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2 | 각양각색 스타트업, 어떤 서비스 제공할까? | 파이(FAAI)

주요 패션봉제 플랫폼 현황 및 전망

출발점과 비전, 그리고 사업모델도 달랐던 각각의 스타트업이 ‘업계’로 묶일 만큼 비슷한 성격을 가지게 된 건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 장에서는 주요 플랫폼 업체들의 출발점과 현재의 모습, 그리고 미래상을 그려본다. <편집자주>

㈜컨트롤클로더의 의류생산 플랫폼 | 파이(FAAI)—click

의류생산플랫폼 ‘파이(FAAI)’

1) 소개
컨트롤클로더는 ‘디자이너 매니지먼트’라는 컨셉으로 2013년 설립된 플랫폼 회사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설립 당시에는 디자이너들을 고객으로, 생산·홍보·유통·마케팅을 대행하는 종합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디자이너가 디자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생산부터 유통까지 거쳐야 하는 다양한 과정을 대행하는 플랫폼이 초기 구상이었는데, 스타트업이 하기에는 너무 넓은 영역의 사업이어서 생산 부문에 집중해 서비스를 개편, 2018년 8월에 파이(FAAI) 서비스를 론칭했다. 파이는 패션 인공지능(FAshion AI)이란 의미다. 동사 이지윤 대표는 열 일곱 살에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다년간 패션모델 및 디자이너 브랜드 CEO로 활동한 바 있다. 파이의 생산 프로세스는 의뢰상담-제작상담-디자인 확정-단가 확정, 계약 및 선금 결제-샘플 제작-샘플 컨펌-본생산-제품 검수-제품 납품-잔금 결제로 이뤄진다.

2) 주요 서비스
생산 부문에 초점을 맞춘 만큼 회사 내부 프로세스는 프로모션과 비슷한 구조를 띄는 반면, 의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적은 수량에도 대응하고(최소 50장), 비대면화·표준화된 의뢰 상담을 통해 디자이너의 의류 생산에 대한 부담감과 심리적 장벽을 낮췄다. 생산 전 과정을 모바일 환경에서 진행이 가능하므로, 외부 활동을 하면서도 제작 상담, 생산지시서 작성, 계약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을 장점으로 홍보하고 있다. 표준화된 양식을 온라인에 입력하는 것으로 생산지시서, 계약 등의 서류 업무에 할애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샘플제작, 본생산 단계에서도 제작에 관한 정보를 웹페이지나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파이의 생산 매니저가 생산의 전 과정을 대행하고, 작업지시서 작성, 디자인 및 디테일에 부분에서 일종의 컨설턴트 역할도 수행한다. 생산 매니저는 생산 관리 업무를 오랫동안 맡아온 업계 경력자가 담당한다. 파이는 “평균 경력 18년의 생산 매니저가 생산의 전 과정을 도와준다”고 소개하고 있다.

3) 협력 공장
‘생산 관리는 노하우 싸움’이라고 동사 이지윤 대표는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파이는 거래 공장을 선정할 때 많은 요소를 고려한다. 계약서를 세부 항목을 갖춰 까다롭게 작성하고, 협력 공장을 선정하기 전 직접 공장을 방문해 환경, 규모, 복종, 장비 등을 살펴 데이터화한다. 또한 ‘공장 사장님들이 술을 얼마나 마시는지’와 같은 수치화하기 어려운 부분도 면밀히 살핀다. “종종 공장에 쓰레기더미가 많아 부자재를 분실한다던지, 공장 사장님들이 술에 취해 재단을 안해줘서 납기가 늦어진다던지 하는 사고도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파이는 설명했다.

파이의 생산 프로세스는 아래와 같다. 생산 부문에 초점을 맞춘 만큼 회사 내부 프로세스는 프로모션과 비슷한 구조를 띄는 반면, 의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4) 관련 현황
의뢰자 입장에선 FAAI의 서비스가 크게 변화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원래 FAAI의 매칭 방식은 고객사 측에서 발주 정보가 나오면, FAAI 내부의 세분화된 공장 분류에 따라 3~4개 정도의 공장에 발주 정보가 가고, 그 공장들이 입찰을 결정할 수 있는 구조였다. 한편 최근에는 “입찰을 통해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에서 AI가 고객 의뢰 정보를 토대로 자동으로 가격을 결정, 안내하는 것으로 변화”했다고 파이 측에서 밝혔다.

디자이너가 생산 업무에 익숙하지 않을 경우, 공장마다 다소 널뛰기할 수 있는 것이 단가다. 파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태까지의 의뢰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실에 맞는 표준 가격을 제시하고, 이에 따라 의뢰자나 공장이 가격을 협의해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FAAI는 지난 12월 14일 의류생산 스마트센터 ‘오븐(OVNN)’을 새롭게 설립했다고 밝혔다. 동사 이지윤 대표는 “생산관리 업무는 작업지시서를 작성하고, 패턴을 뜨고, 샘플링을 하고, 원부자재를 발주해서 재단, 봉제를 물리는 작업이다”

“그런데 의뢰가 들어와서 재단까지가 병목현상이 제일 크다. 봉제라인에 물리기 전까지가 제일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부분이고, 봉제에 물리고 나면 일이 수월하게 끝난다”며, 봉제 전 단계까지의 기간을 압축시키고자 한 것이 설립 취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이미지로부터 패턴을 추출하는 AI 기술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패턴캐드의 경우 수작업으로 선을 하나하나 그려야 했던 반면, 파이는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이미지에서 패턴을 추출할 수 있는 것이다.

추출한 패턴은 보완 작업을 거쳐 3D 가상의류 샘플로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실물 샘플을 여러번 만드는 단계를 줄일 수 있다. 만들어진 패턴은 센터 내 자동 재단기를 통해 재단된 원단 형태로 봉제공장에 제공된다. 본생산 단계에서는 공장에게 작업지시서, 재단이 된 원단, 실물샘플이 제공되고, 공장은 이를 토대로 봉제만 하도록 한다는 것. 또 원부자재에 QR코드 관리를 도입하고, 재봉기에 디바이스를 부착해 봉제 공정을 추적하는 시스템을 센터 내에서 시범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공장 측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오더를 확인, 수주하고 디자이너 측은 생산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새롭게 출시 준비를 하고 있는 파이2.0 서비스는 의류 생산을 전혀 모르는 소비자도 1장 단위의 옷을 생산할 수 있다.

5) 향후 계획
파이는 올해 3월 출시를 목표로 파이2.0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파이의 서비스가 의류생산을 어느정도 아는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면, 파이 2.0은 의류 생산을 전혀 모르는 소비자도 1장 단위의 옷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인플루언서 제작, 기업의 단체복, 유니폼 등 의류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의 수요가 생각보다 크다”며, 이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파이는 그동안 기업브랜드 의뢰도 많이 받았지만, 기업의 경직성 탓에 개인 고객을 더 많이 유치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업브랜드의 경우 플랫폼의 특성을 무시한 채 이메일 의사소통, 업계 관행에 따른 결제, 대면 미팅을 요구해 장기적으로는 플랫폼으로서 성장하는데 영향을 크게 주지 않는다는 게 파이의 판단이다. 최근에는 와디즈와의 제휴를 통해 개인 고객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양한 개인 수요에 대응하고 의류 생산을 최적화함으로써 단납기, 소량 생산, 사용자 친화적 생산, 비전문가 생산을 구현하는 것이 파이의 방향성으로 보인다.

6) 시사점
파이는 거래 중개 액수 200억 원, 의류 브랜드 회원 800여 사, 개인 디자이너 회원 4,194명 및 공장 데이터 3,000여 개를 확보하고 있어 국내 의류 생산 플랫폼 중 손꼽히는 규모다. 초반에 사업 모델을 ‘생산 관리’에 집중하고, 봉제공장 및 디자이너의 단순 매칭이 아닌, 전문가의 적극적 생산 관리를 통해 의뢰자의 수요에 대응한 것이 주요 성공 원인으로 평가된다. 안정적인 기존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조금씩 변화함으로써 어느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스타트업으로서의 강점이다.

<취재: 이백현 기자>
해당 기사는 본지 신년특집, ‘형태 뚜렷해지는 패션봉제 플랫폼사업’에 일부입니다. 1월호 발행 이후 독자분들의 성원이 이어져, 일부 내용을 재편집해 온라인으로 총3회에 걸쳐 매주 게재합니다. 해당 특집 전문은 봉제기술 2021년 1월호(통권 553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thought on “특별기획 2 | 각양각색 스타트업, 어떤 서비스 제공할까? | 파이(FAAI)”

댓글은 닫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