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현지 르뽀 베트남 편 | 삼일예섬 | SAMIL SOLUTION Co., Ltd.

원단에서 봉제까지, 버티컬 구축으로 승부

국내 최대 환편직물 전문 생산·수출업체 삼일니트의 봉제사업부인 삼일솔루션은 지난 2012년 베트남 투자를 통해 의류수출을 본격화했다. 삼일예섬은 호치민 인근 빈증 공장에 설립된 업체로 동사의 베트남내 3개 공장 중 메인 생산기지로 자리 잡고 있다. 현지 법인장인 전영길 전무를 만나 업체 현황과 향후 전망, 계획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 모기업인 삼일니트는 국내 최대 환편직물 전문 생산업체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전체 매출에서 환편직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봉제사업부는 본격적으로 출범한지가 아직 10년이 되지 않아 매출이 크지는 않습니다. 모기업인 삼일니트는 1988년 설립된 국내 최대 환편직 제조업체로서 연사기 200대 규모, 400대 가량을 갖추고 여기에 월 1,000만 야드를 생산하는 염색가공 설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현지 진출법인인 삼일비나는 지난 2006년에 호치민에 진출했고 2012년에는 봉제사업부인 삼일솔루션이 진출해 완제품 생산 수출을 진행하는 무역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국내 및 베트남에 환편직 생산시설을 동시에 갖추고 있으며 염색, 가공 및 봉제까지 버티컬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 환편직 업체가 직접 의류 생산 수출에 진출하게 되면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무래도 자체적으로 원자재 생산라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리한 점은 많습니다. 저희가 생산하는 의류의 원자재 중 모기업인 삼일비나에서 생산한 것이 약 80% 가량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외부에서 소싱하고 있습니다. 자체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강점이며 경쟁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삼일비나는 소량 다품종 생산에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소규모 수출 물량에는 유리한 면이 많습니다. 삼일비나에서 생산한 원자재는 대부분 현지 국내 의류수출업체들이나 미주 바이어들이 많이 구매합니다. 대부분 의류수출업체들이 무역부를 하면서 규모가 커지면 자체적으로 환편직 생산시설을 확보해 버티컬 시스템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반대로 원단을 생산하다가 봉제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한 좀 특이한 경우입니다. 그러나 버티컬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경쟁력 면에서 좀 더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 삼일예섬은 어떤 품목을 주로 생산하고 있습니까?
재킷이나 팬츠를 비롯해 내의류도 생산하는 등 다양한 품목이 가능한 전천후 공장입니다. 주요 바이어는 주로 미주 바이어인데 월마트, 시어즈 등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고 내수도 일부 하고 있습니다. 저희 공장은 특히 특수 기능성 제품이나 까다로운 봉제 공정이 많은 제품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제품의 경우 공정만 50개가 넘는 복잡한 제품도 투입되기도 합니다. 사실 원단만 니트 제품이지 거의 우븐류 제품에 버금가는 복잡한 공정의 제품도 많이 생산합니다.

전영길 전무

 삼일니트는 베트남 외 지역에도 투자하고 있는가요? 전체적인 봉제사업부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이곳 빈증성의 삼일예섬은 16개 라인을 가동 중이며 인원은 약 1천 명가량입니다. 이곳 공장이 규모가 가장 크고 다음으로 10개 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다낭이 큽니다. 다낭 공장의 인원은 약 700명가량이고 또한 이곳에는 외주 협력업체의 생산라인도 7개 라인을 가동 중입니다. 이 밖에 4개 라인 규모의 미니공장 한곳을 베트남에서 운영 중입니다. 캄보디아에도 자체 공장을 가동 중인데 이곳은 주로 유럽 오더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공장에서는 한 때 미주와 유럽 오더를 병행했는데 요즘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미주오더는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럽 오더 위주로 가동하고 있는 편인데 최근에는 수출세가 없어져 그나마 상황이 나아진 편입니다. 수출세가 있을 때에는 1피스당 약 1원의 세금을 내야했습니다.

재단라인 작업 모습

 삼일니트가 베트남에 봉제사업부를 본격 가동한지 이제 6년 가량이 지났는데 법인장께서는 어떻게 합류하시게 되셨는지?
봉제사업부를 본격 가동하면서 오랜 기간 함께 일했던 상사께서 수장으로 회사에 오게 되면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베트남에 오기 전에는 중남미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에서 근무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의류수출업체인 H사와 S사의 해외 현지 투자 공장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H사에서 함께 일했던 상사와 삼일에 합류하게 된 것입니다.

 해외생활을 오래 하셨고 또한 여러 지역을 다니셨는데 이유가 있었나요?
주변 분들과 인연이 되다보니 해외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외 공장에서는 문제가 있는 부분을 개선하거나 해결해주는 역할을 주로 맡았습니다. 쉽게 말하면 ‘긴급대응팀’ 일을 많이 했는데, 가동이 힘들어진 공장에서 콜을 하면 즉시 달려가는 것이 주 업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신설공장이나 인수 공장의 초기 셋팅도 많이 했습니다. 인도네시아를 거쳐 캄보디아에 있다가 이곳에 오게 된 것도 그곳 공장들의 리셋, 셋업 임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 이곳 빈증 공장 역시 그런 역할을 기대하고 본사에서 파견하게 된 건가요?
제가 이곳에 온지는 약 2년 정도 되었습니다. 처음 공장에 왔을 때는 상당히 문제가 많았습니다. 저희가 이 공장을 처음부터 셋팅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일부 지분을 가지고 가동되던 공장을 저희가 자체 경영하기로 하고 중간에 들어온 것입니다. 처음 공장에 들어와 문제를 파악해보니 그동안 잦은 노사분규로 임금 체계가 허물어져 있었습니다.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2년 동안 8번의 임금 인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2년간 8번 임금 인상이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인가 하고 내막을 알아봤더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노조가 손만 올리면 달래듯이 올려주었던 것입니다.

 노사문제가 심각했는데 해결은 잘 되었나요?
2년 동안 8번 임금 인상을 해준 덕분에 근로자들은 붙잡을 수 있었겠지만 경영 상태는 엉망이었습니다. 우선 이 문제만은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제가 온 이후에 노조에서 새 경영진의 성향을 파악해 볼 목적으로 일으킨 스트라이크에 대해 원칙적으로 분명하게 대응했습니다. 불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해고 조치를 통해 강경하게 했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이전에는 스트라이크를 일으키면 임금을 올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노조를 달래기 위해서 스트라이크 기간 동안의 임금도 거의 지급해왔던 것입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다보니 노조에서 때만 되면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대면서 수시로 분규를 일으켰던 것입니다.

노조에서 들고 일어서면 달래기 바빴던 터라 분규가 거의 관행이다시피 발생했던 것입니다. 공장 문을 닫을지언정 불합리한 요구에는 물러서진 않겠다는 자세로 법과 원칙에 입각해 강경하게 대응하자 노조에서 대화를 요청했고 상황을 마무리하기 위해 몇 가지 요구조건을 제시했습니다. 파업기간 임금을 얼마 정도 보전해주고 해고를 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은 철저히 지켰고 해고 역시 필요한 부분에서 적절히 마무리했습니다. 이런 원칙을 지키자 관성적으로 하던 노조의 분규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동안은 노조에게 스트라이크를 일으키면 크게 손해 볼 일이 없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냈던 것이 패착의 원인이었습니다. 만약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요구에 좀 더 강경하게 대처했다면 경영상황이 좀 더 나았을 것입니다.

 이곳 빈증지역이 3급지에서 2급지로 바뀌어 최저임금이 상승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요?
급지의 변경으로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른 것이 사실입니다. 급지 변경에 따라 최저임금 차이는 크지 않지만 실제 지급하는 금액은 차이가 많습니다. 결국 임금 상승에 따른 손실은 생산성을 높이는 것으로 해결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임금은 주변 공장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 부분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실제 저희 관계사가 주변 공장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근로자들의 파업으로 동요한 적이 있습니다. 주변 공장에서 노조 요구에 따라 임금 인상을 했고 그 영향을 받아 공장 내부가 술렁거린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임금 인상분보다는 기본적으로 저희 관계사의 임금이 높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주변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필요합니다.

 급지 변경에 따라 야근 등 연장 근무를 하는 것도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지?
오버타임은 생산성 면에서나 직원 사기 면에서도 꼭 필요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저희는 보통 주 60시간 일하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합니다. 여기에 베트남 노동법이 월 30시간 이상 오버타임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하루 보통 1.5 시간 연장 근무하게 되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7.5시간과 토요일 4시간을 더해 주당 11.5시간을 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 노동법이 정한 월 30시간을 넘어가게 됩니다. 바이어측에서도 철저한 현지 노동법 준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오버타임만큼은 어느 정도 양해해 주는 편이고 베트남 정부에서도 이 부분을 크게 문제 삼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근로자들의 경제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적절히 오버타임을 해야만 실질임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어측과는 협의를 거쳐 이 문제를 상의하고 작업을 진행합니다. 철저하게 현지법에 의거해 오버타임을 적용하면 근로자들이 아주 싫어합니다. 그러나 오버타임 외에 노동법에 위배되는 어떠한 것도 하지 않습니다.

 요즘 오더 사정이 좋지 않아 가공임은 더 떨어지고 임금은 계속 상승하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삼일예섬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임금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결국 생산성을 올려 채산성을 맞춰가야 하는 상황이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저희의 경우는 좀 더 차별화된 인센티브 제도를 활용해 회사와 근로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편입니다. 다른 업체에서 볼 때는 저희 인센티브 제도는 좀 파격적이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목표를 설정해놓고 100%를 달성하면 100%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105%를 달성하면 150%, 110%를 달성하면 200%를 지급하는 식입니다. 목표한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의 지급 요율을 급격하게 하여 동기의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 인센티브 지급시 목표량 설정은 어떻게 하는 편인지요?
목표량 설정할 때 중요한 것이 설정 가능한 선을 정해주는 것입니다. 경영진에서 판단했을 때 하루 가능한 목표치가 1000장이라고 한다면 저희는 800장을 목표량으로 설정해 줍니다. 1000장은 최대 생산 가능한 수치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800장을 설정한 것이고 이것은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가 됩니다. 만약 정말 말 그대로 목표치를 1000장으로 했을 경우 쉽게 목표량을 달성할 수가 없습니다. 목표량 달성에 따른 인센티브라는 당근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불만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적절한 당근 정책은 생산성을 높이는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 법인장께서는 현장을 세밀하게 관리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있는데 그동안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점 중 가장 크게 심각하게 생각하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을 들 수 있는지?
봉제현장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재봉기의 바늘대가 움직인 시간이 실제 가동한 시간이고 생산이 이뤄지는 시간입니다. 하루 8시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대부분 잘 한다는 공장도 바늘대가 움직인 시간이 3시간이 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일반적인 공장들의 재봉기 바늘대는 하루 약 2시간 30분가량 왕복 운동을 합니다. 나머지 5시간 30분은 왕복 운동이 아닌 정지해 있는 시간입니다. 바늘대가 움직인 시간보다 멈춰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입니다. 생산성이 낮은 국가로 갈수록 이 시간 비율은 더 차이가 나겠지요. 그렇다면 문제는 이 멈춰있는 시간을 얼마나 줄이는가에 있습니다. 물론 5시간 30분 중에는 점심시간과 법적으로 정한 휴식시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시간을 제외하고 근로자 각자가 개인적인 일로 재봉기를 중지시키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합니다. 불가피한 생리현상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외에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결국 인센티브 제도 활성화와 같은 방법으로 근로 의식을 고취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 향후 전망은?
본사 경영진에서는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외에 대체 투자지를 계속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중남미의 아이티를 비롯해 아프리카 국가들까지 탁자위에 올려놓고 조율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매력이 단기간에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베트남의 오더 상황이 이런 전망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저희는 수출을 비롯해 내수까지 다양한 바이어와 거래하고 있고 또한 버티컬 시스템을 갖춘 만큼 생산만 안정된다면 발전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봉제사업부에 소속된 각 공장들이 보다 내실 있게 운영을 이끌어 간다면 지난해 사업부에서 올린 7천만불 매출 실적을 넘어 1억불 달성도 곧 실현되리라 봅니다.

취재: 李相澈 局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