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CISMA 2023   참관기]“봉제산업의 미래, CISMA 통해 感을 잡다”

정우선 | (주)국동 해외지원부 부서장/이사

이 글은 본지 주관, ‘CISMA 2023, 참관단’의 일원으로 동행한 글로벌 의류기업 (주)국동 정우선 이사(해외지원부 부서장)가 전시참관 후 리뷰를 작성해 본지에 기고한 내용입니다.<편집자 주>

대부분 직장인들이 그렇겠지만, 내 경우도 회사 업무로 바쁘게 움직이다가 출장을 가게 되면 왠지 모르게 허겁지겁 나올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엔 박람회 기간이 추석명절과 연결되어 있는 관계로 마음 가볍게 출발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중국 국제봉제설비전람회(CISMA Show; China Int’l Sewing Machinery & Accessories)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텍스타일 및 봉제산업계의 중요한 행사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섬유 봉제산업 관련 세계 각국의 참관객들과 업체들을 한데 모으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각종 봉제품 제조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이 전시된 CISMA 박람회장의 규모는 가히 압도적이다.

CISMA Show는 최신 봉제기술과 제품을 체험하고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년 주기로 중국 상해에서 열려 왔으나 이번 ‘CISMA 2023’은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4년 만에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에도 예외없이 국내외 관련 기업들(Duerkopp-Adler, Pfaff, Juki, Brother, Pegasus, Yamato, Lectra, Oshima, Golden Wheel, Gaolin, Macpi, Veit, Tajima, Barudan과 Typical, SGSB, Zoje, Jack, Gemsy, Tongyu, Huigong, Dahao, Weishi, Ying 등)이 대거 참가해 다양한 국제적인 교류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참관객들은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새로운 제품과 기술에 대한 인사이트를 충분히 얻을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CISMA 박람회장을 둘러보며 대규모 전시장과 다양성, 최신 기술과 제품 소개, 국제적인 참여로 비즈니스 매칭 및 거래를 위한 플랫홈 활용 등, 몇 가지 특징을 파악할 수 있었다.

 

▲ 전시장 내 한국관 ‘성우정밀’ 부스를 찾아 재봉기용 풀러(감속기) 시연에 열중인, 국동 인도네시아 법인, 김진형 공장장(오른쪽)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낮아 아쉬워

이번 박람회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활동의 제한을 극복한 결과로, 중국과 일본, 한국, 프랑스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대거 전시장을 찾았다. 이들은 전시 참관을 통해 세계적인 텍스타일 및 봉제산업의 동향을 파악하고,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협력과 교류를 이어가는 기회가 될 것으로 믿고 있었다.

익히 잘 알고 있는 기기 브랜드를 비롯해 생소한 브랜드까지, 전시장 내 다양한 부스에서 참관객들에게 새로운 기술과 제품 정보 제공에 분주한 모습들이었다. 선두 기업들인 Juki, Brother, Yamato, Jack, Zoje, Lectra 등이 전시장 내 주요 위치를 점하고 있었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최신 기술과 제품 소개에 열을 올렸다. 전시관은 봉제기계 전시관, 부속기계 전시관, 특종기계 전시관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전시관은 해당 분야의 최신 동향과 기술을 보여 주었다.

봉제기계 전시관에서 주목할 만한 중국 기업으로는 JACK과 ZOJE가 한 눈에 들어왔다. 이들은 중국 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많은 인지도와 경쟁력을 지니고 있어, 선두 다툼이 치열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러나 전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한때 주요 재봉기 브랜드로 여러 부스를 차지했던 한국 기업들은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중국 기업들이 대부분의 부스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Juki, Brother,Yamato 등 일본 재봉기 브랜드들도 대거 참가해 기술력과 제품의 다양성으로 참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부속기계 전시관에서는 재봉기에 부착되어 기능을 확장시키는 다양한 자동화 장치가 전시되어 있었다.

한가지 예로 한국기업 ‘성우(Sungwoo)’의 재봉기용 풀러(Puller)는 재봉기의 기능을 확장시키는 중요한 장치로 여러 브랜드의 재봉기와 호환되어 사용할 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CISMA 박람회에서는 봉제기계의 기술 발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첨단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봉제기계들이 전시되었으며, 특히 레이저 컷팅 기술을 활용한 기계는 패턴에 대한 컷팅과 다양한 복합기능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여 주었다. 또한, 사용자의 편의성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개발된 다양한 용도의 특종기계도 전시되고 있었으며  이런 기계들은 각 기계의 원천기술 확보와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번 전시장에서도 AI 기술이 접목된 기기들이 더러 눈에 띄었지만, 향후 봉제산업은 AI 기술의 접목과 로봇과의 연계로 한층 자동화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이러한 전문 전시회가 봉제산업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 재봉기 브랜드 ‘ZOJE’와 자동 재단시스템(CAM) 브랜드 ‘ LECTRA’ 부스 모습. 이들 브랜드는 국동 인도네시아 생산라인에서 가동 중이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주요 기업들은 저녁 초대 행사를 통해 참관객들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프랑스 Lectra는 글로벌 회사로서 다양한 국가의 고객들을 저녁행사(Lectra 50th Anniversary Custo-mer Appreciation Dinner)에 초대했다.

필자 역시 이 자리에 초대되어 프랑스에서 온 경영진들로부터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유익한 정보도 들을 수 있었다. 더불어 프랑스산 Jean-Pierre Moueix 2015,MEDOC 와인까지 대접을 받으며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또한 중국 봉제기계 제조업체 ZOJE의 행사 규모 역시 매우 웅장하였으며, 고객사와 에이전트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다. 이들 두 브랜드 기계들은 우리 회사의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상호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 Lectra 디너 행사장에서. (왼쪽에서부터 렉트라코리아 문홍권 지사장, 필자, 국동 김진형 공장장)

부가적으로 ‘CISMA 2023’의 전시부스 레이아웃과 그 특징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다.

상해신국제엑스포센터는 전시면적이 크고 다양한 전시부스와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CISMA 2023’ 행사는 총 13개의 전시홀로 구성되었으며, 각각의 전시홀은 특정 테마 또는 부문에 맞는 아이템으로 구분, 전시했다. 이를 통해 참관객들이 관심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원하는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CISMA 2023’ 전시장의 대략적인 레이아웃은 주요 기업들의 대형 부스가 자리한 메인홀을 비롯해 재봉기 전시관, 부속 부품류 전시관, 특종기계 전시관, 국제관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메인 홀(Main Hall)은 박람회의 중심부로, 주요 기업들의 대형 부스와 신제품 전시가 진행되었다. 이곳에서는 최신 기술과 제품을 소개하며, 주요 브랜드들이 참여하여 참관객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재봉기 전시관(Sewing Machine Hall)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재봉기가 전시되었다. 선두 기업들과 주요 브랜드들이 참여하여 최신 기술과 성능을 갖춘 재봉기를 소개했다. 재봉기의 다양한 모델과 기능을 직접 체험하고 비교해볼 수 있었다.

부속 부품류 전시관(Accessories Hall)에서는 재봉기에 부착되어 기능을 확장시키는 다양한 부속장치들을 비롯, 봉제 생산 과정에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제품들이 전시되었다.

특종기계 전시관(Special Machine Hall)에서는 특수한 용도나 기능을 가진 특종기계들 위주로 전시되었다. 예를 들어 자동 자수기, 자동 재단기, 레이저 컷팅 기계 등이 선보였으며, 특정 작업이나 패턴에 특화된 기계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국제관(Int’l Hall)은 국제적인 참가 업체들이 모여 전 세계의 텍스타일 및 봉제산업의 동향과 기술을 소개하는 전시관이다. 다양한 국가의 기업들이 참여하여 국제적인 교류와 비즈니스 기회의 장을 제공했다.

 

▲ 전시 참관 후 잠시 틈을 내어 상해 야경을 둘러보다.(왼쪽에서부터 국동 인도네시아 유창구 법인장, 전선옥 공장장, 필자, 김진형 공장장)

로봇과 AI 기술의 연계 강화 노력을 엿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20여년 가까이 법인관리와 현지법인의 책임자로 있었으면서도 지역 전시회나 카달로그, 소개 책자 등을 통해 봉제 자동화 장비들의 발전상을 부분적으로 밖에 알 수 없었으나 이번 글로벌 대규모 봉제기계 박람회를 통해서 다양한 첨단 자동화 기계들을 전반적으로 한 번에 볼 수 있어 유익한 업무출장이었다. 더불어 텍스타일 및 봉제산업의 최신 동향과 기술 발전에 대해 많은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어서 유익한 기회가 되었다.

더구나 몇 가지 기계는 벌써 찜을 해 놓았으며, 이번 우리 회사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의 신규라인 셋업 시, 유용하게 활용할 계획까지 세울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면 소통이 어려웠던 시대를 벗어나 직접 방문하여 제품을 확인하고 직접 시연하며, 그동안 새롭게 로봇과 AI 기술의 연계를 강화하려는 노력들을 엿볼 수 있었다. 앞으로 봉제산업의 발전을 위해 자동화의 수준을 극대화하여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향상 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CISMA 2023’에 참가한 공급자와 이를 참관한 수요자들의 소통을 통해 상호 얻게된 인사이트와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우리 모두 봉제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