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현지르포 | VIET PAN-PACIFIC CLOTHING CO., LTD.

태평양물산은 1993년 VPA(VIET PACIFIC APPAREL) 설립으로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베트남에 1개의 사무소와 9개의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그중 베트남 북부지역 박닌에 위치한 VIET PACIFIC CLOTHING(이하, VPC)은 태평양물산이 해외에 설립한 공장 중 최대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VPC의 이상현 법인장을 만나 공장 현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서 빠져나와 북동쪽으로 30km, 약 1시간여 차로 이동하면 박닌(Bac ninh) 지역 태평양물산 현지 VPC 공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넓은 공장부지에 잘 관리된 공장 환경으로 인해 무척이나 깔끔한 인상을 심어준다. VPC는 베트남 현지 공장 중에서도 우븐과 니트를 동시에 생산하면서 생산 라인수와 생산 케파가 가장 많기로도 유명하다.

– VPC가 베트남에 설립된 시기는 언제이며,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2003년 11월에 가동을 시작해 14년차에 접어들었다. VPC는 우븐과 니트 생산라인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우븐 생산라인(A동)과 니트 생산라인(B, C동)으로 구분되지만 하나로 통합되어 운영된다. 우븐 라인은 20개로 1,3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간 210만장을 소화하고 있다. 니트 라인은 32개로 2,000여 명이 연간 960만장 케파를 생산하고 있다. 미주와 유럽 오더만을 전문으로 하다 보니 주 바이어는 Columbia, Peak performance, Discovery, L.L.Bean 등 스포츠 및 아웃도어 브랜드 그리고 Lane bryant, T.J.Maxx, Target 등 여성복 및 대형 할인마트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유명 브랜드는 대부분 거래하고 있다.

– 베트남 북부지역에 진출한 업체들 대부분이 우븐류가 많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니트류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염색, 가공, 워싱 등의 버티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VPC 인근 박장에 위치한 워싱가공 및 생산법인인 PWW(PAN-PACIFIC WORLD WASHING) 완공으로 버티컬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그리고 니트는 기본적인 수량이 많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병행되어야 하지만 우븐은 수량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힘들다. 특히 베트남 북부지역은 습기가 많아 니트류 생산에 애로사항이 많아 기술적 노하우나 추가 설비 등이 필수로 필요하다.

– 태평양물산은 유독 베트남에 많은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물량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해외 현지 생산법인 중 베트남에서만 생산하는 연간 평균 물량은 우븐(129개 라인) 2,200만장, 셔츠류(11개 라인) 430만장, 니트(42개 라인) 1,610만장 정도로 전체 생산량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전체 22%, 미얀마는 전체 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내 순차적으로 설립된 9개 생산 공장과 사무소, R&D 센터는 태평양물산의 가장 큰 성장 전초기지로서 베트남 성장과 맥락을 같이한다. 베트남에서만 토탈 연간 4천만 벌(1초에 1벌) 이상의 의류가 생산되고 있으며, 2014년 설립된 우모 가공법인(VINA PRAUDEN)으로 베트남 생산기지에 우모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 태평양물산이 베트남 케파를 확장하는 이유는?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로 베트남이 일찌감치 주목받아 왔다. 약 7,000개 기업이 275만 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베트남 섬유봉제산업은 베트남 경제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우븐 및 방한 재킷 등 아웃도어 물량도 급증했다. 하지만 섬유봉제산업은 최대 수출 품목임에도 원부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이에 자체 아웃도어 원자재인 오리털의 현지조달 비중을 늘림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실현했다. 생산법인 확장에 따른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이 지속적인 케파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 최저임금 인상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한 대책은?
2016년 2지역 박닌 최저임금은 310만 동이다. 우리의 경우 수습기간 임금이 360만 동이고, 정직원 근로자의 오버타임 포함 임금은 380만 동 수준이다. 2017년 최저임금 발표에 따르면 2지역은 332만 동으로 7.1% 증가했다. 내년 평균임금을 계산해보면 오버타임을 1시간 줄이더라도 400만 동 선이란 계산이 나온다. 베트남도 결국 생산성을 올리는 일이 중요해졌다. 초과근무시간을 줄이고 생산성을 올려서 기본금 인상부분을 흡수하는 것이 맞지만 그것이 절대 쉽지 않다.
일부 업체에서는 원가 절감 명목으로 근로자의 복리후생을 줄이고 있지만 현지 근로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현지 근로자는 기존에 받는 임금 수준을 유지하거나 많이 받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적정 임금을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 최근 노동법 개정에 따른 생산라인 운영에 변화는 있는가?
베트남 노동법 개정 후 일일 통상 근로시간은 8시간, 주 4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월간 초과 근로시간 제한은 1일 4시간, 주 16시간, 1개월 30시간, 1년 200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정한 일부 특별상황일 경우에는 1년 300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도 신설됐다. 이 때문에 일 8시간 통상 근로시간을 준수하면서 주 60시간으로 생산라인을 가동해왔다. 하지만 내년부터 초과 근무를 1시간만 적용한 주 54시간으로 생산라인에 변화를 가져갈 생각이다. 기존 생산인력도 QC인력으로 돌려 생산라인 근로자수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 생산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인력까지 감축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기존 보다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생산인력을 더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근로자들이 일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인력을 더 투입했다고 생산성이 오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관리자들도 이런 부분을 컨트롤 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적정 생산량에 맞추게 된다. 그래서 올해부터 반대로 생산인력을 줄여보자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생산성이 70%까지 떨어지지만 얼마 되지 않아 근로자들이 하던 기준을 맞추다보니 생산성이 원위치 됐다. 근로 시간과 생산인력이 줄었다고 생산성에 큰 영양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 품질관리 시스템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무결점에 도전하는 꼼꼼한 최종 품질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철저한 생산 관리 및 검사를 통해 바이어들의 비용 및 시간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자체 퀄리티 & 컴플라이언스 팀(Quality & Compliance team)을 운영하여 효과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높은 품질에 중점을 두고 있다. 수 차례 검사를 통해 불량을 사전에 방지하고 최소화하고 있으며, 납기 기한 준수와 높은 품질을 토대로 고객사와의 신뢰를 공고히 하고 있다.

– VPC만의 운영이나 생산관리 시스템 등의 강점을 꼽자면?
각 제품군별 특화된 생산 라인을 운용함으로써 높은 생산성과 전문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VPC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특화되어 있다. 수량이 적고 아이템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바이어들도 많다. 비중 있는 바이어들의 고가 아이템들을 생산하면서 다른 바이어들에게 생산 퀄리티가 알려지고 있을 정도다. 생산라인의 경우 생산성과 품질에 대한 철저한 관리로 대량 오더와 소량 오더를 분리해 효율적 생산계획 및 리드타임을 적용한다. 내년에는 바이어 특성에 맞게 생산라인 20개중 15개 라인을 재편할 계획이다. 그리고 본사와 현지 법인, 공장들 간의 유기적인 의사소통 및 협업 체제는 태평양물산의 큰 강점 중 하나다.

– VPC를 바라보는 바이어들의 시각과 신뢰 관계 구축을 위한 노력은?
VPC를 포함한 전체 베트남의 태평양 공장을 보는 바이어들의 시각은 헤비가먼트와 라이트가먼트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업체라는 점이다. 이외에도 다운과 패딩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시설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다운과 패딩 의류의 경우 충전재 생산에서 의류 봉제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수직 계열 생산을 실현하였다. 또한 디자인과 기술 지원을 통해 고객사의 비용 및 시간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제품군에 특화된 디자인 팀 및 고객사별 전담 테크니컬 디자이너 배치 제도를 갖추고 있으며, 디자인 컨셉부터 의류 생산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바이어와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 노사관계를 위한 노력은?
공장장 및 샘플실장, 공무실장, 오더관리 포함한 한국인은 10명 정도이며, 부공장장부터 전부 현지인으로 운영된다. 기본적으로 노조 간부와 정기 간담회를 해오고 있으며, 관리자급과 근로자들 반장 등은 마지막 주 토요일 한 달에 한 번 모여 운영사항을 보고 받는다. 이 자리에서 근로자의 의견을 수렴해 복지시설 미비점이나 개선, 건의 사항을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VPC가 추구하는 회사 운영 방침과 앞으로의 비전 등도 함께 다룬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존속감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이며, 베트남 현지 근로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배려해 주는 것이 원만한 노사관계의 초석이라고 생각한다.

– 이외에 생산성 향상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있다면?
자동화 시스템으로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오토캠을 가동하면서 원가 절감 및 품질이 많이 개선되었다. 또한 노후장비 교체 및 CAD 시스템에 필요한 플로터, 컷터기 등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어태치먼트를 활용한 난공정 해소 및 자동 다운주입기를 통한 작업 개선도 마무리됐다. 또한 작업자별 생산성을 비교 분석한 전산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샘플작업을 진행해 걸린 시간을 초 단위로 잰다. 근로자의 숙련도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현장에 투입될 인력들을 숙련도에 따라 배치해 정확한 생산계획을 도출하고 있다.

– 베트남 남부지역과 봉제환경 차이점은 무엇이며, 앞으로의 계획은?
호치민 주변 남부지역은 북부지역에 비해 자수, 비딩, 워싱 등 연계 업체들과 역할 분담이 잘되어 있다. 이에 비해 북부지역은 의류생산에 있어 연계 인프라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북부지역 봉제산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연관 업종들이 다양해져야 한다. 이런 취약점을 개선하고자 같은 생산기지에서 우리가 오더를 대고 작업할 수 있는 연계 업종 협업도 생각중이다. 원단 연구, 개발 및 대만, 홍콩, 인도, 스리랑카 등에도 구매 활동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워싱, 염색설비를 갖춘 VPW(VIET PAN-PACIFIC WORLD)를 활용한 데님 16개 라인 설립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