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망고 등 유럽의 대형 글로벌 브랜드의 오더를 전문 생산하고 있는 미얀모드는 지난해 7월부터 현지에서 공장 가동을 시작한 신생업체라 할 수 있다. 현지 근무 경력이 풍부한 조승희 법인장을 만나 동사의 가동 현황 및 향후 전망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미얀모드가 이곳에서 공장을 시작한 것은 얼마나 되었으며 주로 어떤 품목을 수출하나?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7월부터입니다. 공장 매입을 작년 3월에 했고 5월부터 설비 공사를 벌여 약 2개월 동안 마무리하고 7월부터 공장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원래 이곳 양곤의 G사에서 3년 동안 공장 책임자로 근무했고 미얀모드가 이곳에 진출을 시작하면서 법인장으로 옮겨오게 되었습니다. 약 10년 전에 미얀마에 나왔다가 다시 들어갔고 다시 약 6년 전에 이곳에 나와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 삼성물산에서 근무했는데 해외 오프쇼어에서 약 10년 정도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본사 오너 역시 삼성물산 출신인데 유럽쪽 비즈니스를 담당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지금의 다비모드(DAVIMODE CO., Ltd.)를 창업했습니다. 본사인 다비모드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으며, 이곳 미얀마를 비롯해 베트남 하노이, 호치민 등에서 연간 6~7천만 불 가량을 생산, 수출하고 있습니다. 하노이 공장은 자체 공장이며 호치민은 합자공장인데 주로 니트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원래 다비모드는 우븐류가 주력 아이템인데 근래부터 호치민 합자공장을 통해 니트물량을 생산 수출하고 있습니다. 우븐류와 니트류의 비중이 8:2정도로 아직은 우븐류가 우세하며 언더웨어만 빼고 거의 모든 아이템을 생산하고 있는데 미얀마 공장은 앞으로 주요 생산기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주요 바이어를 꼽는다면?
주력 바이어는 주로 유럽의 글로벌 SPA 브랜드들입니다. 망고, 자라, 씨엔에이 등이 빅바이어들이며 이 밖에도 유수의 유럽 바이어가 있습니다. 유럽 바이어 오더는 가공임이 박한 걸로 유명합니다. 그래도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수량이 많다는 점 때문인데, 적게는 8천 장에서 많게는 20만 장짜리 오더가 들어오기 때문에 생산성만 적정 수준으로 올리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줍니다.”
유럽 오더를 전문적으로 하는 이유는?
미얀마에서 수출되는 의류는 유럽에서 관세가 없습니다. 미얀마에서 미주 수출이 잘 안 되는 이유는 관세가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유럽은 10% 관세 혜택을 보기 때문에 베트남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것을 바이어들이 선호합니다. 그런데 10% 관세 혜택이 있고 인건비도 미얀마보다 싸니까 가공임도 그만큼 박하게 줍니다. 관세나 임금에 따른 이윤은 바이어들이 챙기지 저희 같은 벤더는 별로 이득 될 것이 없습니다.
미얀마에서 공장을 하는데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요?
미얀마에 회사 설립하고 MIC(미얀마 투자 위원회) 등록에 6개월이 소요 되었습니다. 해외투자기업들이 제일 골치 아프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관련 관공서 등의 정부 기관측을 상대하는 것입니다. 법률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지키라면 오히려 쉽겠지만 이 나라는 그런 것이 아니어서 여러 가지 골치 아픈 것이 많습니다. 편법, 탈법도 상대하는 관료의 성향에 따라서는 따라주어야 하기도 하고 또는 반대의 경우도 있어 갈피를 잡기도 쉽지 않습니다.
저희처럼 봉제공장을 해서 수출하기 위해서는 라이센스만 하더라도 대략 20가지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과해야만 MIC에서 수출입을 할 수 있는 공장 등록을 할 수 있습니다. 세금은 수출하는 기업에 대해서 소득세와 법인세가 5년간 면제입니다. 그 이후부터 1%씩 납부해야 합니다. 미얀마는 사회복지세라는 것이 있는데 사용자와 근로자가 각각 3%와 2%씩 분담해 매달 내야합니다. 설립 후 5년 동안은 법인세는 내지 않아도 되지만 이 사회복지세는 내야합니다.
봉제업종은 아무래도 인력에 의존하는 면이 많아 인건비 동향에 민감한데 미얀마 전망은 어떻다고 보시는지?
주변국에 비해서 아직은 낮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급속도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가 실질임금으로 대략 2백불선으로 잡고 있는데 여기가 150~160불대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1~2년 사이에 따라 잡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재작년 9월 최저임금제를 도입해 1일 최저 임금을 3,600짯으로 정했고 이후 1~2년째에 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최저 임금을 다시 인상하지는 않았는데 아마 곧 인상안을 발표할 거라 봅니다. 재작년 최저 임금제 시행으로 기존에 비해 약 30% 가량의 실질 임금 인상 요인이 발생했습니다.
임금 외에 보너스 등의 수당 등도 덩달아 올라갔는데 상당수 공장들이 주변 공장 눈치를 보면서 임금을 인상해주는 분위기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 실질적으로 약 160불 정도 임급이 지급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얀마의 문제가 베트남처럼 지역별로 임금 차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지역이 일률적인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베트남의 경우 호치민이 300불대 임금을 받는 지역이어서 더 싼 하노이 등지로 진출이 가능하지만 이곳은 지역별 임금 차등이 없기 때문에 양곤 외에 다른 지역으로 가고 싶어도 갈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 미얀마에서 공장을 할 수 있는 곳은 양곤 지역 밖에 없습니다. 도로나 항만, 물류 사정을 감안하면 다른 지역으로의 진출은 실제 엄두도 낼 수 없는 형편입니다.
신생 업체들이 미얀마에 진출할 때 가장 먼저 감안해야할 사항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항만, 물류가 엉망이어서 현재 이 나라 정부에서 시스템도 전산화하고 여러 가지 변화를 주려고 하지만 워낙 기초 인프라 투자가 미비해 여전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시스템이 열악해 미얀마 항구에서 컨테이너 통관 하는 데만 열흘 씩 걸리기도 하기 때문에 미얀마에서 일찍 터를 잡은 업체들이나 그런 것들을 감안해서 공장 가동하는 것이지 신생업체들이 들어와서 이 환경에 적응하기까지는 좀 시일이 걸릴 것입니다. 이곳에 한인업체들은 미얀마에 비하면 베트남은 선진국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미얀마는 되는 것도 없고 또한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라고 비유하곤 합니다. 소위 ‘미얀마 짬밥’을 좀 먹어야 한다는 것인데 신규업체들이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전 조사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수출액에 비해 라인수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해결하는지?
라인이 총 9개인데 생산케파가 모자라기 때문에 외주 작업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자라나 망고 같은 바이어는 공임이 약한 대신 수량이 많기 때문에 납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적절히 외주를 활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외주 활용시 문제가 공장 이벨루션을 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유럽 바이어는 외주공장도 철저히 공장 이벨루션을 실시하기 때문에 이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부대비용도 많이 들어가는 편입니다. 저희 공장도 최근 완성 창고에 방화벽을 설치하는 등 계속적인 시설 개선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외주공장들인데 바이어 오딧을 통과하지 못한 공장들에게는 절대 오더를 넣을 수 없어 그 기준에 맞추기 위해 저희가 나서서 협력업체를 관리합니다.
대부분 공장들은 저희가 요청하는 오딧 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합니다. 협력업체들이 저희 오더를 받는 경우는 대부분 비수기에 짧은 기간 정도인데 만약 오딧을 통과하지 못하면 오더를 받을 수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기준에 맞추어 둡니다. 비수기는 대략 2개월 가량인데 협력업체들은 그 기간 동안 대부분 오더가 없어 저희 오더가 안성맞춤이 될 때도 많지요. 특히 국내 내수물량을 생산하는 공장들이 오딧을 받는데 비수기를 대처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입니다. 오딧을 받으면 초기에는 다소 투자가 필요하지만 어차피 자산으로 남을 것이고 공장도 좋은 모습을 포장되기 때문에 이모저모 도움도 됩니다.

라인은 대략 몇 명 정도로 운영하는지?
저희 공장 라인은 대부분 87명가량이 1개 라인씩 투입되고 있는 중규모 라인이라고 보면 됩니다. 롱라인을 만들면 손해인데 그 이유는 헤비 가먼트도 있지만 라이트 가먼트도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 800명 가량인 우리 공장 규모로는 오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자체적으로도 확장을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공장 내에도 아직 유휴 공간이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나머지 모자라는 케파는 인근의 협력공장들을 적극 활용해 나가야 합니다.
요즘 미얀마도 강성 노조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데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저희 공장이 있는 이곳 플로 지역이 강성 노조 지역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아직까지는 조용한 편인데 그래도 미리 대비를 해야 합니다. 저희는 우선 직원복지에 좀 더 신경 써서 불평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대비하는 편입니다. 현지 잡지나 도서 등을 구매해 대여해 주고 혹은 각종 운동, 위락 시설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제공합니다. 또한 특별한 날에는 각종 선물을 나눠주어 작은 성의라도 표시하곤 합니다.
그 밖에도 다른 공장들과 차별되게 식비나 교통비 등을 별도로 지급해서 실질 임금이 좀 더 높은 편입니다. 이렇게 미리 선제적 조치를 취하면 노조에서도 분규를 일으킬 여지가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우리 공장은 쿨링시스템을 설치해 다른 공장에 비해 5~6도 실내 온도가 낮은 편입니다. 이 쿨링시스템 때문이라도 직원들이 다른 공장으로 안 가고 이곳으로 출근한다는 말도 합니다. 외부 온도에 비해 5~6도 정도 낮아서 운동하다가도 더위를 식히기 위해 공장 안으로 들어올 정도입니다.
미얀마는 대부분 직원들이 도시락을 싸와서 점심을 해결하는데 회사 내에서 자체 식당을 운영하면 직원 복지차원에서도 더 좋지 않은지?
자체 식당을 운영하면 직원 복지를 높일 수 있을 수는 있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도 생깁니다. 만약 음식이 잘못되어 탈이 난다든가 하면 득보다 실이 훨씬 더 크게 됩니다. 그리고 바이어 오딧을 받는 데에도 식당이나 기숙사를 운영하면 그와 관련된 조항들이 늘어나고 제한 사항도 많아져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유럽 바이어들은 미성년자 고용에 대해 병적으로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우리와 협력 관계를 맺기 위해 국내 내수를 하는 한 공장이 유럽 바이어의 오딧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딧 과정에서 13~14살 미성년 고용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미얀마법에는 미성년자라도 부모 동의를 받으면 고용해도 상관없는데 유럽 바이어는 18세 이하 고용은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업체는 앞으로 절대 이 유럽바이어 오더는 만들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업체는 미얀마 법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바이어가 강제하느냐고 요구 조건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바이어는 이 업체에 대해 항구적으로 자신들의 제품은 생산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 업체 역시 굳이 유럽 바이어 오더를 받지 않아도 상관없기 때문에 서로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던 것입니다. 미성년자를 고용하는 것은 사실 몇 가지 위험 요인이 있습니다. 미얀마 법이 미성년자 고용을 허락해도 16세 이하는 8시간 이상 근무하면 안 된다는 강제 조항 등의 제한이 많아 저희는 아예 18세 이상만 고용하고 있습니다. 괜히 미성년자 고용해서 연령대에 맞게 근무시간을 준수하지 못하면 하루아침에 바이어를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바이어측에서 의뢰받은 조사업체들은 수시로 공장에 들어와 고용 직원들을 인터뷰하고 노동 여건을 체크합니다. 무작위로 데려가 인터뷰를 하는데 저희 공장은 팀장별로 대처 요령을 수시로 교육하고 있어 큰 문제 발생은 없는 편입니다. 조사업체들은 생산해야 할 물량이 많은데 잔업은 하지 않았는지 등등을 집요하게 체크합니다. 실제로 저희 공장에서는 잔업을 하지 않기 위해서 인력을 넉넉하게 활용하는 편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는 특별한 것이 발생할 여지가 적습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직원 복지에 있어서는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자체적으로 구내매점을 운영하기도 하는데 일용품이나 생활용품 등을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해서 저가에 직원들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운동시설이나 휴게시설 확충 외에 구내매점 운영도 직원복지의 일환인데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직원들이 회사에 다니면서 뭔가 설레는 일을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끔은 깜짝 선물을 받기도 하고 다른 공장에는 없는 시설이나 제도를 만들어준다면 좀 더 만족감을 가지고 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