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기 | (주)국동 회장

지난 11월 10일, 섬유센터에서 개최된 제31회 섬유의날 기념식에서 섬유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유공자에게 정부포상이 주어졌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산업훈장(금, 은, 동탑), 산업포장,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상이 각각 수여됐다. 이날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주)국동의 변상기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은 해에 수훈이라 특히 감회가 깊다”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해 가일층 힘쓰겠다”고 했다.

변상기 회장은 1967년 창업된 섬유제품(니트의류) 최초 상장사인 ㈜국동을 32년간 전문 경영하며 한국 의류산업 발전에 전력을 다해왔다. 글로벌 시대에 대응하는 수출기반 사업 및 국내 경상수지 흑자 등 외화획득에도 크게 기여했다. 특히 다기능 섬유개발 및 품질과 불량률 개선에 주력하여 의류 수출과 한국의 경제성장에 일조해 이번 동탑산업훈장의 영예를 안게 된 것이다.

△ 수상 소감
“이렇게 큰 상을 회사 창립 50주년을 맞은 연도에 받게 되어 더욱 의미 있다. 회사 성장을 위해 노력해준 회사 전 임직원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모든 직원들의 땀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이고 싶다.”

△ 경영자로서 소회
“2007년 미국 Sub-Prime Mortgage 사태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2008년 Lehman Brothers 파산을 정점으로 많은 미국 바이어들이 도산했다. 미국 시장은 20세기 초 대공황 이래 최대 불황에 빠지게 되면서 우리 회사는 급변하는 환율에 대처하고자 은행 키코(KIKO)상품에 가입하였고 이는 결과적으로 더 큰 손실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를 기회로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해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 과정을 거쳐 왔기에 특히 감회가 남다르다.”

△ 글로벌시장에서의 국동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에 현지 생산기지를 건설하여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크게 높이고 한국섬유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앞장서 왔다. 현재 인도네시아(PT. Kukdong International, PT. Sema-rang Garment), 방글라데시(Teesta High-Fashion Ltd.), 멕시코(Mex Mode s.a. de c.v.. Kukdong Textile s.a. de c.v.), 미국(Kukdong Apparel)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H&M, FOREVER21, NIKE 등 대형 글로벌 브랜드들과 거래관계를 유지하며, 20년 전인 1997년 5천만불이던 수출액이 2007년 7천 9백만불로 증가하였으며, 최근 2016년에는 1억 5천 2백만불을 달성했다. 또한 글로벌 생산기지에 최첨단 설비를 바탕으로 Smart 생산체제를 구축해 해외 생산처와 서울 본사와의 ERP시스템으로 효율적인 생산관리가 가능해졌다. 바이어와 고객들의 니즈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 상해 ITMA, 독일 뮌헨 ISPO, Intertextile 등 세계 유수의 각종 섬유 관련 박람회에 지속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이러한 공격적 시장공략으로 생산 캐파도 늘어나 현재 인도네시아 Batang 지역에 봉제공장을 신축 중이기도 하다. 2018년 완공시 40개 생산라인이 가동해 5,000여명의 고용창출도 기대된다.”

△ 뛰어난 생산능력과 품질력의 배경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자연히 불량품도 증가했다. 이는 바이어들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는 큰 문제였다. 생산량이 늘수록 품질관리와 불량품 감소가 관건이 되었다. 궁리 끝에 새로운 생산방식인 Lean System 도입을 결정했다. 의류제조 업계 최초로 ‘USC'(남가주대학)와 ‘NIKE’ 그리고 ‘KUKDONG’이 합동으로 Lean System을 어패럴 제조업에 맞게끔 머리를 맞대가며 정착시켰다. Lean 생산방식이란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공정흐름을 개선하여 생산의 스피드와 제품의 불량률을 줄이는 방법으로 인력, 생산설비 등 생산능력을 필요한 만큼만 유지하면서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혁신적 생산 시스템이다. 생소한 생산방식에 처음엔 불편해 했다. 하지만 그것이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자 금세 적응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Lean 생산방식에서는 대량생산방식의 절반도 안되는 원자재 재고를 가지고도 생산이 가능하다. 불량품은 대폭 감소되고, 더욱 다양한 제품 생산이 가능해져 세계 각국의 바이어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그에 맞는 다양한 품목을 제때 생산함으로써 공장의 생산성 증가와 공정 loss절감으로 이어졌다. 이로써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내실있는 경영을 통하여 매출 증대 및 순이익을 증가시켰다.”

△ 한국 섬유소재산업도 동반 성장
“1990년대 이후 국내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의 심화로 의류봉제기업들이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로 대거 현지 생산을 확대함에 따라 국동 또한 인도네시아로 생산기지를 옮겼다. 따라서 국내 섬유소재(섬유사·직물 등) 수출도 덩달아 확대됐다. 한국 섬유 소재산업이 해외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출산업으로 성장하는데 조금은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 고객만족과 사회공헌 노력
“다기능 섬유개발 및 품질과 불량률을 개선하고자 새로운 시스템인 Lean System을 도입하여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낭비없이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비용과 자원 관점에서 군살이 없는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밸류스트림에서 고객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고객이 만족하는 것만을 생산, 밸류스트림에서 필요할 때 작업이 도착하도록 하고, 작업이 정체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재고의 낭비를 제거하여 소비자들에게 좀 더 좋은 품질과 디자인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생산방식 개선으로 옷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섬유 불량률을 최소화해 소비자들이 A/S 등으로 허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줄여 주었다. 특히 주력 수출거래선인 나이키에 품질, 납기 클레임이 전혀없는 ‘Zero chargeback’을 19년 연속 기록하고 있다.”

△ 고향 사랑도 각별
“각별하다기 보다 관심을 조금 갖고 있을뿐이다. 어린시절 다녔던 시골 초등학교(경북 영주 단산 옥대초등학교)가 저출산 문제 등으로 학생수가 나날이 줄어 폐교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동문들과 힘을 합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에 힘쓴 결과 학생수가 늘어 학교가 유지되어 다행이다.”

변상기 회장은 각종 섬유단체 행사 참여와 후원도 적극적이다. 현재 한국의류산업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며, 우리나라 의류, 패션산업의 해외시장 개척 지원과 수출상품의 해외 홍보, 섬유쿼터 협상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섬유제품의 수출증대에 기여해오고 있다.<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