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현장 탐방 | 본격 개소 준비 한창인 ‘성동스마트패션센터’를 다녀와서

패션 봉제의 새 문화를 이끌 공간과 설비

4월 본격 가동을 시작하는 서울 성동구 소재 ‘성동스마트패션센터’를 지난 3월초에 다녀왔다. 개소 준비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센터 설립의 주축인 성동패션봉제인연합회의 전 현직 회장을 비롯해 여러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다. 앞으로 성동스마트패션센터의 활발한 활약을 기대하며 동 센터의 이모저모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실어본다. <편집자주>
성동스마트패션센터 내부, 우측은 자동연단기, 좌측은 자동재단기가 설치되어 있다.

52평 가량의 상가 건물 2층에 캐드시스템을 비롯해 최신 자동 재단기와 연단기가 설치되어 있다. 이제 막 설치를 마친 장비에 대한 테스트가 한창이고 담당자에 대한 장비 사용교육도 진행 중이었다. 이곳은 성동구 지역 소재 봉제업체들의 희망이 담긴 공간. 바로 성동스마트패션센터이다. 지역 관계자들은 이 시설이 지금까지 봉제업에 씌어진 잘못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성동패션봉제인연합회의 신임 김두환 회장은 서울시와 성동구의 예산 지원으로 성동스마트패션센터가 설립되어 이 지역 봉제인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생산 환경을 제공할 수 있고 한발 앞서간 형태의 봉제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보였다. 동 센터는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공정화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시 예산 3억 5천만원과 성동구 예산 1억 3천 8백만원을 지원받았다.

성동센터와 같은 재단 공정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봉제지원 시설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 지자체 가운데 몇 개소가 이미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성동센터는 타 지자체들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성동센터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이러한 형태의 시설이 타 지역 지자체들로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성동센터의 안착 여부를 판별한 뒤 센터 설립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의중을 밝힌 지자체도 있을 정도다.

성동지역 봉제인들의 희망 스마트패션센터 본격 개소

성동구 지역이 주목받고 있는 또다른 이유는 무엇보다 지역내 봉제업 종사자들의 단합된 힘이 결집되고 있어 타 지역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성동 지역은 패션봉제인연합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며 집행부의 헌신적인 희생을 바탕으로 현장의 이익을 공유해 나가고 있다. 특히 성동패션봉제인연합회에 소속된 집행부 관계자들은 타 지역에 비해 연령대가 낮다.

연합회 신임 회장 역시 40대인 김두환 회장이 최근 선임되어 앞으로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성동연합회는 정부의 지원 사업에만 목매지 않고 봉제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했다.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연합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했고 그 한 가지 방법으로 교육 사업을 시작했다. 사실 성동구 소재 봉제업체들은 대부분 환경이 열악하다.

성동스마트패션센터 내에 설치된 자동재단기

서울시와 구청의 예산지원으로 환풍기, 조명 등 교체를 통해 작업 환경 개선 사업 등도 활발히 시도했다. 그러나 단순히 환경 개선 사업으로 봉제가 변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에 교육 사업을 생각했다고 김두환 회장은 밝혔다. “마침 본격 궤도에 오른 스마트패션센터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센터를 둘러싼 구성원들이 이 설비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초 교육이 필요했다. 센터 설립 전부터 이미 기초 캐드 교육은 실시했다. 캐드 교육은 센터 활용을 위한 기초 단계인데 이것이 한두 달에 되는 것이 아니다.

재단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캐드(CAD)는 6개월, 캠(CAM) 은 3개월 정도 교육해서 기술 인력을 양성을 해야 한다. 교육 사업을 시작한 이후 캐드 장비도 1대로 시작한 것이 지금은 3대로 늘어났다. 설비가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개별 봉제업체 담당자들이 캐드를 통해 패턴을 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을 봉제업체들에게 적극 홍보했다. 그 결과 젊은 봉제인들이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나이 지긋한 사업주는 자제를 데려와 교육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자신은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으니 가업을 승계할 자제에게 대신 기술을 익히게 하겠다는 뜻이다.

젊은 인재 키워야 봉제 희망 교육사업 통해 신기술 심어

다행히 그 자제도 열심히 배운 결과 현장에 적극 활용해 사업 운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사실 우리가 하는 교육 사업은 젊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함이 크다. 젊은 친구들을 양성하고 인재로 키워야 앞으로 봉제가 살 수 있다.” 앞으로 성동재단센터는 관내 모든 사람이 공평하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센터 운용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시설을 사용하기 위해서 연합회는 자동 재단기 공급업체의 도움을 받아 운용 앱을 만들어 공개적으로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성동스마트패션센터는 관내 모든 사람이 공평하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센터 운용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는데, 자동 재단기 공급업체의 도움을 받아 운용 앱을 만들어 공개적으로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동 센터를 통해 재단작업을 진행할 경우 우선 앱으로 접수하고 실시간 사용현황에 따라 작업 시간을 부여받아 작업을 진행하면 된다. 실시간으로 작업 현황을 파악할 수 있어 작업 예측 시간을 파악할 수 있다. 앱을 통해 현재 진행되는 모든 작업 상황을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작업을 진행하면 재단센터의 이용률을 높일 수 있고 작업성과도 누구나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예산을 지원한 서울시와 성동구에서 사용현황과 실제 센터 시설 이용 결과물을 파악할 수 있어 사업의 실효성을 가늠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다.

성동패션봉제인협의회는 센터 이용 방법에 대해 많이 고민을 했다. 전임회장인 박상현 상진사 대표는 실질적으로 봉제현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지금 봉제는 변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많이 변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에 스마트 공정화 사업 차원에서 서울시와 성동구의 지원으로 우리 구에 이런 공동재단 시설이 들어오면서 사실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연구를 많이 했다. 그동안 타 지역에 설치된 비슷한 시설에 대해 직접 다니며 조사하고 관계자 인터뷰 등을 통해 자료를 모았다.

센터 운영 방법 조사에 심혈 다양한 사례 연구해 반영

실패한 사례도 분석하고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 부분도 찾아보았다. 그리고 예산 낭비가 되는 부분이 어디이고 어떻게 하면 최대 효율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연구했다. 사례들을 연구하면서 우리는 한편으로는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 성동연합회는 청년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아무래도 첨단 장비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젊은 분들이 훨씬 접근성이나 친숙도가 높고 이해도 빠를 것이다.

성동패션봉제연합회 박상현 전임회장, 김두환 현회장(우측)

젊은 봉제인들이 캐드캠 활용 기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구성원들이 활용 능력을 갖추면 자연스럽게 센터 활용도도 올라간다. 교육일정을 일과가 끝난 저녁이나 주말 시간에 잡아서 열정이 있는 젊은 봉제인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 저 역시 주말을 이용해 직접 캐드캠 기술을 배우고 있다.” 패션센터 가동과 더불어 성동연합회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자체적인 소통 공간으로 카페 운영을 시작했고 자체생산 브랜드를 통해 직접 생산 판매 활동도 실험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2020년 마을 기업 선정으로 성동패션봉제인연합회(전신은 나눔봉제협동조합)에서는 OFF LINE 및 caffe(‘N.TREE COFFE & SHOP)를 운영 중이다. CAFFE를 겸한 SHOP IN SHOP인 ‘N.TREE COFFE & SHOP’을 통해 회원사들이 직접 디자인하여 만든 제품을 자체 판매해 나가고 있다. 현재 매장에는 의류 제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사회적 기업이나, 기타 소상공인들의 상품을 전시, 위탁판매도 진행이다. 카페는 제품 판매나 음료 판매에 대한 수익보다 봉제인들에게는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만남의 장으로 , 혹은 주민들에게는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카페는 수익의 개념보다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체 생산 브랜드인 ‘N.TREE’는 “나누는 행복, 함께 일하는 즐거움”을 모토로 청년디자이너와 봉제인 2세대 및 숙련된 장인 봉제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제품이다. 편안한 디자인, 고품질의 여성 의류를 만들어 가는게 N.TREE의 목표라고 한다. N.TREE는 창동 하나로 마트 내 공감마켓 정을 비롯해 소영씨 마켓, 김포공항 내 사회적 기업 마켓에 입점되어 있다. 지난해 김포공항점에서는 약 1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변해야 살 수 있다는 신념으로 협의체 집행부 헌신 절대 필요

현재 자체브랜드는 회원사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방식인데 실험적인 측면이 크지만 향후 발전된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브랜드를 어떻게 성장시키고 이를 둘러싼 관계사의 역량을 높여갈 것인지 실험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현재 매출은 많지 않지만 그 의의는 크다고 관계자는 말한다. 성동패션봉제인연합회는 회원이 270명이며 성동지역 연합회 2018년도 중기부 서울청에 정식 인가를 받은 단체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봉제업체를 위해 서울시의 안심마스크 430만 장 원단 공급 역할을 수행해 13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 수익금을 관계있는 각 조합에 배분했고 또한 엔트리 카페 창설 기금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정부가 예산을 지원한 만큼 성동스마트패션센터가 봉제업계에 모범적인 성공사례를 만들고 나아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어야 하는 고민을 성동연합회 전현직 회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은 하고 있다. 특히 봉제업체들이 모여 조합이나 협의체를 조직해 운영해야 하는 만큼 난관도 많다. 전 회장인 박상현 대표도 수년전부터 현장이 발전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지역 봉제 관련 단체들을 만나고 고민해 왔다. 특히 근래 들어 수많은 지역에서 봉제 관련 조직이나 단체가 생기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 우려되는 점도 있다고 말한다.

“봉제 관련 조합이나 협회가 많이 생기고 있지만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좀 답답한 심경이다. 최근 몇 년 간 각 지역의 많은 조합이나 봉제단체의 회장님들을 만나 보았다. 그 분들을 만나서 느낀 것은 협회나 협의체는 네 것 내 것 아니라 우리들 것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인식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함께 가면서 공동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사익을 위해 활용해서는 안 된다. 협의체를 이끄는 분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 봉제는 변해야 한다. 그런데 사실 50~6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봉제업의 현실상 쉽게 바뀌기는 힘들다. 협회를 이끌면서 가장 힘 빠지는 경우가 “난 봉제 좀 하다가 그만 둘거야”라는 말을 들을 때이다.

기성 봉제인들의 인식이 이렇다면 봉제는 정말 변화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청년, 젊은 봉제인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 연합회를 이끄는 이사진들은 다른 협의체에 비해 상당히 젊은 편이다. 회장도 40대가 맡았고 이사진들 평균 연령도 40대이다. 이 사람들은 “봉제 하다가 안 되면 그만 둘거야” 같은 이야기는 안한다. 성동구에는 봉제공장이 약 2,300개가 있으며 사업자등록을 한 업체는 874개사다. 우리 성동연합회에서 봉제사업을 진행할 때 다른 자치구의 사례를 많이 연구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특정 자치구를 지칭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협회 따로 현장 따로 놀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봉제산업 문화를 바꾸는 역할 스마트, 디지털 세상에 적응

동센터에 자동재단기를 공급한 삼원산업 이양수 대표(맨좌측), 윤민한 전무(맨우측), 연단기를 공급한 세명정밀 김종철(좌측 두번째)대표가 성동패션봉제연합회 전 현 회장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협의체나 관련 조합은 예산 따오는 데만 신경을 쓰는데 정작 소공인들이 그것으로 인해 변화하거나 뭔가 이익을 공유하는 그런 느낌을 거의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공무원들을 만나면 대놓고 이야기 한다. 제발 공짜로 주는 거 하지 마라. 그러면 봉제업체들의 인식을 절대 개선할 수 없다. 정당에서 나서면 표 의식해서 예산 나눠주려고 하고 지자체도 표만 신경을 쓰면 봉제업체들은 별로 바뀌는 게 없다. 결국 협회나 조합은 예산 따오기 위한 중간 브로커 역할만 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것이 아니고 정말 봉제가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그것을 위해 뛰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마트패션센터의 설립은 변화를 위한 시금석으로 연합회는 생각하고 있다. 센터를 통해 봉제업의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계기를 가지고 싶다고 김두환 회장은 이야기 한다. 힘들고 열악한 환경이 아닌 디지털 세상에 잘 적응하는 젊은 산업으로 도약하고 싶은 것이다. “이제 임가공은 한계가 있다. 우리 내부적으로 자체 생산 판매가 가능하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지난겨울 비수기 때 봉제공장 사장님들 중에 인적 없는 텅빈 공장에 난로도 꺼놓고 혼자 앉아 있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왜 빈 공장에 혼자 앉아 있냐고 물으면 주문전화 기다린다는 말을 들었을 때 진짜 안타까웠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자고 생각했다. 실제 소규모 봉제 현장에 가보면 재단판이 공장의 절반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이 비싼 임대료를 내면서 재단판만 없애도 임대료 부담이 확 줄지 않을까, 재단사가 없으면 인건비도 줄일 수 있고 그리고 먼지가 제일 많이 발생하는 재단판을 치우면 작업환경도 개선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5개 공장이 모여서 재단판 다 덜어내서 없애고 자동 재단기 활용해 재단센터 세우면 재단사 3명만 있으면 되고 각자 운영비 내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실제 센터를 가동하게 되니 그 생각이 현실이 되고 있다. 재단판만 없애도 인건비, 작업환경, 임대료를 확 줄일 수 있다. 봉제는 인력 없이는 할 수 없다. 앞으로 봉제는 지금의 작업 공정에서 부분적으로 자동화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러면 인력을 줄일 필요도 없고 현재 수준에서 생산성은 더 높아지게 된다. 그리고 정말 업계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가 스스로 봉제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봉제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많지만 우리가 힘을 갖지 못한 이유는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종사 인구가 많음에도 정치권에서 제대로 입김을 낼 수 없는 이유도 자존감이 약했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우리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제대로 우리의 소리를 낼 수 있어야 봉제가 대접 받을 수 있다.”  <취재: 이상철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