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 | K&J어패럴 代表

겨울철이 예전보다 따뜻해지면서 모피 가죽의류의 경기가 예전만 못하다. 과거 화려한 패션을 뽐내며 은근한 부의 상징으로 통하던 모피코트가 요즘에는 기후탓, 경기탓으로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모피 가죽 생산 봉제업체들도 좋은 시절 다갔다며 신세 한탄하는 소리가 늘어나고 있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며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눈을 부라리는 이들도 있다.
모피의류 전문 봉제업체인 서울 금천구 독산동의 K&J어패럴의 김대식 사장. 그는 요즘 생존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하루가 짧다.
“요즘 힘들지 않은 봉제업체가 어디 있을까요? 특히 저희 모피 가죽업계는 요즘 더 힘든데 많은 공장들이 오더 없어 거의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다시피 놀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로는 얼마 버티기가 힘들 것이라고 이야기들 합니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수십년 파온 일인데 하루아침에 다른 우물 찾아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모피 봉제가 어려운 것은 소비 침체로 오더가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공장들은 오더가 줄자 어쩔 수 없이 공장 가동을 멈추고 오더 오기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천수답처럼 비오기만 기다리는 방식의 봉제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이런 한심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올해부터 자체브랜드 사업을 시작했다.
‘IMPLUS(충동)’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자체 판매망을 확충해 가고 있다. 이 브랜드를 전개하기 전에도 사실 자체 판매는 조금씩 해오고 있었다. 브랜드 없이 모피 가죽의류를 취급하는 소매점에서 요구하는 대로 만들어 소량씩 판매해 왔다.
또한 번화가는 아니지만 공장이 딸린 건물에 직영판매장도 만들어 소매를 해왔다. 그러던 차에 더 이상 단순 임가공은 힘들겠다는 판단이 들어 본격적으로 자력 생존의 길을 찾아 나서게 된 것이다.
“가죽 모피 봉제는 생각보다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일반 봉제품과 다르게 한 벌당 임가공비도 상대적으로 비싸 보이지만 그 공정을 따져보면 결코 높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소비침체로 실적이 저조해 가죽 모피 봉제 임가공료가 더 내려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단순 임가공 공장들이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가죽 모피 작업을 가장 많이 하는 지역이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라고 한다.
현재 이 일대 가동 공장 중 약 80%는 개점휴업 상태라고 이야기 한다. 단순 임가공만 하는 공장들이 이미 성수기로 접어들어야 할 시점인데도 일감이 없어 공장을 돌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요즘 가죽 모피 경기가 전세계적으로 침체 양상입니다. 국내 시장도 이미 오래 전부터 침체를 겪었고 비교적 경기가 좋던 중국 시장마저 최근 얼어붙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유럽 시장도 별로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모피제조 공장들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저가 수입산 제품의 홈쇼핑을 통한 대량 유통입니다.
전통적으로 가죽 모피 제품은 가두점 매장을 통한 판매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 홈쇼핑이 무시못할 유통 경로로 떠올랐습니다.
이 경로를 통한 판매는 거의 저가 수입제품이 많아 국내 제조업체들이 상당히 타격받고 있습니다.”
안팎으로 이런 어려움이 산적해 있지만 25년 모피 업계에서 잔뼈가 굵어온 만큼 김대표는 정면 돌파를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생산현장에서도 있어보고 프로모션업체에서 영업 생활도 해보았기 때문에 이 업계의 생리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그가 자신감 하나는 충만한 한 가지 이유다.
“모피업체에서 직원 생활를 3년 정도 하다가 직접 업체를 설립하고 개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젊은 나이였지만 모피 임가공을 하면서 판매도 겸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금이었습니다.
사실 모피는 원자재가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자금이 부족하면 사업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모피 판매는 접고 수출 오더 전문인 임가공 공장만 하게 되었습니다.

<기사의 전문은 월간 봉제기술 2016년 7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