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자재 관리, 손실 너무 크다

일본으로 수출되는 여성 니트 셔츠를 급히 선적해야했던 미얀마 소재 A사는 최근 자재 문제로 큰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가뜩이나 생산이 늦어져 급히 컨테이너 선적 작업을 해야 할 찰나에 자재 담당자로부터 갑작스럽게 폴리백이 없다는 사실을 통보 받았던 것이다. 다음날 컨테이너 선적에 들어가야 하는데 폴리백이 없으면 선적이 며칠간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납기가 지연되는 것은 눈에 뻔히 보이고 급히 대책을 마련한 것이 새로 폴리백을 주문하고 전량 에어로 보내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폴리백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현지 제조업체에 의뢰하여 며칠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동사는 고액의 에어 차지를 부담할 수밖에 없었고, 그 오더는 별로 남는 것이 없었다. 이 일 보다 더 황당한 사건도 있었다. 봉제, 완성 작업을 일부 마친 제품에 행택을 달아야 하는데 해당 자재를 찾아보니 다른 스타일의 행택과 뒤죽박죽되어 있었던 것이다. 행택은 미얀마 현지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자재를 수급해 온 것이기 때문에 만약 수량이 모자라거나 하는 문제가 생기면 더욱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해당 행택을 찾고 정리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소비했을 뿐 중국에 재주문하는 상황까지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오더 역시 납기 지연으로 고액의 에어 차지를 물어야 했다. 나중에 확인한 결과 행택은 담당 직원들이 고의적으로 섞어놓았고 일부는 관리 과정이 엉망이었던 것이 원인이었다. 이런 사건 외에도 여러 자질구레한 사건의 연속이었는데 동사에 있어서 원부자재 관리 문제는 언제나 골칫거리였고 여러 번 혹독한 경험을 치러야 했다. 동사 관계자는 이처럼 자재 관리에 애를 먹은 것은 현지에 진출한지 얼마 안 된 신설공장이라는 이유도 있었고 전반적인 관리 시스템 부재와 담당자들의 나태, 무관심이 한 몫 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원부자재 관리가 부실하면 생산 공정에서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납기를 제대로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부자재는 임가공 공장에서도 자체적으로 구매해 사용하는 품목도 있기 때문에 더욱 잘 관리해야 합니다. 자재 입고가 지연되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있지만 저희 경우처럼 공장 자체 내의 보유 부자재 재고 파악 미비로 생산 일정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자재 공급에 따른 공장 가동 차질 문제는 해외 공장뿐만 아니라 국내 공장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고다. 임가공 공장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원부자재를 외부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전체 자재가 생산 과정에서 제대로 입고되지 않으면 현장 직원들은 기다리면서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 그 기다리는 시간 동안의 손실은 고스란히 봉제공장의 몫이 된다.

자재 지연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주는 완사입 업체나 의류제조업체는 별로 없다. 자재 관리의 경우 가동 연한이 오래된 공장이나 시스템을 잘 갖춘 대형 업체들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관리되는 편이지만 신설 공장이나 소규모 업체일수록 관리에 문제 발생 소지가 많다. 특히 중소규모 해외 신설공장에서 이런 문제 발생 소지가 많은데 공장 전반의 운영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데다가 현지 담당자와의 언어 소통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자재 명칭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파견된 직원들도 통일되지 않아 우리말과 일본어, 영어 등을 섞어서 다양하게 부르는 경우가 많고 이런 상황에서 현지 담당자들과 의사소통하는 과정에 문제 발생 여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전반적인 공장 내부의 자재 관리 문제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몇 가지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먼저 정해진 보관 장소에 반드시 자재를 적재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자재 공급 지연 문제를 줄이려는 담당자들의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특히 자재 관리는 보통 생산지원부서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생산 과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자재 공급이 되도록 책임감 있는 일처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정확한 자재 재고에 대한 자료를 확보해두어야 하며 담당자는 이를 반드시 작성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런 몇 가지 핵심적인 사항만 지켜준다면 현장에서 발생되는 자재 지연에 따른 사고는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고 손실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李相澈 局長] lee@bobbin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