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에 소재한 성동스마트패션센터는 개소 1년을 넘기면서 재단 의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운영 주체인 김두환 성동패션봉제인연합회 회장을 만나보고 운영실태를 알아보았다. <편집자주>
“성동스마트패션센터의 재단실 가동률은 거의 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3월 개소한 성동스마트패션센터(이하, 성동센터)를 운영 관리하고 있는 성동패션봉제인연합회의 김두환 회장은 만남의 일성으로 센터 운영이 생각보다 훨씬 빨리 자리잡았으며 업체들의 호응과 활용도가 높다고 이야기한다. 현재 동 센터에는 독일산 쿠리스(Kuris) 재단기를 비롯해 세명정밀의 연단기가 비치되어 있으며 캐드, 캠 운용 인력 3명이 상주하고 있다.
업체들이 의뢰하는 재단 작업을 비롯해 개별 업체들이 직접 와서 일부 특종 봉제 작업도 하고 있다. 현재 센터는 동 연합회의 이사진 1명이 센터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운영인력의 인건비 등은 자치구에서 지급받고 나머지는 연합회 가 센터 가동에 따른 업체들의 캐드 입력, 패턴 생성 등의 의뢰 작업으로 생기는 수수료를 통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 회장은 다른 지역의 지원센터나 솔루션앵커의 가동 상황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성동센터는 비교적 빠른 안정화를 보인 곳이라고 이야기 한다.

“처음에는 업체들도 긴가민가했습니다. 사실 재단이라는 것이 남의 손에 맡기기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기계 장비에 대한 확실한 믿음과 운용인력에 대한 신뢰 없이는 의뢰하기가 망설여지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재단사고라도 나면 그 원단값이라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초기에는 이런 우려 때문에 연합회의 임원들이 테스트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재단을 의뢰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재래시장과 거래하는 업체들이 많아 당일 생산 납품에는 대응 힘들어
그러다가 차츰 한두번 작업을 해본 업체들이 큰 문제가 없자 의뢰가 계속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곳 센터에서 재단작업을 해보면 생각보다 훨씬 편리하고 공장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재단을 센터에 맡기면 그 시간에 업체들은 다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일당으로 생각해보면 재단작업을 한명이 하더라도 하루 보통 15만원의 급료를 지급해야하는데 그만큼 비용절감이 되지요. 사실 인건비보다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재단사 하루 일당이 최소 15만원이라고 한다면 15만원만 절감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해서 벌 수 있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그 배수의 이익을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성동센터 이용업체들은 대부분 재래시장과 거래하는 곳이 많다. 우븐 아이템을 하는 곳도 많지만 그래도 니트 계열이 많다. 초기 센터 오픈때에는 시행착오도 있었다. 우븐류는 수축과 팽창, 늘어남이 적어 자동 재단기 작업에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니트류는 최근 신축성 스판 소재가 많고 원사의 종류도 천차만별로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스트레치성 소재가 많고 생소한 원단이 많아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런 원단은 연단도 힘들고 자동 재단기 작업 시에 원단을 아래 위로 밀착 진공한 상태로 재단하기 때문에 수축율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초기에는 재단 불량 작업을 몇 번 경험하기도 했다. 작업에 문제가 아니라 원단이 워낙 생소한 소재였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1년 이상을 운영한 결과 지금은 그런 실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원단에 관한 데이터가 쌓이고 운영 노하우가 축적된 것이다.

재래시장 쪽에 거래하는 봉제업체가 많다보니 재단 작업 시간이 촉박한 경우가 많다. 당일 생산 당일 납품을 하는 업체도 많은데 이런 물량은 사실상 센터에서 작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납기에 여유가 있는 업체들은 센터에서 재단하면 충분히 이익을 가져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물량은 센터 작업은 힘들다. 특히 성수기에는 의뢰가 몰려서 작업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때가 많은데 협회에서는 장비와 설비, 공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재단의뢰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 이용 업체들에게 이익 많은 편
특히 성동센터는 공간이 협소해 지자체 등에 이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빠른 개선은 쉽지 않다고 한다. 센터가 생기기 전부터 동 연합회에서는 교육사업에 특히 중점을 두었다. 장비를 원활히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인 유저들이 어느 정도 시스템을 이해하고 직접 가동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데 서로 공감대가 있었다. CAD 교육과 기본적인 CAM 사용 교육을 통해 일부 업체들은 센터 직원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생산을 직접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재단이 몰리는 평일 낮시간을 피해 자체 가동이 가능한 업체는 저녁이나 야간, 혹은 주말을 활용해 재단하는 일도 있다. 고가의 장비인만큼 최대한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봉제하시는 분들이 워낙 바쁘다보니 교육도 주로 평일 시간이 아닌 주말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성동지역의 봉제업체 종사자분들의 평균 연령대가 낮아 교육에 적극적이고 센터 장비 활용을 통해 좀더 경쟁력있는 봉제업을 추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재 센터를 이용해 재단 작업하는 것은 무상으로 하고 있다. 다만 재단 후 발생하는 원단 폐기물을 처리하는 봉투 비용은 업체에서 자체 부담해야 한다. 재단과정에서 소요되는 용지나 비닐 등도 무상으로 지급한다. 이런 비용은 협회에서 센터 운영 과정에서 생기는 이윤 발생분으로 처리한다. 센터 상주 직원들의 인건비는 구청에서 지급되는데 센터 예산이외에 처리해야하는 비용도 사실은 많다. 이런 비용은 협회에서 자체처리하고 있다.
성동센터를 중심으로 공모사업 진행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는 중추 기지
“당분간은 재단 시설 이용을 무상으로 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자체의 지원이 계속되리라는 보장도 없고 무상으로 하기 보다 업체들 모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운영의 묘를 살리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센터가 이익 사업이 아니기는 하지만 활용도를 높이고 다수 업체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방법을 찾아야 할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센터 설립 후 연합회에서는 서울시와 자치구의 각종 공모사업에 참가해 관련 예산을 확보해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서울시의 협업사업과 자치구의 ESG 관련 사업에 선정되어 각각 6천만원과 1억 2천만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 공모사업에는 연합회 소속 20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데 성동센터를 활용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공동 생산, 판매를 통해 참여업체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자투리 원단을 활용한 제품 개발, 생산 판매를 위한 공방도 개설해 운영 중이다.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성동센터라는 재단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구심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협업사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성동센터가 개소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만약 이런 시설이 없었다면 20개 업체나 참여할 수 있었을까요? 센터가 개소되면서 봉제업체들이 모여 새로운 사업도 추진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고 무엇보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던져준 것이 더 의미있다고 봅니다. 좀 욕심을 부린다면 이런 시설이 더 확충되어서 더 많은 업체들이 원하는 시간에 막힘없이 작업 수행을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