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뷰 | 송하윤 | 모예(Moye) 대표

“선주문 후생산으로 초기자금 걱정 해결하세요”

프리오더 플랫폼 ‘모예’는 패션 얼리어답터를 위한 선주문 플랫폼이다. 플랫폼에 게시된 샘플 이미지를 보고 고객들이 일정량 이상 제품을 주문하면 결제와 생산이 진행되어 재고 및 최저생산수량의 제약이 적다. 또한 제품을 생산하기 전 플랫폼에 접속한 고객들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브랜드 창업가의 시행착오를 줄여 프로젝트 성공을 돕는다. ‘모예’를 창업한 젊은 창업가, 송하윤 대표(24)를 만났다. <편집자주>

봉제공장의 대량 생산 수요는 진작 해외생산기지로 빠져나갔고, 어떤 거래처든지 갈수록 생산 수량이 줄어가는 환경에서 신진 브랜드, 청년 창업가들은 더 이상 가벼운 거래처가 아니다. 기존의 대량 생산 오더가 인건비, 단가 문제로 결국 저임금국을 향하기 때문이다. 한편 신생 브랜드와 창업가들은 수량과 물류비용, 신속성 측면에서 국내 생산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보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자생력을 갖춘 소규모 브랜드를 전개하고, 성공할수록 국내 봉제공장의 일거리도 늘어나는 셈이다. 그러나 패션 브랜드를 창업하면 부딪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다양하다.

어디에서 어떻게 생산해야 하는지, 마케팅은 어떻게, 온라인 상품페이지는 어떻게 만들 것인지 등, 다양한 의사선택을 해야 하고 이 모든 것들에 대한 노하우를 갖춰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브랜드가 비즈니스 노하우를 갖추려면 본래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고, 때로는 그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시행착오에는 돈이 든다. 대부분의 사업이 꼬꾸라지는 것은 이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예는 바로 이 부분에서, 선주문을 통해 재고위험 및 소비자금을 줄이고 데이터 피드백을 제시해 브랜드가 ‘노하우’를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청년 창업가 국내 생산 선호, 생산과 마케팅 문제 등 난관

디자이너가 샘플을 제작해 프리오더 프로젝트를 모예에 등록하면, 소비자들은 그 샘플 이미지를 보고 상품을 주문한다. 주문 금액이 목표치 이상을 달성하면 해당 제품을 양산해 소비자에게 배송한다. “특정 금액이 넘어야 생산되는 방식이라서 선주문으로 진행해도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해요. 이런 방식이 아니면 MOQ(최소주문수량)가 200장인데, 무리하게 50장 정도를 생산해야 되는 상황에 놓을 수도 있죠. 공장에서 생산을 거부할 가능성도 높고, 디테일을 제거해야 된다던가, 패턴을 수정해야 되는 경우도 생겨요. 모예는 실제 사전에 약속된 MOQ를 기반해 결제가 이뤄지고 거기에 도달하지 않으면 아예 프로젝트가 무산되니까, 그런 부분에서는 안전해요.”

모예를 창업한 송하윤 대표는 패션을 전공한 대학생으로 쇼핑몰, 패션브랜드 등 여러 사업을 경험한 후 모예를 창업했다. “모예를 시작하기 전엔 몇 차례 쇼핑몰, 패션브랜드를 직접 만들어 보는 과정을 거쳤어요. 그런데 의류학을 전공해도 막상 브랜드를 만들려 하니까 굉장히 어렵고 모르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공장은 어디서 찾고 단가는 대략 얼마를 책정해야 하는지, 마케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같은 것들이요. 처음엔 좌충우돌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해 가면서 옷을 만들었는데, 한번에 많이 만든 옷이 거의 안 팔리더라고요. 당연히 힘들었죠. 그래서 정보비대칭, 불확실한 수요예측 같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꽤 수요가 있지 않을까, 해서 창업을 생각하게 됐어요. 학교를 다니면서 준비하다가,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진행한 것이라 아직 졸업은 하지 않은 상태예요. 2019년도 7월 26일에 법인을 설립했고, 직접적으로 서비스를 론칭한 건 작년 1월이에요. 매출이 좀 크게 늘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작년 7월 즈음이고요.”

송하윤 대표는 모예를 통해 훌룡한 패션브랜드 CEO가 된 사람들을 보는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개발이 어려웠어요. 저는 전혀 모르는 분야고 개발자를 고용할 만큼 돈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거든요. 진짜 창업하고 한 3개월 동안은 개발 쪽 공부만 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아는 대표님이 커머스 솔루션 API를 개발하셨는데, 클레이풀이란 업체거든요, 그 대표님이 도와주셔서 첫 베타 서비스 론칭을 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 론칭해 보니까 수요가 많았고, 트래픽도 소비자 쪽에서 나쁘지 않게 발생했어요. 그때부터 고도화하고, 개발자 고용하기 시작하고… 이렇게 출발했죠.” 대표로서, 자신보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고 움직이는데 부담이 없는지 물어보았다.

불확실한 수요 예측 문제, 선주문 받는 방식으로 해결

“회사생활이 어떤 건지 좀 알고 회사를 만들려고 했다면 오히려 더 힘들었을 것 같기도 해요. 저 같은 경우엔 사람을 관리의 대상으로 보지 않아요, 이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을 믿고 채용했다면, 그 사람한테 최고의 자율성이 있었을 때 가장 일을 잘 하게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제가 관리할 건 이 사람의 모티베이션, 동기, 이런 부분이죠. 흥미와 보람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최대한 조성하는 거예요. 저는 어떤 사람의 업무 자체를 평가하지는 않거든요. 경험이 없으니까, 평가할 능력도 안 되고요. 그래서 반대로 사람이란 건 관리, 피드백하고, 쪼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서 모인 거고, 다 그 뜻이 있다는 신뢰를 전제로 삼았어요.”

“군대 문제는 미필 상태고요. 가야 해요. 작년에 투자받을 때도 좀 이슈가 되긴 했었는데, 그때 설득한 건 어차피 저는 ‘어떤 회사의 대표’보다는 ‘창업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고, 군대를 6년 정도는 미룰 수 있을 것 같은데, 6년 안에 이 회사를 자생력을 갖춘 상태로 만들고, 저보다 더 잘하는 전문경영인을 고용하겠다고 했죠.” 송 대표는 처음엔 초창기 디자이너들의 자금조달을 수월하게 해주는 역할 정도를 생각했다고 했다. “선주문을 받으면 샘플만 만들어도 주문을 받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처음엔 저희의 본질은 ‘자금조달을 수월하게 해주는거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모예를 진행하면서 자금조달 뿐만 아니라, 실제 선주문으로 생산을 진행했으면 이후에는 무신사같은 곳에서 상시 판매를 해야 하는 거잖아요? 여기에는 대한 수요 데이터의 분석이 조금 더 큰 핵심 역할을 하는 거라고 봤어요. 선주문으로 자금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이 샘플에 대한 진짜 고객이 누구인지. 어떤 이미지를 보고 들어왔고, 체류시간이 얼마나 됐고, 컨셉 페이지의 어떤 부분에서 고객이 이탈했고, 주 고객층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연령은 어느 정도인지, 이런 것들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거예요. 샘플 단계에서 추측한 것과 실제 마켓에서 만난 고객은 다를 수 있거든요. 이런 수요 데이터를 다른 플랫폼보다 더 깊게 제공하는 게 저희 플랫폼의 매력이에요.”

초기엔 자금 조달 도우려 시작, 깊고 넓은 정보 제공 플렛폼

모예의 다음 스탭은 소비자와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환경(앱)을 개발하는 것이다.

한편 최근 모예는 의류생산 플랫폼 오슬*과의 협력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송 대표에게 조금더 상세한 이야기를 물어봤다. (*오슬은 디자이너에게 다양한 복종/지역별 공장 데이터를 제공하며 의류 생산대행(프로모션) 서비스도 제공하는 의류생산 플랫폼이다.) “오슬은 디자이너와 공장을 매칭해주잖아요. 저희는 디자이너랑 패션 얼리어답터를 매칭해주는데, 디자이너를 고객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요. 오슬은 생산플랫폼으로 디자이너의 제품 제작을 돕고, 모예는 선주문 플랫폼으로 판로를 제공하는 식으로 협력하는 거죠. 밸류체인으로 보면 수익모델이 겹치지 않고 서로의 고객을 연결할 수 있어요. 이를테면 모예에 프로젝트를 등록한 디자이너가 오슬을 통해 의류를 생산해 판매하면, 저희에게도 오슬에게도 이득인 거죠.“

“지금 당장 계획하고 있는 건 모바일 앱이에요. 현재는 모예플랫폼 컨텐츠가 프리오더 밖에 없는데, 브랜드들이 프로젝트를 올리지 않아도 포스팅이나 SNS처럼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서 사전에 브랜드파워, 팔로워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예요. 5월 중순에서 말로 기간을 잡고 작업을 하고 있어요. 일반적인 쇼핑 플랫폼에서는 공급자와 소비자와의 의사소통이 일방적이고, 소비자가 브랜드에게 의사를 전달하는건 쉽지 않죠. 이른 바 ‘티키타카’가 안 되는 거예요. 신규 브랜드들은 브랜드파워가 없잖아요? 브랜드파워를 구축하려면 시간을 많이 들이거나, 마케팅비를 엄청 써서 구축해야 되는데 보통은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요. 그런 브랜드들에게 마케팅비를 쓰지 않고 포스팅, 뉴스를 올려서 소비자와의 소통을 통해 팔로워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프리오더로 자금 걱정도 덜고요.”

창업 과정 문제점 해결, 누구나 꿈을 펼칠 수 있어야

브랜드 사업 시작이 2019년, 팩토리유니콘 설립이 2020년이다. 팩토리유니콘은 짧은
시간에 존재감을 넓혀 왔고, 플랫폼 업계 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모예를 창업,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이 있었던 경험은 어떤 것인지 물어봤다. “모예는 최초엔 패션 전공생을 위한 플랫폼이었어요. 초기엔 패션 브랜드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안 받고, 대학생들만 참여했거든요. 그런데 대학생 시절 저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던 분들이 지금은 훌륭한 패션브랜드 CEO가 되어 계속 사업을 이어가시고 계세요. 그걸 보고 있으면 보면 너무 뿌듯하죠. 패션 전공생 분들이 모예를 통해서 처음으로 고객을 경험해보고, 적절한 상품을 만들어 무신사 같은 상시판매 플랫폼에 입점하기 시작하고, 배송인력을 두고, 창고를 만들고…. 이런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거든요. 진짜 기분 좋은 일이에요. 이런 사례를 보면 저희가 패션 브랜드를 운영할 때 겪었던 어려움을 정말 모예를 통해서 해결했고, 어느정도 검증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앞으로 저희 사업이 유지가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쾌감이 더 대단하겠죠. 모예가 꿈꾸는 것은 정말 누구나 나만의 브랜드 나만의 제품을 간단하게 만들어 보고 바로 테스트해 볼 수 있고, 또 노력에 따른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송 대표는 봉제공장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저희 비즈니스가 디자이너, 초기 패션브랜드를 대상으로 하긴 하지만 결국 생산하는 사람들의 자금조달을 위한 솔루션이에요. 저희가 직접 브랜드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공장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저희를 소개해주시면 굉장히 효과적이죠. 공장분들 입장에서도 거래처들이 50장짜리도 생산해보고 반응 좋으면 많이 생산하고, 이런 경우가 대부분일 텐데 선주문 방식으로 생산하면 샘플만 가지고도 반응이 좋으면 한번에 많은 오더가 들어올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좋은 패션브랜드가 있으면 저희에게 소개시켜 주세요. 서로에게 도움이 될 거예요.”

<인터뷰: 이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