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 박세연 | 타투드 커스텀 데님 대표

“제조는 의류의 근본, 세계적 데님 브랜드 만들고 싶다”

박세연 대표는 미국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고, 리바이스 수선·커스텀 청바지 매장에서 테일러로 활동하다 한국으로 왔다. 그는 ‘청바지 장인’인 데님647 차경남 대표가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에서 다시금 청바지를 배워 ‘타투드 커스텀 데님’을 창업했다. 맞춤 청바지를 만드는 ‘타투드 커스텀 데님’은 어떤 곳일까? 박세연 대표를 만났다. <편집자주>
박세연 대표의 브랜드 ‘타투드 커스텀 데님’은 체인스티치 자수를 청바지의 타투에 비유해 모티브로 삼았다.

‘젊은 사람이 재밌는 일을 벌이고 있다’ 박세연 대표의 연락처를 받았을 때 처음 들은 말이다. 박 대표는 샌프란시스코의 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뉴욕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리바이스 테일러샵에서 데님 테일러로 활동했다. 이후 브루클린에 위치한 맞춤형 청바지 봉제샵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데님647 차경남 대표가 운영하는 데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 교육을 받고 ‘타투드 커스텀 데님’을 창업했다. 타투드 커스텀 데님은 맞춤형 청바지를 제작 판매하고, 고객 청바지에 다양한 커스텀을 제공하는 브랜드다. 기성복 제작은 하고 있지 않다.

“이전에 근무했던 리바이스 테일러 샵은 청바지 수선이나 커스텀을 해 주는 공간이고, 직접 맞춤형 데님을 제작하는 공간은 아니었어요. 리바이스 입사 이전엔 학교를 다니면서 디자이너 활동을 하고 있었고, 당시 활동 중 리바이스 샌프란시스코 수석 테일러를 만났는데, 그분이 하는 청바지 테일러링, 체인스티치 자수가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이 길을 걷게 된 건 그때부터였어요. 이후 브루클린에서 맞춤형 데님을 제작해보면서 커리어를 쌓았고, 한국으로 와서 창업하게 됐죠.” 박세연 대표는 미국에서 청바지 경력을 쌓으면서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 환경, 인식, 대우를 경험했다고 했다.

미국서 데님 수선·봉제 경력 쌓아 한국서 다시 데님 교육 받고 창업

손힘을 동력으로 작동하는 빈티지 싱거 재봉기

“미국 봉제는 외국인 노동자들 위주예요. 아무래도 인건비 때문에 외국 쪽에서 봉제기술을 가지고 계신 분이 미국으로 와서 봉제를 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도 미국에선 어느정도 대우를 받아요. 기술자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미국은 테크니션들을 높게 대우해 주는 문화가 있거든요. 한국은 아직 그러진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앞으로 5년에서 10년, 봉제 하시는 분들 은퇴하시고 나면 테크니션이 거의 없으니까, 사라지면 그때서야 소중함을 느끼게 될 것 같아요.” ‘타투드 커스텀 데님’은 크게 맞춤형 청바지 제작, 청바지 수선, 체인스티지 자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에서는 맞춤 청바지라는 컨텐츠가 아주 새로운 거예요. 보통은 기성복 청바지 말고는 잘 알려져 있지 않죠. 미국에선 시장이 엄청 큰 건 아니지만, 맞춤 청바지 시장이 이미 활성화 되어 있어요. 한국에서는 활성화가 되지 않았으니까, 아무래도 그 아이템을 가지고 여기서 시작을 하게 되면 선두 주자 쪽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체인 자수는, 손님이 원하는 도안을 가져오면 도안을 옷에 새겨주기도 하는 식으로, 청바지에 대한 다양한 커스텀을 제공하는 컨셉이죠. 한국에서는 청바지를 비롯한 커스텀 의류를 제작해 주는 곳이 거의 없어요. 제가 알기론, 체인 자수는 저 혼자 하는 것 같고, 맞춤 청바지 시장도 이제 막 걸음마 단계예요. 이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지만,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죠.”

맞춤 청바지는 한국서 새로운 작업 판매 초기이지만 반응 좋은 편

새로운 아이템은 새로운 게 장점이지만, 대중들에게 이 아이템이 어떤 물건이고, 왜 가치가 있는지 설득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아이템보다 어렵다. “그래도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소득 수준이 점점 높아져 가다 보니 좀 더 좋은 옷을 입고 싶어하는 욕구가 생겨나기도 하고, 맞춤 청바지라는 아이템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추세죠.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통해 홍보도 활발하게 하고 있고요. 제가 이 공간을 2월에 들어왔고, 3월 1일을 기점으로 판매를 시작했어요.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판매가 이뤄지고 있고요. 제공하는 메인 서비스는 맞춤 청바지랑 커스텀 체인 자수고, 밑단 수선, 누빔 수선 이런 기본적인 수선도 하고 있어요.” 맞춤형 청바지 제작 비용은 원단이나 부자재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한 마에 15,000원~20,000원 수준의 원단을 2마 반 정도 사용해야 하므로 원단 값만 4만 원 정도 들어간다고 했다.

타두드 커스텀 데님의 샘플실, 박 대표 외 2명이 셰어하는 공간.

단추 등 부자재와 맞춤 제작 인건비를 추가해서 가격이 책정되므로, 실질적인 가격은 10만 원 내외가 된다고 했다. “반대쪽은 샘플실이고, 여기는 사무공간이에요. 샘플실에서 직접 제가 청바지 제작, 체인 자수 같은 작업을 진행하고요.” 박 대표가 기성복을 안 내놓는 이유는, 맞춤형 데님을 계속하면서 인지도가 쌓였을 때 본격적으로 시작하는게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보통의 브랜드가 처음부터 의류를 수십 장씩 제작해 사업에 뛰어드는 것과는 다른 출발인 셈이다. “미국에서 데님 커스텀, 테일러링을 하다 왔으니까 그것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이었던 거죠.” 의류 브랜드가 창업부터 자생력을 가지기까지 상당한 시간, 노력, 노하우가 필요한 것은 물론 재고 위험까지 떠안는다. 따라서 맞춤형 청바지 주문제작, 수선 등으로 인지도를 쌓는다는 전략은 상당히 괜찮은 출발로 보였다.

맞춤 청바지로 인지도 쌓아 기성복 도전 사무공간, 샘플실 셰어로 초기비용 절감

“저희가 팀원이 2명 더 있어서, 총 3명으로 이쪽 사무공간과 저쪽 샘플실 공간을 공유하고 있어요. 각자 다른 비즈니스를 하지만 월세나 다른 비용을 분담하는 거죠. 덕분에 초기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었죠.” 주로 어떤 성향의 고객들이 많이 찾는지 궁금했다. “맞춤 청바지 같은 경우엔 어느정도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고객이에요. 적게는 20대 후반부터 30대, 40대가 분들이죠. 커스텀 자수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있어서, 고객들의 연령층, 성별층도 다양해요. 원하는 모양의 자수를 새길 수 있고요. 그리고 미국에서 제조된 빈티지 기계를 가지고 만드는 걸 좋아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Singer 같은 미국 빈티지 재봉기를 써서, 그 기계로 만든 청바지를 입고 싶어 하시는 거죠. 저희도 빈티지 기계 2대를 구비해 놨어요. 이 기계로 청바지를 제작하거나 수선하는 걸 원하시는 분들에겐 그렇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분들에겐 한국산 기계를 같이 사용하고요. 사실 빈티지 기계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국산 재봉기 사이에 작업물의 큰 차이는 없어요. 이를테면 감성의 차이인 셈이죠. 크게 다른 건 없고, 빈티지 기계로 만들어졌다는 의미가 있는 거죠.”

‘빈티지 재봉기로 만들어졌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고객도 많다.

미국에서 이미 경력을 쌓았음에도 한국에서 다시 데님 교육을 전문가에게 받았는데, 이유가 있는지도 궁금했다. “그 전까지는 공장 시스템이나 생산 방식을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공장에서 청바지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과 그냥 맞춤 청바지를 만드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더라고요. 생산력에서도 다르고, 생산 공정에서도 많이 달라요. 그런 걸 좀 배우고 싶어서 데님 647의 차경남 선생님께 배운 거죠. 지금은 맞춤 청바지를 직접 만들고 있지만, 추후에 제가 브랜드를 냈을 때도 이런 생산 시스템을 알고 있으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배울 수 있는 건 다 배워놓고 시작한 거죠. 교육이 크게 도움이 됐어요.” 앞으로의 목표는 어떤 건지 물었다.

전문 제조기술 브랜딩해 세계적 브랜드로 제조는 의류의 근본, 알고 디자인해야

“국내에는 스타 데님 브랜드가 현재 없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데님 브랜드가 없는 거죠. 저는 세계적인 데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자체적인 샘플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랑, 패션, 봉제, 워싱 다 전문적으로 알고,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업이에요. 지금도 제조는 패턴, 재단, 봉제 다 여기서 해결할 수 있어요. 다른 브랜드가 할 수 없는 걸 저희가 할 수 있기 때문에, 분명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자체적으로 봉제, 디자인, 워싱 다 우수한 기술을 갖추고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게 목표예요. 데님 교육을 받으면서도 느낀 거지만, 제조를 알고 디자인 하는 것과 제조를 모르고 디자인하는 건 달라요. 제조가 의류의 근본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알고 디자인해야 더 좋은 옷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하고 있는 체인 자수, 수선 같은 서비스는 나중에 브랜드를 만들었을 때도 유지할 생각이에요. 우리는 이런 기술 갖고 있다, 맞춤형 제조도 가능하고, 수선, 자수기술도 우수하다, 라는 식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거죠. 지금 쓰고 있는 상호가 타투드 커스텀 데님인데, 브랜드를 내면 ‘타투드 데님’으로 낼 생각이에요. ‘타투드 커스텀 데님’은 이 ‘타투드 데님’의 안에 들어가는 거죠.” <인터뷰: 이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