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피앤지 코퍼레이션은 2002년 베트남 북부지역 하이즈엉(Hai Duong)에 생산법인 ‘PNG VN’을 설립했다. ‘PNG VN’은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서 빠져나와 동쪽으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차별화된 최소시간 납기 전략으로 미주 오더를 진행하고 있다. ‘PNG VN’의 이덕희 공장장을 만나 가동 현황과 경쟁력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 피앤지 코퍼레이션의 역사와 해외 법인 상황은?
2000년 설립되었으며 현재 본사는 서울 논현동에 자체 사옥 내에 위치해 있다. 한국 본사는 헤드 오피스로서 영업지원, 바이어관리, 오더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중국과 베트남에 생산법인을 구축하고 있다. ‘PNG VN’의 경우 2002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봉제 2개동과 재단동을 분리해 가동하고 있으며, 5분거리에 있는 제2공장 ‘EMBOSSA’는 자수 작업과 일부 봉제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1공장 PNG는 1,200여 명, 2공장 EMBOSSA는 6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 주 바이어와 오더 현황은?
전 세계 모자 시장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 4대 스포츠 야구(MLB), 농구(NBA), 미식축구(NFL), 아이스하키(NHL)의 소속팀들은 제각각 고유의 스포츠 모자를 가지고 있다. 이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팬들도 착용하는데 그 사장이 연각 억 단위의 물량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NCAA 등 미국 대학 스포츠 리그 시장도 상당히 크다. 우리는 설립 초기부터 ‘Top of the world’ 오더를 받아 컬리지 모자 생산을 처음 시작해 현재 ‘47 브랜드’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 바이어의 경우 70여년 전통으로 현재 미국 4대 메이저 리그는 물론 미국 650개 대학과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등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오더를 유지하고 있다.

◑ 연간 생산량은 어떻게 되나?
미주 오더와 국내 오더를 병행하고 있지만 미주 수출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4월 ‘47 코리아’ 국내 법인이 설립되면서 내수 물량을 일부 늘려 생산하고 있다. 1공장과 2공장을 풀가동 했을 경우 하루 생산량은 대략 3만 2천 개 정도이다. 한 달에 약 80만 개로 연간 생산량은 9백만 개에 달한다. 베트남과 중국 등 현지 법인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합하면 연간 1천 3백만 개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 베트남 생산 여건은 진출시기와 비교해 어떠한가?
초창기와 비교해 봉제공장들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의류는 예전 같지 못하다는 말이 있다. 모자 아이템은 별다른 악화 없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만 중국 업체의 저가공세로 진출 시기에 비해 채산성은 떨어졌다. 공통적인 상황은 바이어들의 단가 압력으로 초창기에 비해 단가가 제자리걸음이거나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에 보다 퀄리티 있는 고가 품목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다.
◑ PNG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우리만의 핵심경쟁력은 필요한 순간 필요한 장소에 가장 빨리 공급하는 이른바, 최소시간 전략(On Time Business)을 토대로 하고 있다. 통상 주문 후 2~3개월 출고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업계의 일상적인 납기 시스템을 45일로 개선하면서 가변적인 스포츠모자 시장의 신규 수요를 만족시키고 있다. 이 최소시간 전략은 MLB, NBA, NFL, NHL, NCAA 등 빅 리그의 챔피언 결정전이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최소시간 전략(On Time Business)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모자가 영세하고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비춰지지만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사업 노하우 외에 시간마케팅이 중요하다. 미국 4대 프로 스포츠의 결승전 후 우승팀 팬들이 쓰게 될 ‘챔피언’ 로고가 새겨진 모자는 시간마케팅의 대표적인 예라고 보면 된다. 제작 및 배송기간을 감안해 모자 주문은 결승리그와 함께 스타트하는데, 이때부터 3〜4단계에 걸친 치밀한 마케팅 작전이 시작된다. 챔피언 모자가 배치되는 것은 바로 결승전 당일로 4만 명의 관중을 기준으로 양팀에 챔피언 로고가 새겨진 총 8만 개의 모자가 경기장에 도착한다. 경기종료 후 패배한 팀의 모자는 즉석에서 폐기 처분되는데, 결승전이 치러지는 동안 팀 로고만 빠진 챔피언 모자는 미국 전역의 물류창고로 향하게 되며, 경기직후 자수를 새기는 마무리작업이 철야로 진행되어 미국 전역으로 출고되는 방식이다. 자칫하면 공들여 만든 모자를 모두 폐기하고 주문업체로부터 신뢰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한 순간에 미국 전역에 챔피언 팀의 모자를 깔 수 있는 생산라인을 확보하는 등 수십 년의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 의류 봉제와 모자 생산에 있어 차이점이 있다면?
모자는 외관상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제조에 있어 의류와 비교해도 될 만큼 작업 공정수가 많다. 세밀하게 나누면 전체 공정 수가 30여 공정이 넘고 크라운 제조 공정만 해도 대략 20여 가지의 공정을 거치게 된다. 의류와 다른 점은 대부분 철형 프레스 재단이 많고, 일반 본봉 외에 사용하는 재봉기에서 차이가 있다. 특종 재봉기 사용이 적고 원단 자체가 거칠고 두껍기 때문에 신발, 가방 등에 사용하는 후물용 포스타 재봉기를 비롯해 아일렛 펀칭기, 골기계, 꼭지단추 제작기 및 접합기 등의 장비가 사용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얇은 소재 사용이 늘어나고 있어 박물 기종을 추가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 품질관리 시스템 구축과 검사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미주 바이어가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가 철저한 QC를 빼놓을 수 없다. 본 공장 2개동의 봉제라인과 2공장의 봉제라인을 각각 A와 B파트로 양분하여 철저한 품질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잔사처리가 완료된 모자를 골작업 이전에 1차 검사를 진행하는데 잔사검사, 봉비, 봉탈, 챙 불균형, 이색 등 기초적인 검사를 진행한다. 골작업이 완료된 모자는 2차 검사를 진행하고 자수검사와 땀받이, 쌍침검사, 테이프 등의 검사를 마친 후 모자를 반으로 접어서 포갠다. 검사가 어느 정도 되면 12PCS 또는 24PCS를 세어서 꼭지단추 검사를 하는데 모자마다 꼭지 단추가 빠지는지 손가락으로 직접 당겨서 체크한다. 마지막으로 모자를 뒤집어 먼지나 재봉사 등이 붙어 있는지 확인하고 개수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3차 검사는 모자의 최종검사 단계로 모자의 전체적인 품질을 검사하면서 바코드를 부착 후 포장에 들어가게 된다. 품질이 확실하고 철저한 납기를 지켜나가는 것이 바이어와의 신뢰를 쌓는 중요한 기본요소라고 생각한다.
◑ 생산성을 올리기 위한 노하우가 있는지?
베트남 인건비가 매년 10~15% 오르는 상황에서 생산성이 어느 정도 뒷받침 해주어야 하지만 한계가 있다.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서 현지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현재 각 파트의 관리자들은 모두 현지화가 되어 있다. 베트남인들이 주도적으로 가동되는 공장에서 외국 관리자들이 많은 공장은 상대적으로 사소한 오해 발생 가능성이 높다. 현지화가 중요한 이유는 베트남 현지 근로자들을 핸들링하고 능률적인 작업 분위기를 조성하는 관리력이다. 같은 업무, 같은 비용을 가지고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해내는 작업이 생산성 향상이라고 본다. 근로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이에 맞는 작업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우리 공장에서는 근로자의 요청에 따라 근무시간 동안 베트남 현지 인기 음악을 틀어 놓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 부분이 어느 정도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 앞으로 베트남 생산 환경 변화와 비전을 제시한다면?
매출이 늘어난다고 해서 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적정 수준에 도달하여 최대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인가가 해외투자에서 중요하게 강조되는 부분이다. 앞으로의 여건이나 전반적인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지만 베트남 봉제 여건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트남은 30대 미만 인구가 전체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베트남의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유다. 이에 맞춰 보다 적극적인 생산기반 확장도 예측해 볼 수 있으며, 생산 아이템의 차별화를 진행해 고가 위주의 아이템 생산으로 베트남 생산기지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張喜雄 記者] chang@bobbin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