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장르포 | MYANMAR AYEYARWADDY MFG Co., Ltd. | 김광진 공장장

미얀마 투자, 유럽 물량 확대의 전초기지로

글로벌 의류수출 기업 한세실업(주)(대표: 김익환)의 미얀마 현지법인 생산공장인 MYANMAR AYEYARWADDY MFG Co., Ltd.는 지난 2013년 기존 공장을 인수해 현재 활발히 가동 중이다. 이 공장과는 별도로 한세실업은 최근 미얀마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딸루와 경제특구 지역에 지난해말 신공장 착공식을 가진 바 있다. 한세의 미얀마 투자 선발대로 활약해왔던 MYANMAR AYEYARWADDY MFG(이하 ‘아야와디’로 통일)의 김광진 공장장을 만나 최근 이슈들과 현지 가동 상황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주>

김광진 공장장

▷ 한세는 전통적으로 니트 강세 기업이었다. 근래에는 우븐류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한세가 우븐을 시작한 해가 2008년이다. 이 때부터 매출이 발생하면서 최근에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2014년부터 우븐류 매출도 2억불을 넘겼다. 베트남의 띠엔장 공장에는 우븐류가 상당수 라인 배치되어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규모를 늘려나갈 것이다. 미얀마에는 이곳 아야와디 공장을 비롯해 새로 신축되는 띨라와 공장에서도 우븐 아이템을 추가 생산할 예정이다. 최근 한세실업은 미얀마에 눈에 띄는 투자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말 공장 신축을 위한 착공식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11일 띨라와(Thilawa) 경제특구내 공장 부지에서 신공장 착공식 행사를 가졌다. 이 공장은 8만4,000㎡의 규모로 조성되는데 2024년까지 총 6개 동 60개 생산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6,000명 가량의 인원으로 연간 5,000만장 가량 생산할 계획이다. 이 정도 생산규모는 한세실업의 연간생산량(3억6,000만여장) 중에서 전체 15% 가량을 담당하게 된다. 공장 1개동 공사는 오는 10월경 마무리될 예정이고 곧바로 가동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순차적으로 나머지 공장동과 부속 건물들이 들어서게 된다.

▷ 미얀마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가 있나?
미얀마는 유럽오더를 위한 전략적 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에서 판단하겠지만 지금까지 미주에 집중된 바이어군을 유럽 지역으로 확대하는 지렛대로 미얀마가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얀마는 유럽에 GSP 관세 혜택을 받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 지역 바이어를 본격 공략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여겨진다. 원래 띨라와 경제특구내에 공장을 지으려고 한 것은 아니다. 경제특구내 부지가 아닌 곳에 더 큰 규모의 공장을 단독으로 세우려고 했다. 베트남에 버금가는 거대 규모로 신공장을 세우려고 100에이커 규모의 부지를 알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미얀마가 토지의 용도변경 과정이 녹록치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경제특구 내에 투자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향후 현지 환경이 좋아진다면 아마도 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는 동남아지역에서 마지막 남은 봉제 생산의 보루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 본사 입장에서 동남아 지역은 베트남에 투자가 집중된 측면도 있기 때문에 분산시킬 필요성도 있었을 것이다. 캄보디아에 진출했다가 철수했고 베트남도 호치민에 시설이 집중되어 있다. 과테말라, 니콰라과, 아이티 등 중남미 지역에도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봉제에 잘 맞지 않은 곳도 있다. 그러나 그 지역은 바이어에 대한 영업력을 높이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투자한 측면도 있다. 아이티의 경우 당장 이익을 실현하기는 힘들어도 바이어가 원하면 영업적인 측면에서 오더를 넣을 수 있는 것이고 또한 중남미 지역이 물류 운송 측면에서는 장점이 많아 선호되는 면도 많다.

한세의 전공장은 신호등시스템으로 생산관리가 이뤄진다.

▷ 아야와디 공장의 규모와 생산현황은 어느 정도인가?
2013년 1월에 가동되던 공장을 한세가 인수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약 1만 스퀘어미터 규모에 총 8개 라인을 가동 중이며 인원은 약 700명 규모이다. 연간 약 48만장 가량 생산하고 있으며 다양한 우븐 아이템을 생산한다. 주요 바이어는 일본과 유럽, 그리고 과거에는 일부 내수를 소량 생산했었다. 아야와디 공장은 다운제품을 비롯해 캐주얼 신사 숙녀 캐주얼 재킷, 유아동복, 신사바지 등 다양한 종류를 만들고 있다.

▷ 이 공장만의 특성이 있나?
처음 인수 당시부터 이 공장을 맡아왔는데 그 때는 인원이 1,200명 정도였다. 현재는 전체 인원이 700명이 채 안되는 670명 정도다. 약 반정도의 인원을 줄였다. 대신 각 라인의 인원수를 최소한으로 가져가고 있다. 라인에는 440명 가량이 투입되어 있는데 8개 라인으로 나누면 한라인당 55명 가량이 투입되고 있다. 대부분 우븐라인이 많으면 100명에서 평균 70~80명 가량으로 구성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에 비해 우리공장은 훨씬 적은 수가 투입되어 있다. 대신 기능공을 도와주는 핼퍼의 인력은 늘렸다. 전체 캐파를 감안하면 현재 라인은 좀 부족하다. 인력을 줄이는 대신 효율을 추구했고 부족한 대로 비교적 잘 꾸려가고 있다.

▷ 오더는 주로 어떻게 확보하고 있나?
오더는 본사에서 받는 것이 아니라 아야와디 공장 자체적으로 확보해 가동하고 있다. 한세 본사 차원에서 확보해주는 물량은 없다. 따라서 FOB 물량이 아니라 대부분 CM 위주로 생산한다. 알다시피 미얀마에서 미주 수출은 힘들다. 관세 문제도 그렇고 우리 공장 자체적으로도 미주 오더를 하기에는 규모도 작기 때문에 대량의 물량을 소화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 아야와디 공장 자체적으로 자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비수기 대처를 잘 해놓은 결과 안정적으로 생산 발란스를 유지해 가고 있다. 비수기에는 인도 바이어의 유럽 오더를 주로 한다.

지금은 공장에 많은 도움을 주는 바이어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이 바이어와는 사연이 좀 있다. 인수 전부터 아야와디 공장과 거래하던 바이어였는데 막상 우리가 인수해놓고 보니 도저히 가공임이 맞지 않아 생산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인수전에 계약했던 물량만 생산해주고 다시는 거래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거래 중단을 선언했고 언짢은 기분으로 결별했음에도 어느날 비수기에 오더를 들고 다시 찾아왔다. 어느 정도 생산이 가능한 수준의 오더였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지금은 비수기를 대처할 수 있는 활용도 만점의 바이어가 되었다. 우리 공장이 품질이나 납기가 확실하고 신뢰를 주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주요 상사들과 다이렉트 거래하는 업체들과 주로 거래한다. 중국도 대형 업체들 위주로 거래하고 있는데 지금은 과거보다 거래선을 간소화했다. 초창기에 비해 우리공장이 품질과 납기면에서 바이어들이 선호하는 공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오더 걱정은 안하는 공장이 되었다.

아야와디 공장은 새해맞이 사내축제를 준비 중이다.

▷ 한세라는 대기업 찬스를 누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야와디 공장은 별동대처럼 움직이는 것 같다.
아야와디 공장은 한세의 베트남 등 대규모 공장 시설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규모가 작아 외부에서는 무늬만 대기업이라는 소리도 종종 듣는다. 그래서 우리 역시 본사의 지원보다는 자생력을 기르는데 힘을 쏟은 측면도 있다. 그러나 향후에는 FOB로 진행하는 본사 오더가 더 많이 들어와야 한다. FOB 오더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도 있다. 지금은 공장 규모가 작고 소방시설 등이 완벽하지 않아 오딧 문제 등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지금도 까다롭지 않은 오딧은 받을 수 있지만 스프링쿨러 설치 등 완벽한 소방시설은 갖추지 못했다. 연기 감지 시설이나 소방교육 등 낮은 단계의 라이센스는 거의 다 확보했다. 그러나 스프링쿨러 설치 등 까다로운 조건의 소방 시설은 애초 가동하던 공장을 인수했기 때문에 새로 설비하기가 힘들다.

▷ 띨라와 공장이 오는 10월 1개동 공사가 완공된다고 하는데 이곳 아야와디 공장이 이전하는 것인가?
신공장이 지어지더라도 이곳 아야와디 공장은 이전하지 않을 것이다. 띨라와 공장은 다른 플랜이 있으며 우리는 현재 모습대로 계속 가동된다. 띨라와는 버티컬로 향후 환편 염색 시설까지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띨라와는 띨라와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간다.

▷ 현재 한국 관리자는 몇명인가?
법인 사무실은 시내에 있고 현장에는 저와 생산기획 관련 담당자 2명 뿐이다. 예전에는 더 많았는데 점점 한국인 관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 공장장이 할일이 많다. 물량 확보부터 생산 관리까지 북치고 장구치고 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용, 투자, 공장 채산성, 생산 스케줄 관리 등 모든 것을 공장장이 파악하고 실행하며 최종 책임을 져야한다. 역할에 따른 권한도 많고 책임도 많은 자리다. 이 자리가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는다는 우스개소리가 있다.

▷ 미얀마 투자업체들이 비수기 고민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가?
전체적으로 적자 내지 않고 비수기 오더를 채우기 시작한 것이 실질적으로 작년부터다. 성수기에는 인센티브도 타고 매출에 따른 수익도 잘 낸다. 그러나 노는 날이 많아지고 비수기 대처를 잘못하면 순식간에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 미얀마 봉제의 현실이다. 우리 공장의 하루 지출은 1만불 가량이다. 따라서 한달 약 26만불 가량이 소요된다. 문제는 미얀마가 쉬는 날이 점점 늘어난다는 데 있다. 올해도 지난해에 비해 휴일이 늘어났다. 휴일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데 문제는 정부에서 휴일 통보를 갑자기 한다는 데 있다. 이러면 공장에서는 스케줄 관리가 전혀 안된다.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없던 휴일이 갑자기 늘어나 여러날을 쉬었다. 지난 10월부터 휴일이 변경되어 10일 정도 휴일이 늘어났다. 미얀마에서는 납기 때문에 휴일에 일을 시키면 그날 전후로 3일 이내에 반드시 대체 휴일을 주라고 강제한다. 이렇게 되면 공장 입장에서는 2일을 손해보는 경우도 생겨난다. 이만저만 손해가 아니다.

2013년 인수 후 가동을 시작한 아야와디 공장은 남녀 캐주얼 재킷 등 우븐류를 주로 생산한다.

▷ 최저 임금도 문제가 많지 않나?
지금 5,600짯인데 7,000~9,000짯까지 올려야 한다는 노동단체의 목소리도 있다고 들었다. 최저임금 제도가 없을 때 미싱사가 대략 13만짯을 받았고 헬퍼가 7~8만짯을 받아갔다. 그러다가 3600짯으로 최저임금이 시행되었고 오버타임시에는 2.18배를 지급하는 임금안이 통과되었다. 토요일 정규 4시간 일하고 4시간 오버타임 시행하면 이틀치 임금이 지급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저임금 지급에 변화가 많았으나 미얀마 노동법이 애매하게 되어 있는 부분도 많아 혼란을 겪을 때가 많다. 웃지 못할 이야기지만 점심시간도 노동시간으로 계산해서 임금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었다.

점심시간이 오후 근로를 위해 준비 개념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이 문제 때문에 관계 당국에 찾아가 이런 식이면 잠자는 시간이나 출퇴근하는 시간도 근로를 위한 준비시간이어서 임금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공무원들에게 문의한 적도 있었다. 어이없는 요구에 공무원들도 회사 입장을 지지했지만 문제는 공무원들도 정확히 노동 관련 법규를 인지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많다. 외부 노동단체와 결탁한 중재업체가 오히려 노동법을 더 잘 안다며 사업주와 협상하려 드는 경우도 많다. 행정, 관료 시스템이 수준 이하인 경우를 경험할 때가 종종 있다.

▷ 미얀마의 생산성을 지적하는 관계자들이 많다. 현장 생산관리는 어떻게 하나?
트레이닝이 중요하다. 우븐 아이템을 생산하기 때문에 공정이 많고 각자 맡은 분야에서 제대로 처리해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오랜 근무경력이 있는 기능공이 많은 것이 유리할 것 같지만 저는 꼭 그렇다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5000장 이하의 소규모 물량이 많은 공장이라면 경력자들이 많은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그 이상의 물량이라면 굳이 임금 많이 주는 고기능자가 많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곳에는 지퍼를 부착하는 공정에서 일하는 미싱사를 고기능자라고 여기는 풍토가 있었다.

어느 정도 기술이 있어야 지퍼를 달 수 있다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지퍼 다는 공정에 투입된 인력을 초보들로 대체시켰다. 초보 인력을 집중 훈련시켜 공정에 투입했더니 기능자들과 생산성에 차이가 없었다. 간혹 난공정이 발생하는 경우에 경력자 보다는 초보를 훈련시켜 투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 경력자들은 이미 그 공정은 이렇게 해야해라는 틀에 박힌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한 라인을 전부 초보자들로 구성해 훈련 시킨 후 기존 라인과 경쟁시키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 생산현황 파악은 주로 어떤 방법으로 하고 있고 어떻게 활용되나?
각 라인의 담당자로부터 리포트를 받는다. 작업자별로 해당 공정의 작업능력을 평가해 전체적인 생산밸런스가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정한다. 개인별로 작업능력이 차이나는 것을 인정하고 모자라는 부분을 보완해주는 방법으로 전체 라인의 흐름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면 하루 50장을 해야하는 작업자가 25장 밖에 처리하지 못하면 25장을 처리할 수 있는 인력 한명을 더 보강시키는 것이다. 개별 작업 능력은 3일에 한번씩 새롭게 체크되어 일일 목표량이 변경된다. 재봉기 앞에는 자신의 작업 능력과 목표량이 적힌 숫자판이 종이로 붙어 있다. 그리고 전체 라인에는 한세가 전사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신호등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신호등 시스템은 개별 작업자가 현재 작업을 어느 정도 소화하고 있는지를 체크해 그린, 레드, 옐로우 등의 스티커를 부착해 표시하고 있다. 신호등 시스템과 우리 공장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개별 작업자의 생산 목표와 현황 파악이 생산관리시스템의 기본이라고 볼 수 있다.

▷ 미얀마에 생활한 지는 얼마나 되었고 문화적으로 잘 적응하고 있는지?
8년째 이곳에 살고 있다. 외국 생활은 미얀마가 처음인데 아직 이나라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면도 많다. 우리와 미얀마 사람들과는 많은 문화적 차이가 있다. 한가지 한국 관리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절대로 현장에서 큰소리로 현지 직원을 혼내는 행동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욕을 하거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미얀마에 진출한 해외투자 공장들 중에 가끔 화재가 발생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대부분 방화라고 본다. 불이 제일 많이 난 공장이 한국계 공장이고 그 다음이 중국계 공장이다. 일본계 투자 공장에서는 아직 한번도 불이 난 적이 없다. 이런 현상은 의미하는 바가 있다.

취재: 李相澈 局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