주)피엔에이코리아 이준 전문(左), 이성택 이사(右)

피엔에이코리아의 경우 공장이 들어선 지는 1년이 조금 넘었다고 했다. “공장이 먼저 여기로 들어왔고, 사무실도 이곳으로 옮긴 건 작년 11월 즈음이에요. 그전에는 수서에 사무실이 있었는데 경제적으로 비싸기도 하고, 주차장, 부대조건들이 너무 안 좋았어요. 서른 평 남짓한 공간을 임대하는데 차를 두 대 이상 댈 수가 없었거든요. 여기 주차장은 넓어서 주변 아파트에서도 대고 갈 정도로 여유가 있어요. 위치적으로도 서울과 아주 멀지도 않고요. 공간도 넓게 쓰고, 공장 옆으로 와서 관리도 되고 자잘한 이점들이 있어서 입주하게 됐죠.”

기계•인력 서로 도와주고 정보 공유 취급 아이템 다양해 경쟁할 일 없어

이성택 이사는 작년 11월에 와서 아직 주변 업체와 그렇게 친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기계 서로 빌려주고 그 정도죠. 공장들이 이렇게 같이 있으면 좋은 점이 꽤 있어요. 옆에서 일하다가 오더 다 못 쳐내면 옆으로 조금 넘기기도 하고, 남는 사람이 있으면 옆집 일을 해줄 수 있고요. 여기 5층에는 ‘공신’이라는 업체가 있는데, 거긴 삼성물산과 거래하는 곳이거든요. 그래서 최첨단 소재 같은 게 잘 들어오고, 기계도 최신 기계를 써요. 옆에서 뭘 하는지 보고 있으면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요.”

(주)피엔에이코리아 창고에 쌓 여있는 군납품들

한편 입주기업들끼리 경쟁할 일은 별로 없다고 했다. 아무래도 분야가 다 다르다 보니 겹칠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군납인데, 10층에서는 스카프를 하고요. 2층은 완구, 인형, 손수건 이런 아이템을 해요. 이렇다보니 아이템이 겹치는 게 별로 없어요. 여기 입주자격은 봉제업체이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공실이 생기면 시에서 입찰 식으로 공지를 하고, 신청하면 실제 봉제를 하고 있는지 조합 쪽에서 와서 검토를 하는 거죠. 시에서는 관리비를 지원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입주 기업 차원에서의 추가 혜택은 딱히 없어요. 다만 공장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보니, 지자체 차원에서 뭔가 오더가 있을 때 조합에 문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취재: 이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