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얇은 실크 ‘페어리 깃털’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머리카락 굵기의 약 1/6 밖에 안되는 초극세 명주실을 사용한 원단은 아름다운 광택을 내며 손으로 잡아도 떠있는 것처럼 가볍다.
견직물이 특산품인 후쿠시마 현 가와마타 쵸에서 ‘페어리 깃털’을 개발한 ‘사이에이직물’의 사이토 에이타 상무는 “눈에 띄는 상품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2009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주목한 것은 의료용으로 개발된 명주실이다. 일반적으로 4회 탈피한 누에에서 뽑아낸 실을 사용하지만, 3번만 탈피한 ‘삼면잠’은 부드러운 실을 뽑아낸다. 다만 지나치게 가늘어 끊어지기 쉽고 염색 시 열에 녹아버릴 정도로 민감하여 취급하는 업자는 없었다.
사이토 상무는 오랜 기간 거래해오던 연사 및 염색업체에 기술 개발을 의뢰하고 자사에서도 직기 개량에 착수했다. 시행착오를 계속하고 있던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공장도 손해를 입어 마을의 일부는 피난 구역이 된 가운데서도 작업을 계속했다.
당시 유통하고 있던 명주실 중에서 가장 얇은 14데니어의 명주실보다 더 얇은 8데니어 원사를 사용한 ‘페어리 깃털’이 완성된 것은 같은 해 9월이었다. 경제산업성의 ‘모노즈쿠리 일본 대상’에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실크로도 인정되었다. 친분이 있던 드레스 디자이너 카츠라 유미 씨가 제작한 약 600그램의 웨딩드레스도 반향을 불러일으켜 해외 명품 브랜드에서도 주문이 들어왔다.
사이토 상무는 “지진과 원전 사고도 있었지만, 모두 하나의 목표를 향해 돌진했다. 더 얇은 실크 만들기를 목표로 하겠다”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